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트린더/두마리토끼책

 

 

▲ 박주하 사서
평택시립 장당도서관

작년 1월 말, 코로나19가 갑작스럽게 전 세계를 덮쳤다. 처음 코로나가 터졌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고통 받을 거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참 많이 변화시켰다. 학교 수업이며 도서관 프로그램들을 비 대면으로 진행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명절에 지내는 제사까지도 비 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언택트 시대가 되었다. 예전에는 당연하게만 여겼던 소소한 일상들이 참 소중했다는 사실을 절절히 실감하고 있다. 

이런 우울한 코로나 시국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있잖아, 어떤 이야기에든 시작과 끝이 있대’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첫 장에 커다란 무지개가 등장한다. 저자인 테리사 트린더는 뉴욕의 그린론 곳곳이 코로나19 대피소가 되는 동안 아이들이 만든 무지개를 보며 그것에서 영감을 얻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린 그랜트 스나이더는 카툰 어워드에서 ‘최고의 미국 만화’를 수상했다. 그래서인지 그림체가 만화를 연상 시킨다. 아이들이 색연필로 쓱쓱 그린 듯 한 그림이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어딘지 정감이 간다. 그리고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이 책 곳곳에 등장하는 무지개를 만나다보면, 마음이 조금씩 따뜻해짐을 느낀다.

“있잖아, 어떤 이야기에든 시작과 끝이 있대. 여기가 있으면 저기가 있고…, 그리고 그 사이에 무언가도 있지. 네모난 화면 저쪽에는 도란도란 학교가 있고, 창문 저 너머에는 우리의 이웃들이 있지. 

이 길 건너편에는 도움의 손길이 있고, 마을 저 너머에는 안부를 묻는 따뜻한 목소리가 있지. 저기 강 건너편에는 환히 떠오르는 빛이 있고, 가파른 산 너머에는 평평한 오솔길이 있고, 가슴을 저미는 슬픔 너머에는 토닥토닥 꼭 안아 주기. 사나운 폭풍우가 지나고 나면 와, 무지개다! 그리고 오늘 너머에는 내일이 있어. 언제나 새로운….” - 《내일은 무지개!》

절대 열면 안 되는 금단의 상자를 열자, 이 세상에 온갖 안 좋은 것들이 쏟아져 나왔고,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는 참담함에 판도라는 크게 절망한다. 그 때 상자 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무언가가 고개를 든다. ‘희망’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다. 백신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렸고 백신접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새로운 변이들이 등장해 코로나가 과연 언제 종식될지 우리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려고 했던 ‘희망’이다. 그리고 작가에게 영감을 준 무지개를 그리며 희망을 꿈꾸는 우리의 미래, ‘아이들’이다. 

 얼마 전 서울에 엄청난 폭우 뒤에 쌍무지개가 떴다고 한다. 사람들은 잠시나마 무지개를 보며 소원을 빌고 희망을 품었다. 비록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우리는 오늘도 희망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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