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 정신 계승해 사회통합 이뤄나가야

 

한국 종교계의 공식 연대협력기구,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조선연구 대표사학자, 조광 고려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

‘민세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하고 평택시와 조선일보가 후원한 ‘제12회 민세상’ 수상자로 사회통합부문에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학술연구부문에 ‘조광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평택시사신문>은 11월 18일 수상자 인터뷰를 통해 혼란한 정국을 헤쳐 나가고 있는 한국 사회와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평택시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모습을 묻고,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 편집자 주 -

 

 

■ 사회통합부문/한국종교인평화회의

“우리사회의 다양한 갈등 해결
근원적 해법 찾아가는 것이 종교의 역할”


 

▲ 사회통합부문-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원행 스님

‘KCRP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으로 구성된 한국 종교계의 공식 연대협력기구다. 1986년 열린 ‘ACRP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서울총회를 계기로 창립했으며, 한국 종교인 간의 교류와 이해를 증진하고 이웃종교 사이의 공동과제를 연구·실천해 더욱 나은 한국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나아가 전 세계 종교인들과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해온 단체다.

민세상운영위원회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이웃종교 이해 강좌, 종교청년평화캠프, 종교유적지 대화 순례 등 종교 간 대화와 협력 사업을 비롯해 남·북 종교인 교류사업, 국제종교기구 협력사업 등을 통해 한국사회 갈등 해소에 힘쓰고 종교 간 화합에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사회통합에 모범을 제시해 왔다는 점과 코로나19 확산 초기 종교 활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결단을 통해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 제12회 민세상 사회통합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제13대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으로 인터뷰를 한 원행 스님은 “민세 안재홍 선생은 상하이 임시정부와 연락하다가 체포돼 3년간 옥고를 치렀으며, 언론·교육 활동을 통한 민족계몽과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쳐왔다. 평택시에서 민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매년 ‘민세상’을 이어오고 있는데 매우 숭고하고 가치 있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국내 7개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목표로 30여 년간 종교 화합을 통해 우리사회를 안정과 평화를 일구는 데 노력했다. 민세상 수상은 우리 종교계가 화합을 잘해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비록 단체 대표 자격이지만 제1회 민세상 수상자이자 자신의 스승인 월주 스님에 이어 민세상을 받게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소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이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이유에 대해 “세계의 분쟁과 전쟁의 기원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원인이 종교로 인한 분쟁이라고 생각한다. 종교는 서로 다른 교리의 신앙을 추구하면서 화합보다는 갈등과 대립, 분쟁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따라서 종교 간 화합은 인류 평화의 중요한 과제 아닐 수 없다”면서, “3·1운동에 33인 종교인들이 앞장섰듯이 역사적으로 한국은 나라가 어려운 위기에 놓이면 종교가 연대해 그 어려움을 극복한 자랑스러운 전통을 갖고 있다. 다종교 국가인 한국이 종교 간 화합이 잘 이뤄지는 이유는 바로 종교 화합의 역사와 전통이 존재하고, 종교인들이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이웃종교를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종교 협력 문화가 잘 정착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원행 스님은 이념·지역·계층·세대 간 다양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종교단체의 역할에 대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뤄온 국가 중 하나이며, 사회도 빠른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을 돌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은 우리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정신과 마음의 문제로 접근하는 종교적 해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참된 마음을 일깨움으로써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원행 스님은 “민세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의 격동 시기에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일제 치하에도 국민들에게 진실을 전하는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일제로부터 독립된 대한민국이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 분열할 때도 좌우를 통합하고 화합하기 위한 헌신했다”며,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과 교류를 통해 시대의 통합을 이루고자 노력한 진정한 지도자다. 평택시가 민세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것은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민세의 의지가 잘 실현돼 평택이 대한민국의 화합과 통합의 중심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는 메시지를 평택시민에게 전했다.

 


■ 학술연구부문/조광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명예교수

“민세 안재홍 선생은 평택의 자랑
공원·기념관 잘 조성해 정신 알려야”


 

▲ 학술연구부문-조광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명예교수

조광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명예교수는 조선시대를 연구한 한국의 대표 역사학자로서, 조선후기사와 한국천주교회사, 실학과 안중근 연구에 방대하고 탁월한 업적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처음 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했지만, 역사가 더 재밌고 적성과 일치한다는 생각에 고려대학교 사학과에 진학해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 사학과 교수, 한국사상사학회장, 조선시대사학회장, 한일역사연구공동위원회 총간사, 한국사연구회장, 서울시문화재위원, 한국고전문화연구원장, 국사편찬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사 연구에 크게 이바지했다.

