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리/나무연필

 

   
▲ 장채은 사서
평택시립 배다리도서관

이 책은 환경부, 국가환경교육센터의 환경도서 출판 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기자로서 도시양봉을 취재하러 나섰다가 양봉의 세계에 입문한 저자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서울에서 2년간 벌과 함께 생활하는데 도시양봉에 필요한 실용 지식과 벌의 생태 지식, 도시 환경 문제에 대한 저자의 경험이 글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어 다양한 지식을 어렵지 않게 배우기에 좋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농촌이 아닌 서울 대도시에서 벌을 키운다는 것이 생소하였다. ‘양봉은 농촌이나 산속에서나 가능하지 않은가?’했던 나의 생각이 무색하게 도시 속에서의 양봉이야기는 생각보다 조화롭고 흥미로웠다. 벌에 대해 배운 지식을 공유하자면, 도시에 사는 벌들은 훌륭한 수분 매개자이자 벌꿀 생산자 역할을 한다. 

벌은 무섭고 위험하다고만 생각하였는데, 많은 도시들이 도시양봉 관련 조례를 만들면서 벌과 인간이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고 있다고 한다. 벌이 공격할 때의 대처법으로는 무방비 상태에서 벌이 공격할 때는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벌에서 20미터 이상 도망쳐야 한다. 벌은 어두운 색과 위쪽을 공격하는 편이라 사람의 머리가 공격에 가장 취약하다고 한다.

저자가 벌과 함께 살면서 체득한 것 중에 인상 깊었던 점은 함께 사는 법, 즉 ‘조화’였다. 글을 읽으면 글쓴이와 벌의 조화뿐 아니라 벌통 속 구성원끼리의 조화도 볼 수 있다. 벌통 속 구성원들의 조화의 원리는 이렇다. 각자의 맡은 일을 잘 해내면 집단이 번영한다는 믿음이다. 벌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자신이 먹을 음식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한다. 

벌의 먹이는 꿀을 포함한 당분이다. 따라서 벌과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서 양봉가는 욕심 부리지 않는 적당한 수확으로 벌과 공생해야 한다. 나아가 다른 반려 동물과는 다르게 저자는 책임을 지되 알아봐 주지 않는 벌과 적응하며 타인과의 적정 거리를 배워간다고 고백하였다. 

정성과 최선을 다하되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것, 누군가와 함께 하는 법을 배우는 것을 양봉을 시작하며 배웠다고 한다.

벌을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다양한 덕목을 필요로 한다. 도시에서 양봉을 하면서 양봉 허가가 가능한 건물주를 찾아 발품 팔며 설득하는 일, 꽃이 피는 녹지를 찾기 위한 환경 문제를 파악하는 일, 늘 꽃이 피어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도시의 정원사가 되는 일 등 도시와 생태의 공동체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또한 가장 필수 덕목은 타 도시인과의 공생을 해치지 않는 섬세함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덕목을 배우며 도시양봉의 흥미롭고 다채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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