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모두가 웃으며
일할 수 있어야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

 

▲ 송치용 의원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지난해 가을 어느 날 저녁 늦게 두 분의 시립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집으로 찾아왔다. 두 보육교사의 말로는 해당 어린이집 교사들이 원장의 갑질과 해고 위협에 시달리고 있었다. 당시 원장은 법으로 정해진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아서 법적 대응으로 약 2000만 원가량의 수당을 교사들에게 지급해야 했다. 게다가 어린이집 운영비로 쓰였어야 하는 예산이 추가 비용으로 사용돼 운영상의 어려움이 아이들에게 전가될 우려가 발생했다. 이러한 과정에 원장과 교사들 간의 갈등이 커졌다. 원장은 교사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일부 교사에게는 해고 위협을 했다. 원장의 갑질과 해고 위협에 평택시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한다. 제보 후에 원장의 압박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며 함께 행동했던 동료교사들도 퇴직하거나 침묵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당 의원이라면 자신들을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필자를 찾아온 것이었다.

다음날 필자는 경기도 보육정책과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교사와의 근로계약은 원장의 재량이라는 답변만 들었다.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아주 중요한 노동 문제인 근로계약이 개인의 재량에 달린 것이라니! 더 깊게 조사하기 시작했다.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은 교사 채용 시 계약기간이 없이 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보건복지부 지침이 있었다. 그러나 해당 공무원들은 사실관계를 파악하지도 행정지도도 하지 않고 있던 것이다.

이 일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경기도 전역의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 채용형태를 자료로 제출받아 점검했다. 여러 차례 시청을 찾아가고 평택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 근로계약서를 모두 제출받아 검토했다. 해당 어린이집 현장방문도 하고 여러 차례 설득과 중재를 했다. 하지만 원장은 끝내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았다. 도리어 필자는 지역에서 정치를 안 할 거냐는 압박 전화를 받아야 했으며 두 교사는 끝내 해고됐다. 한 보육교사는 정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며 해고 위협에도 끝까지 함께 했고 다른 한 보육교사는 지역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서 굴복하지 않았다.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한 보육교사가 아직 복직하지는 못했지만 다행히도 지역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고 들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껴 조례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기도 보육교직원 권익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가 지난 7월 20일 경기도의회를 통과해 전국 최초로 보육교직원 권익보호기구가 만들어지게 됐다. 사고가 발생한 후에 일을 수습하고 처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미리 선진화되어가는 노·사 관계와 인권교육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조례 안에 담았다. 한 보육교사의 용기가 다른 여러 동료에게 훌륭한 선물이 됐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고 아이를 맡기고 일하러 가는 부모들이 행복할 수 있다. 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 보육교사의 57.3%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하며, 가해자는 60.7%가 원장이거나 이사장이라고 한다. 이번 갈등을 중재하면서 원장과 신세대 교사들 간의 인권의식 차이가 크게 존재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무조건 교직원의 편만 들려 했던 것도 아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사명감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많은 원장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은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모두가 웃으며 일할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도 그런 여건을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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