“주변에 베푸는 삶 살 것”

 

북한주민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 노력
시민사회 과제 해결 위해 연대의 뜻

 

 

“선함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어가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평택YMCA와의 인연

평택에서 나고 자란 허용림(44세) 평택YMCA 실장은 어린 시절 성장기를 죽백동에서 보냈다.

“당시 동네를 죽백리, 방아다리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버스가 하루에 6~7대만 다닐 만큼 시골동네였죠”

그의 아버지는 월곡가든이라는 식당을 운영했다. 덕분에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익숙했다.

“아버지의 식당일을 많이 도왔습니다. 당시 식당을 찾은 다양한 손님들과의 만남이 지금 제 성격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허용림 실장은 이러한 영향을 받아 학창 시절부터 외향적이고 쾌활한 성격을 지녀왔다.

“교회를 다니며 다양한 활동을 했던 것도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학교에서 저를 모르는 선생님이 없을 정도로 선생님들과도 잘 지냈던 기억이 있어요”

그의 원래 유치원 교사가 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고교 시절 수련회에서 만난 인연이 그의 미래를 바꿔놓았다.

“당시 기독교수양관으로 수련회를 갔는데, 그곳에서 만난 선생님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배려하고, 교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이를 계기로 허용림 실장은 대학에 진학해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했다.

“대학 4학년 당시 교수님의 추천으로 조기 취업을 했는데, 그곳이 바로 평택YMCA입니다. 1999년에 입사했으니 벌써 20여 년이라는 시간을 평택YMCA와 함께 했죠”

 

평택YMCA와의 동행

허용림 실장이 평택YMCA에서 처음 맡은 임무는 아기스포츠단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원래 유치원 교사에 대한 꿈도 있었기에 처음엔 잘 됐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굉장히 힘들었어요. 꿈꿔왔던 것과 현실은 달랐죠”

힘들었지만, 동료들이 있어서 버텼다는 그는 한두 달, 1~2년 계속 근무할수록 YMCA의 봉사적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을 계속 만나면서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사실 평택YMCA에 들어오기 전까지 시민사회 활동이나 YMCA와 같은 단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한데 이곳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됐고, 다양한 꿈을 이뤄볼 수 있는 일터라는 생각을 갖게 됐죠”

허용림 실장은 2001년 12월을 끝으로 평택YMCA 아기스포츠단 사업이 종료되면서 이후 더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사회교육파트에서 여러 사업을 전개했는데, 특히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역사기행단을 오랜 기간 운영해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작년부터 중단됐지만, 연천, 공주, 부여, 경주 등 전국 곳곳을 다닌 기억이 있죠”

당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 활동은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청와대, 대법원, 국회의사당을 탐방하는 캠프의 경우는 한 번에 120명의 학생이 참여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북한이탈 주민과의 만남

평택YMCA는 지난 2010년 7월 통일부로부터 위탁을 받아 경기남부하나센터를 개소했다.

“YMCA가 평화통일운동을 전개하는 단체이기는 하지만, 구호 또는 모금 활동을 주로 했기에 북한이탈주민과의 직접적인 만남은 하나센터를 운영하면서 처음 경험했습니다”

허용림 실장은 평택YMCA가 하나센터를 운영하게 되면서 몸 고생도,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고 한다.

“하나센터의 경우 구조적으로나 인력적인 면에서 열악한 상황입니다. 어려운 와중에도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어려운 점도 있죠”

10년 넘게 하나센터 운영에 몸담아온 그의 시선으로 봤을 때 정착지원 제도는 현장에서 제안했던 것들도 잘 반영해 운영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사회가 북한이탈주민을 바라보는 인식에 있다.

“한국사회에 적응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우리가 이들을 외부인으로 인식하면서도 훨씬 좋은 환경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각자의 입장에서 다를 수 있기에 조심히 생각할 필요가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사회가 북한이탈주민을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허용림 실장이 생각하는 하나센터의 역할이다. 그는 향후 경기남부하나센터가 사회통합 프로그램과 교육을 추진하는 데 힘을 보태 우리사회가 북한이탈주민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평택YMCA 구성원으로서 시민사회의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도 연대하겠다는 허용림 실장은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어가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지역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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