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스스로 읍·면·동장을
선출하는 ‘자치’의 실현
시장의 권한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분권’의 실천

 

▲ 이상규 통장
평택시 유천동 3통

지난 6월 15일 신평동 주민들의 직접 투표로 신평동의 새로운 동장을 선출했다. 이는 평택시 최초로 ‘읍·면·동장 주민추천제’에 따라 동장이 선출된 사례이다. 마을이나 아파트의 대표도 아닌 일명 동사무소 행정 공무원의 대표인 동장을 어떻게 주민들이 직접 뽑았냐고 의아해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짧게나마 이 제도에 대해 공유하는 게 먼저일 것 같다.

읍·면·동장 주민 추천제도는 실질적 주민 자치의 실현과 적극적 지방 분권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2014년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장 선출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이 제도의 핵심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장 즉 시장의 고유 권한이었던 읍·면·동장 인사권을 해당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주민 스스로 읍·면·동장을 선출하는 ‘자치’의 실현과 시장의 권한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분권’의 실천인 것이다.

그렇다면 평택시 최초로 주민 추천에 의한 신평동장의 선출은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리고 읍·면·동장 주민추천제를 통해 동장을 직접 선출한 주민 입장에서 경험한 제도에 대한 바람을 몇 글자 적어 보겠다.

지난 3월 평택시에서 주민이 동장을 직접 선출하는 읍·면·동장 주민 추천제도를 시범 실시한다는 공고를 접하고 신평동 주민들은 의견을 모으기 위해 신평동 9개 단체장 회의를 진행했다. 처음 실시되는 제도라 생소했지만, 단체장들은 주민 자치 실현이라는 제도의 장점과 구도심으로 침체되어 있는 신평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좋은 기회로 삼고자 만장일치로 새로운 제도 도입을 결정했다. 그러나 얼마 후 평택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동장 공개 모집에서 신청자가 한 명도 없다는 소식을 접하며 제도의 큰 벽을 맞이했다. 우여곡절 끝에 추가 모집을 통해 1명의 후보자가 신평동장 공모에 신청하고, 신평동장 주민추천제 추진이 확정되었다. 이후 주민 6명과 공무원 1명, 시의원 1명으로 이뤄진 ‘신평동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자 토론회와 주민투표를 준비했다. 또한 이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신평동장 추천 주민투표단’을 모집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주민들이 처음 접하는 생소한 제도라 어색했는지 150명을 목표로 한 주민투표단 모집에서 135명이 신청했다. 주민투표단에게는 사전에 후보자의 신평동 운영계획서를 우편으로 전달하고 토론회와 주민투표 관련 안내 문자를 여러 차례 발송했다.

드디어 6월 15일 신평동장추천위원회 주관으로 토론회와 투표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투표단과 주민들을 위해 유튜브 생중계로 이원화했으며, 주민투표 또한 현장 투표와 문자 투표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92.4% 지지로 주민들이 직접 뽑은 평택시 최초의 신평동장이 선출되었다.

평택시에서 시범 실시한 읍·면·동장 주민 추천제도가 주민자치 실현과 행정의 역동성을 기대한다는 취지에는 주민 입장에서 크게 찬성한다. 그러나 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성, 즉 공모 대상자가 현재 5급이거나 사전에 5급 승진이 예정된 6급 공무원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측면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무원 조직 특성상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만, 행정의 역동성을 강화하고 이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승진 연한을 채운 6급 공무원에게도 공모 범위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정장선 평택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처럼 “시장에 의해 일방적으로 임명된 정책에서 벗어나, 주민에 대한 책임 동정을 강화하기 위한” 이 제도가 앞으로 평택시 전체 읍·면·동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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