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입지 예정 진위2산단, 주민피해 해결 시급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입주가 확정되면서 평택시는 물론이고 평택시민들까지 개발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평택의 미래발전상 제시로 고무되어 있다. 그러나 반면에 평생 살아온 터전을 하루아침에 빼앗기게 될 처지에 놓여 가슴앓이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신문에 난 기사를 본 뒤에야 자신들이 대대로 살아온 농토를 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답답한 심정을 하소연하고 있는 야막리 주민들이다. 특히 야막리 주민들이 살고있는 마을만은 개발지역에서 배제된 채 덩그러니 섬으로 고립될 예정이어서 이들은 향후 생계조차 불투명한 실정이다.

보상금 보다 살 수 있는 대책마련 절실
대책위를 구성한 야막리 주민들의 이야기는 한결같다. 자신들은 절대 보상금을 높이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공무원을 비롯한 지역 사람들이 자신들을 그런 의심의 눈초리로 볼까 그게 더 걱정이라고 말한다.
진위 제2산업단지 주민대책위원회 임성남(44) 위원장은 “개발이든 일자리 창출이든 다 좋지만 그 근간에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니냐”며 “평생 농사만 지은 사람들이라 다른 것을 할 줄 아는 재주도 없는데 보상금만 준다고 살아지는 것인가”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LG전자가 입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진위2 일반산단 개발부지에 포함된 마을은 가곡리와 야막리 약 2.65㎢(80만평). 현재 개발부지로 지정된 도면에는 주민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마을은 제외돼 있다. 그 중 배후단지로 조성되는 가곡리는 농지가 많지 않고 향후 주택가 등의 배후단지로 조성될 예정이지만 대부분 농토로 둘러싸인 야막리는 입장이 다르다. 평생 마을과 함께 있는 농토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주민이 대다수기 때문에 마을만 덩그러니 개발에서 제외되고 농토만 개발부지로 수용될 경우 부득이하게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지만 다른 지역에 정착할 준비도 안 돼 있다고.

기업유치 위해 옥토까지 내주어야 하나
주민대책위에 따르면 야막리는 갈수록 주민들이 대도시로 떠나는 일반 농촌과는 달리 꾸준히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곳이다. 그만큼 교통 환경이나 농촌자립도 등 마을 스스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입지여건이 조성돼 있다. 비옥한 농토도 넓게 펼쳐져 있고 주민들은 대부분 비닐하우스를 통해 오이, 호박, 원예, 화훼 등 친환경 농산물 및 특수작물을 재배해 가락동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도 높다고. 그러나 평택시는 그동안 엄청난 농토를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훼손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농토를 없애려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임 위원장은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대기업을 위해 굳이 평택의 옥토까지 내주면서 개발해야 하느냐”며 “설령 개발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해도 주민을 먼저 살펴야 하는 평택시가 주민의 생계는 나 몰라라 하고 대기업 유치와 개발에만 눈을 돌리는 건 너무하는 처사가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그는 “평택시가 LG를 지원하기 위해 TF팀까지 구성해 종합적인 행정지원과 종합대책 수립까지 궂은일을 다 맡아하면서도 정작 마을 주민들이 살길이 막막한 것은 외면한다”며 “주민들은 신문을 통해 난 공고를 보고 자기 고향을 뺏긴다는 걸 알게 되어 분통을 터뜨리는데도 우리를 고작 보상금은 노리는 사람들로 치부하고 보상금 지급하면 끝이라는 태도로 살아갈 대책조차 마련해주지 않는 건 억울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첨단농업단지 조성, 대안 될 수 있어
야막리 주민들이 시에 요구하는 것은 첫 번째가 상반기에 있을 예정인 실시계획이 고시되기 전에 부지를 다른 장소로 전면 이전하는 것이다. 
첫 번째 사항이 부득이하게 이행될 수밖에 없다면 차선책으로 평생 농사만 짓던 농민들이 농사를 이어가며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달라는 것. 그 대안으로 임 위원장은 첨단 농업단지 조성을 꼽았다. 이어서 임 위원장은 “주변과 어우러져 정착하려해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마을이 개발계획에 포함되지 않아도 결국은 할 게 없어진 주민들이 스스로 나가주길 바라는 거 아니냐”며 “만일 어쩔 수 없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면 고통분담 차원에서 대대로 살아온 다른 사람들의 터전에 입주하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민들의 복지를 책임지겠다고 공약하는 평택시, 그리고 개발을 위한 주민들의 한발 양보로 최소한 주민들이 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주민대책위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첨단농업단지를 조성해달라는 것이다. 이런 요구에도 불구하고 주민 내쫓기 식으로 보상만 운운하며 계획을 진행시킨다면 주민들도 최소한의 권리를 찾기 위해 또 다른 투쟁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평택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아직 대안제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만일 대안을 제시한다면 최대한으로 검토해보겠다”며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을만 섬으로 남겨진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아직 변경될 가능성이 많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진위면에 전기자동차, LED조명, 산업용 공조설비, 반도체산업 등 신수종 사업을 운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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