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박물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민간에서 시작된 박물관 거버넌스, 평택시 행정 화답 ‘빛나’
평택시, 열린 행정·꼼꼼한 준비로 문화체육관광부 심사 통과
시민과 함께 만드는 박물관, 남은 행정 절차 심혈 기울여야

 

지난 11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로터 공문이 한 장 날아왔다. ‘2021년 하반기 공립박물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 결과서’였다. 평가 결과는 ‘적정’이다. 이 한 장의 공문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논의와 노력들이 있어왔는가? 수많은 사람들의 논의와 노력, 그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기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일수도 있다.
‘박물관’이라는 키워드로 지역신문을 검색을 해보면, 2012년에 ‘향토박물관’ 건립 제안이 처음 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2년부터 10년 동안 이루어진 수많은 분들의 노력과 땀을 모두 담아낸 글을 쓸 수는 없다. 그럴 능력도 없다. 다만, 지난 2월 1일 평택시 박물관시설팀장으로 발령받아 11월 10일 한 장의 공문을 받기까지 진행됐던 일들, 그리고 향후 남은 과제와 계획을 이 글을 통해 정리해 본다. - 집필자 주 -



 

▲ 고덕국제신도시 평택박물관 부지(중앙 도로 오른쪽)

 

■ ‘평택박물관’, 민간으로부터 시작되다 

‘평택박물관’의 건립은 행정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다. 민간으로부터 제안된 박물관 건립은 10년이 지난 지금, 실질적인 첫출발을 하게 됐다. 어떤 모습의 박물관을 만들 것인가? 지금까지 논의되어온 모든 연구 성과와 의견을 바탕으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건립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출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면, 지금부터는 째깍 째깍 흘러가는 시간 속에 되돌릴 수 없는 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지금까지 우리가 꿈꿔온 박물관의 벽돌을 하나하나 쌓는 것이다. 하나의 벽돌을 올리면 그 벽돌은 되돌릴 수 없는 벽돌이 되는 시기다. 자,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2012년부터 각종 지역언론에 박물관 건립에 대한 제안이 시작되고, 2014년 7월 몇몇 뜻있는 민간의 향토사학자들이 모여 ‘평택박물관연구소’를 설립한다. 이들은 매월 1~2회 모임을 통해 지금까지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2014년 4월 제1회 박물관 포럼 ‘소장가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3년간 매년 ‘박물관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제2회 박물관포럼은 2015년 9월, 변영섭 전 문화재청장을 초청해 ‘평택박물관,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2016년 5월에는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모아 ‘평택박물관연구소 연구발표회’가 개최된다. 당시 연구결과 보고서에는 ‘평택박물관 설립 연구’라는 제목으로 10개의 소논문이 게재됐고, 그 보고서는 고스란히 행정에 전달됐다.

이 외에도 지역 언론사들의 수차례에 걸친 타 박물관 벤치마킹은 물론, 전국의 박물관 전문가를 초청한 강연회, 평택문화원 주관 향토사료전시회와 수많은 기고문 등 박물관 건립은 민간으로부터 제기됐다.

▲ 평택시의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될 고덕국제신도시 중앙공원에 조성되는 '도예박창圖藝博創'
▲ 제2회 평택지역 유물소장가와의 만남

 

■ 민간의 외침에 행정이 화답하다

2015년 12월 평택시는 ‘박물관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하고, 2016년 1월에는 박물관 건립을 위한 전문 인력으로 학예연구사를 채용한다. 행정이 민간의 제안을 받아들여 박물관 건립을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평택박물관연구소 연구발표회’가 열린지 두 달 후인 2016년 7월에는 타당성 용역과정의 일환으로 ‘시민 공청회’를 개최한다. 설립 타당성 용역과 전문 인력의 채용, 시민 공청회를 통해 시민사회의 외침에 행정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2017년 6월부터 10개월에 걸쳐 한국문화산업연구소와 함께 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 전수조사를 시작한다. 이런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평택시는 2020년 상반기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에 도전한다. 그러나 평가 결과는 ‘부적정’이었다. 당시 사전평가를 신청한 곳은 11곳이었고, 그 중 적정 통보를 받은 곳은 2곳뿐이었다. 박물관 사전평가 제도는 박물관 건립의 첫 관문이자 난관이다. 평택시는 무엇이 문제였을까를 고민하며 다시 재도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당시 평택시는 부적정 통보를 받은 주된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설립 추진과 운영 계획 부실 ▲전시 콘텐츠 특화 미흡 ▲자료 수집 미흡 등이다. 다시 보완해 재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제일 먼저 조직을 구성했다. 한 명의 학예연구사만으로는 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한 명의 전문 인력을 더 채용하고 평택시 문화예술과 안에 ‘박물관팀’을 신설했다. 담당자 한 사람에게만 박물관 건립 업무를 맡긴 것에 대한 반성이다. 그리고 박물관 건립을 위한 제도를 만들었다. ‘자료 수집 및 관리 조례’와 ‘박물관 건립 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하고,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또한, 소중한 자료를 보관할 수장고를 건립했다. 수장고는 현덕면 권관리 한국소리터에 60평 규모의 밀폐식 구조와 항온항습기, 가스식 소방시설을 갖춘 시설이다.