조광 명예교수는 그동안 <조선후기 천주교사 연구>, <조선후기의 역사인식>, <조선후기 사상계의 전환기적 특성>, <안중근의 애국계몽운동과 독립전쟁>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통해 한국사 연구의 지평을 크게 넓혀왔다. 특히, 일제강점기인 1934년 다산 정약용의 저서인 <여유당전서>를 정인보 선생과 함께 교열·간행한 안재홍 선생의 조선학 운동 실천의 뜻을 이어 <다산 정약용의 민권의식 연구>, <조선후기 실학사상의 연구 동향과 전망> 등의 논문을 집필하며 조선 후기 실학을 재조명하는 데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아 제12회 민세상 학술연구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조광 명예교수는 민세상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1969년 역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해방 직후 나왔던 여러 책 중에 민세의 저서 <조선상고사감>을 접했다. 이 책을 접하면서 민세 선생을 존경해왔다”며, “저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더 민세 정신에 가까운 인물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다가 상을 받게 돼 민망하다. 이 수상을 계기로 민세 선생을 더 공부하고, 그의 사상과 정신을 더 정교화하는데 제 나름대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서는 연구자로서 조선 후기사가 우리사회에 끼친 영향에 대해 “조선 후기는 매우 조직적이고 짜임새 있는 사회였다. 하지만 조선왕조는 일제에 의해 패망된 국가였기에 강점기 당시에는 조선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조선왕조는 조직적이고 짜임새가 있었기에 500년간 유지됐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에는 조직의 짜임새가 있는 국가들이 근대화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제에 패망했다고 하더라도 조선왕조가 지녔던 저력이 오늘날의 근대화에 밑바탕이 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광 명예교수는 오늘날 인문학이 특히 중요한 이유에 대해 “고려대 문과대학장을 지낼 당시 인문학 강좌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학회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고 붐 현상이 일었다. 인문학은 공기와 물과 같은 존재”라면서, “공기와 물이 없다면 생물이 존재할 수 없다. 공기와 물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듯이 인문학이 없으면 과학이 존재할 수 없다. 자연과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윤리가 없다면 사회가 무너질 수 있는데, 그것의 바탕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에 대한 각성 또는 인식이 우리사회에는 아직 부족하다. 인문학이 있어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평택시민에게는 “민세 선생은 평택의 자랑이다. 민세 선생도 평택을 기반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만큼 고향에 애정을 보였다. 안재홍기념사업회가 평택시민의 돈으로 운영된다고 들었는데 시민의 의지와 정성이 대단하며, 다른 도시에 비해 모범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일반인들이 민세에 대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역사공원과 기념관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민세 선생의 연구, 정신을 대중화할 수 있다. 따라서 평택시와 시민이 이를 잘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民世 安在鴻
1891~1965

민세 안재홍

 

 

‘민세상’은 평택 출신으로 일제강점 하에서 민족운동가·언론인·사학자로 활동하며 민족의식 고취에 힘쓰고 해방 후 통일국가 수립에 노력한 민세 안재홍 선생의 사회통합과 한국학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민세상 ▲1회 수상자는 송월주 지구촌 공생회 이사장(사회통합)·정옥자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2회 수상자는 김지하 시인(사회통합)·조동일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3회 수상자는 정성헌 한국DMZ 평화생명동산 이사장(사회통합)·한영우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4회 수상자는 인명진 목사(사회통합)·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처장(학술연구) ▲5회 수상자는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사회통합)·김윤식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6회 수상자는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사회통합)·손세일 청계연구소장(학술연구) ▲7회 수상자는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사회통합)·신용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학술연구) ▲8회 수상자는 김성수 성공회 대주교(사회통합)·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학술연구) ▲9회 수상자는 이세중 환경재단 명예이사장(사회통합)·권영민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명예교수(학술연구) ▲10회 수상자는 송경용 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사회통합)·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학술연구) ▲11회 수상자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크리스찬아카데미(사회통합)·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학술연구)이 선정됐다.

제12회 민세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30일 오후 6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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