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1일자부터 시작한 ‘임 봄의 생각나무’가 2021년 6월 30일자 300회를 끝으로 무사히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매주 다른 주제로 써야 하는 글이 부담되었는데 6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한 호도 빠짐없이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독자들이 제게 전해주신 따뜻한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그동안 ‘생각나무’를 쓰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독자와 일상생활에서 편안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생각나무’에는 굴뚝 위에서 농성을 벌였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가슴 아픈 이야기도 담겨 있고, 수학여행을 가다가 세월호에서 숨진 청소년들의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잃어가는 따뜻하고 정이 많은 모습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도 담겨 있고, 그동안 읽었던 책에서 함께 나누고 싶었던 시나 문장들도 담겨 있습니다. 300개의 주제들이 저마다 다른 글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은 궁극적으로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긍정과 따뜻함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담았습니다. 

간혹 글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친정엄마는 첫 회부터 지금까지 신문에 게재된 ‘생각나무’를 오려 스크랩을 해두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주말 아침마다 식사를 하러 찾아가면 옛 이야기들을 자주 회고하곤 하십니다. 엄마가 힘겹게 살아온 이야기와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대부분이 같은 이야기니까요. 먹고 싶은 거 못해줘서, 입고 싶은 거 못 사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는 엄마를 보면서 어린 시절 이야기를 쓰는 것이 때로는 죄송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동안 <평택시사신문>을 받으면 ‘생각나무’를 제일 먼저 본다는 분도 계셨고, 글에 담긴 내용 덕분에 옛일이 떠올라 생각이 많아져서 문자를 보낸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어떤 분은 ‘생각나무’를 ‘사과나무’라고 기억하기도 하셨고, 어떤 분은 어린 시절 달걀을 못 먹어서 지금도 달걀을 제일 좋아한다는 내용의 글을 읽고 달걀 한판을 사가지고 직접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평택시수어통역센터에서는 ‘생각나무’의 글을 농인들도 함께 봤으면 좋겠다며 별도의 수어방송 코너를 만들어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신 많은 분들께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매 회 시간에 쫓기며 쓰느라 정제되지 못한 문장을 그대로 실어 아쉬움이 컸는데 그 모든 것들을 이해해주시고 품어주신 독자들께도 거듭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생각나무’를 연재하는 동안 가장 감사한 것은 제가 안으로만 품었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300회를 마치고 탈고한 ‘생각나무’는 몇 번의 정제과정을 거쳐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할 예정입니다. 그때가 되면 조금 더 다듬어진 문장으로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겠지요. 

오랜 시간 써온 글을 마무리한다니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지만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으리라 위로합니다. 그 바람을 담아 다음호부터는 ‘생각나무’ 지면에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따뜻하고 좋은 시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지금과 형식은 조금 다르겠지만 그 안에서 일상의 따뜻함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한 줄의 시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시간, 더 좋은 글로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그동안 ‘임 봄의 생각나무’를 성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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