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사진가의 길 걸을 것”

 

그래픽 디자이너에서 사진가로
6월 4일 ‘쑥고개’ 사진전 개최

 

 

“오래도록 사진가의 길을 걷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고향, 쑥고개

신미식(59세) 사진가의 고향은 당시 쑥고개로 불렸던 평택군 송탄읍 지산리 839번지, 지금의 지산동이다.

어린 시절 그에게 미군은 이방인이 아니었다. 그가 태어날 때부터 신장동과 지산동 일대에는 이미 많은 미군이 살고 있었기에 그만큼 익숙한 존재였다.

신미식 사진가는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미숙이’라고 불리곤 했다.

“당시 집안이 워낙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굉장히 얌전했었죠. 동네 아주머니들은 그런 저를 보고 ‘미숙이’라고 놀리곤 했습니다”

자신을 존재감 없는 샌님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얌전했던 그는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고등학교에 가면서 성적이 올랐고 백일장에 나가 장원을 하면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고교 시절 백일장에 여섯 번을 나갔는데, 그중 장원만 다섯 번을 해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죠”

고교 시절 학문에 소질을 보였지만, 신미식 사진가는 안정적인 삶을 살기 위해 공무원이 되기를 소망했다.

“당시 큰 꿈은 없었고 그냥 평범하게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학 진학에 실패한 뒤 군에 다녀와서 강원대학교 앞 공사장에서 일했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며 안 되겠다 싶어 다시 도전해 대학에서 디자인학을 전공했습니다”

 

작가가 되기까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디자인과에 진학했지만, 졸업 후 잠시 방황했던 신미식 사진가는 친구의 소개를 받아 출판사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해 참 다양한 곳에서 일했습니다. 광고대행사에서도 일했고, 운이 좋게 삼성연수원 방송국에서 입사하기도 했죠. SBS 개국 당시 입사해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한데 너무 힘이 들었고, 결국 1년 만에 퇴사를 결심했죠”

이후 잡지사, 신문사 등 다양한 곳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그는 1996년도부터 직장생활과 작가 활동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잠시 스튜디오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운이 좋게 가수들 음반 재킷을 찍기도 했죠. 하지만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이 인쇄된 포스터가 홍대에 도배된 모습을 보곤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는 사진가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스튜디오를 떠났다.

“2002년도에 양평 양수리로 떠났습니다. 수익이 사라지면서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다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무엇보다 사진을 찍는 것이 행복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양평으로 들어간 해에 신미식 사진가는 그동안 국내외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엮어 첫 번째 포토에세이 <머문자리>를 냈다.

“포토에세이로는 한국에서 최초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교모문고에서 베스트셀러로 뽑혔고 한 달 만에 3쇄를 뽑았죠. 연달아 두 번째, 세 번째 책을 냈고 교보문고에서 사인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사진가의 삶

신미식 사진가는 2006년 우연히 항공사로부터 초청을 받아 마다가스카르로 떠났다.

“마다가스카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로 떠났습니다. 한데 현지에 도착해서 그곳에 흠뻑 빠지게 됐죠. 한국으로 돌아온 뒤 보름 만에 다시 마다가스카르로 떠났습니다”

한 달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마다가스카르 이야기>를 냈다. 당시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다가스카르와 바오밥나무는 이를 계기로 국내에 알려지게 됐다.

신미식 사진가는 이후로도 아프리카를 계속 찾았고,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잠비아 등 아프리카 12개국을 누볐다.

그는 지난 6월 4일부터 오는 6월 27일까지 고향땅 송탄에서 ‘쑥고개: 마음오는길’ 사진전을 열고 있다.

“작년 12월쯤 평택시문화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공모사업 제안이었는데, 사실 공모전을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싫었어요. 하지만, 적극적의 제안에 고향을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도전하게 됐죠”

다행히 공모에 당선됐고, 그는 고향으로 내려와 본인의 기억 속 쑥고개를 사진에 담아냈다. 옛 추억을 회상하며 작품을 찍었다는 신미식 사진가는 이번 사진전이 무엇보다 자신에게 가장 의미가 있는 사진전이라고 말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평택에 사진박물관이 지어지기를 소망한다. 도시 발전과 함께 문화적으로도 발전이 이뤄지길 바라는 그의 희망 사항이다. 문화 발전은 모든 시민의 희망이기도 하다. 이번 사진전 이후로도 신미식 사진가가 계속해서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이 평택에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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