그리고, 세 가지 조사 연구를 진행한다. ▲국가귀속 유물조사 ▲박물관 건축 기본구상 ▲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를 통해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용역들이다. 이 연구 용역들을 통해 두 번째 문체부 사전평가 도전을 착실히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 평택박물관 임시수장고와 유물
▲ 평택박물관 건립 타당성조사용역 착수보고회

 

 

■ 박물관 거버넌스를 진행하다

평택박물관은 민간으로부터 시작된 제안에 평택시 행정이 화답을 한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립 절차는 온전히 행정이 진행을 해야 한다. 박물관 건립이라는 거대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그에 부합하는 진짜 출발을 하게 되었다. 박물관 건립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박물관 거버넌스’, 이 단어는 지난 2월 박물관 업무를 맡게 된 이후 그동안의 진행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에서 필자가 만들어낸 말이다. 박물관 건립이 완성된 이후를 꿈꿔본다. 다 만들어진 박물관의 주인은 누구인가? 시민이다. 평택에 살아왔던 모든 이들과 지금 살고 있는 시민과 미래 평택의 주인이 될 우리 아이들의 공간이다. 그곳에서 이루어질 많은 이야기들과 소통들…. 박물관은 전시뿐만 아니라, 연구와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그 소중한 공간에서 품격 높은 문화 향유를 만끽하는 공간이 바로 박물관이다.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이 혼자만 건립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 시민사회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결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본디 일은 혼자 하는 것이 편하다. 함께 하게 되면 이것저것 챙겨야 하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전평가를 준비하면서 신청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면 나의 의무는 끝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지역사회의 뜻을 모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쩌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행정 내부 동료들의 소소한 이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2월에 박물관 업무를 시작하고 바로 3월에 시민사회 향토사학자 분들과 함께했다. 그동안의 진행사항을 설명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서류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알게 됐다. 300억이 넘는 예산을 들여 한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여러 의견을 모아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시민사회 안에서도 박물관 전시기획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물관 콘셉트에 대한 문제다. ‘사전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대략 멋진 그림을 그려 신청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행정의 입맛에 맞는 몇몇 외부 전문가의 이야기만 듣고 대충 그림을 그려 제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 평택박물관 건립을 위한 제1차 유물기증기탁식
▲ 평택박물관 건립 국회토론회

 

■ 평택박물관, 숙의가 계속 진행되다

‘밤샘 야간 끝장 토론회’도 기획했다. 밤샘 끝장 토론이라고 했지만, 저녁 7시부터 12시까지 토론을 진행했다. 여기서도 이견은 존재했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권한을 가진 실행 주체인 행정이 자리를 만들고 이야기를 듣는 것은 신뢰를 쌓아가는 일이었다. 믿음이 없는 소통은 형식과 격식만 갖춘 겉핥기식 소통이다. 결론이 나지 않는 소통이라 할지라도 믿음을 쌓아가는 소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 박물관 거버넌스를 그렇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4월에 또다시 좋은 기회가 생겼다. 평택시 주재 기자단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박물관 건립 토론회를 개최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너무 반가웠다. 당시,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시민 공청회 등 공식적으로 전문가 자문을 받고 시민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만들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토론회는 온라인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김승겸 평택시의회 의원과 외부 전문가 두 분, 내부 전문가와 평택시 학예연구사가 나서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박물관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공감하고 어떤 박물관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됐다.

7월에는 지역 국회의원이 직접 나섰다. 국회에서 국회의원 주관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지역에서의 논의가 아니라, 전국의 훌륭한 박물관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평택이라는 한 지역의 박물관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지역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국회의원도 두 명이나 참여했다. 50만을 훌쩍 넘어 56만에 육박하는 도시가 아직까지 박물관이 없다는 사실에 타 지역 국회의원은 놀람을 감추지 않았다. 토론에 참가한 한 분은 이런 말을 했다. “평택은 시골이다. 왜냐하면 박물관이 없기 때문이다” 부끄러웠다. 하루빨리 박물관 건립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토론회였다. 서울에서 열린 국회의원 주관 토론회는 우리가 초청하고 싶었던 전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 지역을 넘어 전국에 평택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물론, 문체부 사전평가 심사위원들에게도 이 소식이 들렸으리라 생각했다.

박물관 거버넌스는 이렇게 만들어 지고 있었다. 지역과 전국 전문가들과의 소통 창구를 만들고 그분들에게 행정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자리, 그런 자리를 통해 쌓여가는 신뢰를 바탕으로 박물관은 그렇게 만들어질 것이다.

