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사위예술단 명맥 이어갈 터”

 

제32회 대구국악제 대통령상
제자들의 활동 기반 다질 것

 

 

“소리사위예술단이 실력을 겸비한 훌륭한 예술단체로 기억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모태신앙 아닌 ‘모태무용’
백은희(43세) 소리사위예술단 예술감독은 어머니인 고희자 명인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무용을 시작했다.
“저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음악과 무용을 경험했습니다. 태어나서도 어머니는 저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매일 무용학원에 데리고 다니곤 하셨죠. 덕분에 자연스럽게 무용을 접하게 됐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무용학원은 놀이터이자, 배움터였다. 자연스럽게 무용을 배운 그는 곧 무용을 사랑하게 됐다.
“저는 자라면서 단 한 번도 무용이 싫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예쁜 한복을 입고 화장을 하는 것이 좋았고, 커서는 무용을 배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어요. 학교가 끝나면 빨리 학원에서 가서 연습해야겠다는 생각만 할 정도였죠”
계속해서 무용을 배운 백은희 예술감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무용을 전공할 무렵, 일찍이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강의를 마치고 나면 학원으로 와 제자들을 가르쳤습니다. 덕분에 미팅이나 제대로 된 캠퍼스 생활을 즐기지 못했죠.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이 좋았고, 대회에 나가 입상을 한 뒤 기뻐하는 제자들을 보면 제 마음도 뿌듯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무용학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오랜 기간 대학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원에 가서 채향순 교수님의 강의 보조 역할을 시작했고, 석사 과정을 마무리할 때쯤 강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무려 16년간 강사 활동을 했는데,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활동했어요. 한번은 강의평가에서 제자들로부터 100점 만점을 받아 뿌듯했던 기억이 있죠”

삶 그 자체, 무용
백은희 예술감독은 일찍이 제자들을 가르친 덕분에 많지 않은 나이에도 여러 제자가 있다.
“제 첫 제자가 벌써 서른여덟 살입니다. 아직도 제자들이 계속해서 찾아오고 있어 뿌듯하고 고마움을 느끼고 있죠. 제자들이 친구이자 가족처럼 느껴지는 이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아무리 스승과 제자여도 가족과 같이 느끼기는 쉽지 않은 법, 그만큼 그에게 무용은 삶 그 자체와도 같았다.
“전통춤은 나이에 상관없이 눈을 감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춤입니다. 저는 20대에는 창작무용을, 30대부터는 전통춤을 많이 춰왔죠”
대표적인 전통춤으로는 승무, 살풀이, 태평무가 있다. 백은희 감독이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전통춤으로 꼽은 것은 바로 태평무다.
“20대에는 진도북춤과 같이 역동적인 춤을 많이 췄습니다. 진도북춤으로 장관상을 타기도 했죠. 하지만 이제는 태평무의 단아함과 안정적인 느낌이 좋습니다. 저 자신을 좀 더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전통춤이라고 생각해요”

대통령상의 영광을 알리다
백은희 예술감독은 올해 5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제32회 대구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에 출전했다.
전국 최고의 국악 명인이 모인 이 대회에서 ‘한영숙류 태평무’를 선보인 그는 종합대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행히 예선에서 1위로 본선에 오르게 됐고, 본선에서도 1위에 오르며 무용분야를 대표해 종합본선 무대에 올랐습니다. 널리 알려진 한 유명 국악인도 이 무대에 올랐는데, 다행히도 무대에서 떨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했죠. 결국, 제가 한 표 차이로 대통령상인 종합대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대통령상을 받으며 전국에 이름을 널리 알린 백은희 예술감독은 어머니인 고희자 명인의 뒤를 이어 전통춤 명인의 뿌리를 잘 이어갈 계획이다.
“저희 어머니가 문화예술인으로서 지금까지 평택지역에서 잘 활동해 오셨기 때문에 그 뒤를 잘 이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그의 또 다른 목표는 제자들이 고향에서 실력을 발휘하며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제자들 대부분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무용을 배웠지만, 정작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굉장히 제한적이어서 힘든 상황입니다. 평택시가 대도시로 한 단계 발돋움한 만큼 시립예술단 등의 예술단체를 만들어 예술인들의 활동 기반을 넓혀줬으면 좋겠어요”
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육아와 무용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지만, 진실한 춤꾼으로서 한 획을 긋고 싶다는 백은희 예술감독은 무엇보다 소리사위예술단이 실력을 겸비한 예술단체로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현재도 계속해서 공연을 준비 중이라는 백은희 예술감독의 열정을 통해 소리사위예술단이 전국에서 인정받는 단체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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