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융합·사회적 가치 실현이 최우선”

 

2016년 평택시민의료생협 발족
의료생협→사회적기업 전환 추진

 

 

“더욱 많은 시민이 의료생협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겠습니다”

 

의료생협을 알게 되다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한 오규윤(57세) 평택시민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은 군 복무 후 대한적십자사 상주병원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다.

1990년에 입사해 10년 가까이 상주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한 그는 퇴직 후 일자리를 얻기 위해 경기도로 올라와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오규윤 이사장이 평택에 오게 된 때는 2009년. 평택남부노인복지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이곳에 정착했다.

“평소 불교에 믿음이 있어 관련된 봉사 활동을 하던 중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과 연이 닿게 됐고, 연꽃마을의 사업지인 평택남부노인복지관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복지관에서는 의료분야 사업을 담당했죠”

그는 평택남부노인복지관에서 일하면서 각종 회의를 위해 연꽃마을 산하 여러 사업장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 대해 알게 됐다.

“연꽃마을 산하 기관에서도 의료사업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선진 시스템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2010년쯤 우연히 안성의료생협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처음엔 그저 농협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인 줄로만 알았죠”

 

의료생협을 결성하다

의료생협에 관심을 갖게 된 오규윤 이사장은 2013년 우연히 수원시민의료생협이 태동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

의료 분야에서, 또 복지 분야에서 두루 경험이 있었던 그였기에 의료생협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의료인과 지역주민이 협력해 의료시설을 운영하고 건강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지역사회와 융합한다’는 의료생협의 가치관 또한 자연스레 형성됐다.

“수원시민의료생협의 결성 과정에 참여한 경험과 제가 그동안 쌓아온 관련 경험을 토대로 의료생협을 만들기 위해 평택지역 봉사단체와 의견을 나눴습니다. 협동조합이라는 분야가 생소했지만, 오산시민의료생협으로부터 자문을 얻는 등 열정을 쏟아 공부했어요”

오규윤 이사장은 2016년 1월 평택시민의료생협을 발족했다.

“열심히 조합원을 모았고, 그 결과 335명의 조합원과 함께 의료생협을 인가받았습니다. 같은 해 4월 의료시설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무엇보다 ‘사무장병원’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는 비영리법인을 세운 뒤 허위로 조합원을 올리고 출자금을 납부한 것처럼 꾸미는 등 불법행위로 병원을 운영하는 ‘사무장병원’ 사례가 사회적으로 문제 되자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의료생협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과 함께 오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 분, 한 분 조합원을 모집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홍보 활동을 펼쳤죠. 처음 ‘시민의원’을 운영하고 몇 개월 뒤에는 운영상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123한의원’ 또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시민을 위한 의료생협

오규윤 이사장은 평택시민의료생협 발족 후 힘든 상황에도 지역사회와 융합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수원시민의료생협의 무료급식 사업을 보고 이를 평택에서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료급식 사업을 연구하기 위해 다른 곳을 찾아가 분위기를 살피기도 했죠”

평택시민의료생협은 후원금을 모아 2017년 9월 무료급식 사업을 시작해 2019년 말까지 운영을 지속했다.

“무료급식 사업이 지나치게 커지다 보니 운영상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무료급식을 중단하고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통복동 일대 환경미화봉사를 시작해 계속해서 활동을 추진해오고 있죠”

오규윤 이사장은 지역 소상공인과 공생하기 위한 MOU 체결도 꾸준히 전개해왔다.

“현재 치과, 안경원, 목욕탕, 법률사무소 등 지역 업체 20여 곳과 MOU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희 조합원이 해당 업체를 이용하고, 또 업체 관계자가 저희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윈-윈 관계를 만든 것이죠”

이러한 노력에도 평택시민의료생협은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시민의원의 운영을 잠시 중단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다행히 다시 운영을 시작한 시민의원은 보건증 발급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의 사업을 보건소로부터 위탁받아 공공의료기관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오규윤 이사장은 현재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생협에서 의료사협으로 전환해 인식 개선은 물론, 3300명 조합원에 더해 더욱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만들기 위해서다. 올해 5월 예비사회적기업 등록을 마친 평택시민의료생협은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 오규윤 이사장과 함께 도약하는 평택시민의료생협의 미래를 응원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