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문화재를 지키겠습니다”

 

올해 문화재지키기시민연대 활동 시작
지속적인 문화재 보존·발굴 활동 목표

 

 

“‘대동법시행기념비’뿐만 아니라 평택 전 지역의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극작가를 꿈꾸다
윤시관(78세) 문화재지키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대동법시행기념비가 위치한 평택시 소사동 원소사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원소사마을은 상당히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소사천이 흐르고 천변에는 넓은 모래밭이 있었죠. 소사천에서는 물고기, 조개, 참게 등 다양한 생물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밤새 참게를 잡아서 시장에 내다 팔기도 했죠”
그는 책 읽기를 좋아해 어려서부터 소설이나 동화책을 자주 빌려 읽었다. 고교 시절에는 직접 동화나 시, 소설, 희곡 등을 써냈다.
“중학교 시절부터 문예반이나 웅변반, 연극반 등 특별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평택중·고등학교 재학 시절 교지에 제 글이 두 개나 실린 적이 있었죠. 그중 하나가 ‘발가락이 닮았다’라는 희곡이었습니다. 예술제가 열릴 때면 직접 무대에 올라 연기를 했는데, 당시 연출가나 극작가가 되기를 희망했죠”

신문과 방송을 섭렵하다
윤시관 대표는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자유로이 제가 듣고 싶은 강의를 찾아다녔습니다. 한 유랑극단을 따라다니며 연기를 배우기도 했죠. 군에 가기 전에는 고교 은사님과의 인연으로 서울중앙방송에서 인형극을 했습니다.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했어요. 덕분에 대학 졸업장을 따지 못했죠”
군대에 다녀온 그는 대한일보에 입사해 기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67년 전역 후 시험을 치르고 대한일보에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구성원 대부분이 한양대학교 출신으로 학연이 심했고, 이를 피하고자 1970년에 다시 시험을 치르고 신아일보에 입사했죠”
신아일보에서 6년간 근무한 윤시관 대표는 이후 서울신문으로 스카우트되면서 점점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1977년에 이직 제안을 받고 서울신문에 입사했는데, 1982년 차장으로 승진하고 무려 3년 만인 1985년 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때 스포츠서울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스포츠서울은 한글 가로쓰기와 전면 컬러를 처음 시도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죠”
또다시 능력을 인정받아 일요신문 창간멤버로 국장까지 지낸 그는 이곳에서 정간과 복간, 폐간, 재복간 등 시련을 겪어야 했다.
“일요신문에서 일하며 일제강점기에나 겪을 일들을 모두 겪었습니다. 이후 케이블TV 분야로 눈을 돌렸죠. 제가 직접 주주를 모으고 문공부에 사업을 제안해 서대문 일대를 기반으로 하는 서서울케이블TV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당시 은행 창구에 케이블티비 접수대를 만드는 획기적인 영업으로 전국의 54개 ‘SO, 종합유선방송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후 대우그룹 계열사인 동부방송으로 스카우트 돼 사장까지 지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IMF가 왔죠. 방송사를 살리기 위해 뛰어다니다가 과로로 급성 당뇨를 얻기도 했습니다”
결국 방송사를 살리지 못하게 된 윤시관 대표는 이후 조은방송을 세우고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채널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점차 어려움을 겪게 됐고 결국 사업을 접게 됐다.

역사도시 평택을 꿈꾸다
윤시관 대표는 모든 일을 접고 난 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2008년 고향 평택으로 내려왔다.
“평택에 내려온 뒤에는 강연 활동을 계속해왔습니다. 도서관에서는 동영상 제작 강연을 진행했고, 노인대학에서는 몸살림운동을, 지역 초·중학교에서는 평택의 역사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강연했죠”
그는 올해 지역을 기반으로 문화재지키기시민운동을 시작했다.
“올해 3월 대동법기념시행비 인근에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래된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언덕을 깎아 공사하는데, 지난해 평택시에서 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을 밝혔던 터라 더욱 안타까웠죠”
윤시관 대표는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대동법기념시행비는 물론, 지역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연대 활동을 계속해왔다.
“문화재지키기시민연대는 미지정 문화재를 발굴하고, 훼손된 문화재를 복원하는 등 지역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해서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윤시관 대표는 개인적으로 원소사 마을을 역사문화마을로 조성하는 꿈을 꾸고 있다. 소사원과 장터, 소사교 등을 재현하고 민요 등 평택의 콘텐츠를 살려 역사축제를 개최하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현재 평택시도시재생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있기도 한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윤시관 대표의 꿈이 작게나마 이뤄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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