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희/문학동네

 

   
▲ 조미림 사서
평택시립 배다리도서관

허진희 작가의 <독고솜에게 반하면>. 이 책은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에 선정된 책으로 전학생 ‘독고솜’이 궁금한 ‘탐정 서율무’, ‘독고솜’에게 위기감을 느낀 ‘여왕 단태희’, 이 두 등장인물의 관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두 시점이 교차되며 흘러가는 과정 안에서 ‘독고솜’의 남다른 개성이 더 극대화되는 순간이 반복돼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독고솜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학생 ‘독고솜’의 등장으로 이를 싫어하는 여왕 ‘단태희’는 여러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한다. 

교실에서 여왕으로 군림하는 ‘단태희’ 덕에 전학생에게 다가가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단 한명, 자신이 본 것만 믿는 탐정 ‘서율무’는 용기를 내어 독고솜에게 다가가 말을 걸게 되면서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날과 다름없던 교실, 지금까지 교실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내보이지 않던 ‘은영미’가 묻지마 폭행을 당해 입원하는 일이 벌어지고, 여기에 예기치 못했던 사건들이 벌어지자 ‘서율무’와 ‘독고솜’은 힘을 합쳐 고군분투한다. 

“아이들은 점점 독고솜이 진짜로 불길하고 무서운 존재인 양 행동했다. 이상하기도 하지. 독고솜과 어울리지 말라는 메시지만 받아들여도 되었을 텐데 왜 그렇게까지 한 걸까? 어쩌면 애들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아서, 어떻게든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한 사람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너무 쉽게 포기해 버렸으니까” 

이 책을 읽으며 첫인상만으로 혹은 소문에 휩쓸려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속단한 적은 없었는지, 한 사람의 진면모에 대해 알아갈 기회를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린 적은 없었는지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 책에 배경인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집에서, 직장에서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곳 어디든지 타인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목소리는 너무 쉽게 들려온다. 그러는 중, 알게 모르게 그에 동조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성급하게 정의내리고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고,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에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면 이 책 속의 아이들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비밀스럽고 특별한 친구, 독고솜. 그렇게 생각하자 그런 친구를 둔 나 자신도 비밀스럽고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왠지 용기가 났다. 비밀스럽고 특별한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내고 싶어졌다. 그 친구가 조금 무서운  데가 있더라도 말이다”

소문과 선입견이라는 높은 벽 때문에 타인에게 다가가지 못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높은 벽 너머 자신만의 반짝이는 매력 한 두 개쯤은 가지고 있다.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주변의 이야기를 다 배제하고 오로지 나의 시선으로만 그 사람들을 바라보고, 다가가 보자. 혹시 모른다. 이런 용기를 가진다면, ‘독고솜’ 같은 비밀스럽고 특별한 친구가 생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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