 

▲ 문화체육관광부 평택박물관 현장 심사

 

■ 자료 수집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다

박물관의 3대 기능은 ▲전시 ▲연구 ▲교육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현대에 들어 박물관은 문화시설 휴식 공간으로의 기능도 중요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전시기능일 것이다. 제대로 된 전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박물관 자료를 수집, 정리, 보관하는 것이 박물관의 가장 기본적 기능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평택문화원에서는 ‘지역 유물소장가와의 만남’을 두 번에 걸쳐 개최하고, 향토사료 전시회도 개최했다. 하지만, 평택시가 박물관 자료 수집을 시작한 것은 채 1년도 되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 했듯 자료를 보관할 수장고가 지난 4월에서야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유물 수집은 대략 세 가지 방법으로 수집하게 된다. 구입과 기증, 기탁의 방법이 있다. 평택시는 지금까지 두 번에 걸친 유물 구입을 추진했다. 1차 유물 구입 절차 통해 모두 171건, 920점의 자료를 수집했으며, 2차 유물 구입은 모두 165건, 677건의 유물을 수집하게 된다. 현재 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유물 구입의 절차는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구입 공고를 통해 매도 신청을 받고 1차로 예비평가를 거쳐 감정평가 대상 자료를 하나하나 일일이 접수 받아 감정평가를 실시한다. 이후, 도난 문화재 확인을 거쳐 비로소 계약 절차에 들어간다. 한 과정 한 과정마다 들여야 하는 품이 상당히 크다. 이 자리를 빌려 수고하고 있는 담당 학예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유물 수집의 두 번째 방법은 기증이다. 근현대 자료의 수집은 유물 소장가들과의 소통이 중요할뿐더러, 본인이 갖고 있는 자료가 소중한 줄 모르고 버리거나 폐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에 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 기증 운동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기증 운동은 박물관이 건립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평택시는 지금까지 두 번에 걸친 유물 기증식을 개최했다. 유물 기증은 소장가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평택시와 소장가 간에 믿음이 형성되지 않으면 유물을 기증하지 않기 때문이다. 첫 번째 유물 기증식은 세 명의 소장가가 기증에 참여해 66건 127점의 유물을, 두 번째 기증식은 네 명의 기증자가 58건 194점의 소중한 유물을 기증해 주었다. 이외에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유물을 기증해준 분들도 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또한 평택시는 국가귀속 유물을 조사했다. 그동안 수많은 발굴을 통해 평택에서 출토된 가치 있는 많은 유물이 있지만 우리가 보관하지 못하고 국가로 귀속되어 국립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유물들이 많다. 이 모든 유물들을 조사했다. 총 2만 3000여점이 넘은 유물들이 확인됐다. 이중 가치 있는 유물들에 대한 선별 조사도 진행했다. 박물관 전시에 적합한 유물 2991점을 선별했다. 국립박물관에서 평택으로 와야 할 유물들이다.

수장고에 하나하나 쌓여가는 유물들을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자료들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이야기를 생각하며, 박물관이 만들어 졌을 때 그 진정한 자태를 뽐낼 수 있는 유물들은 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하다

평택박물관 건립을 위해 2022년에 실행되어야 할 몇 가지 행정절차들이 남아있다. 이 또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일정상으로 한 단계 한 단계의 절차들에 누락이 있거나, 재검토를 받게 되면 그만큼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이다.

우선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거쳐야 한다. 지방재정투자심사 제도는 지방자치단체가 투자사업의 예산안을 편성하기 전에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 특히 한정된 투자재원을 계획적으로 운용하고 각종 투자사업의 무분별한 중복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다. 평택박물관의 경우 200억 원 이상의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행정안전부의 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1년에 네 차례 심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의 재검토 결과는 3개월 이상의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그와 함께 2023년 국비를 지원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상 문화체육관광부는 포괄 보조사업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택시는 경기도에서 편성하는 국가균형특별회계 지역자율계정의 재원으로 국비를 지원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1년에 한번 이루어지는 편성 절차를 거쳐야 한다. 내년 2월 이루어지는 수요조사를 거쳐 3월까지 사전 심의를 받아 4월까지 예산 편성안을 경기도로 제출해야 한다. 이 절차가 시기를 일실逸失하거나, 사전심의에서 떨어질 경우, 국비지원은 1년이 미루어진다. 하나하나의 절차에 시기를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관리하고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2022년에 추진해야 하는 또 다른 절차가 있다.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의한 절차로 공공건축지원센터의 사업계획 사전검토를 받아 공공건축심의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진행해야한다. 이를 위해 별도의 건축기획용역을 발주해야 한다. 공공건축지원센터의 검토와 공공건축심의위위회의 심의 절차는 사전행정절차인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건축기획용역 예산을 2022년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해야 한다. 내년 추가경정예산의 시기와 맞물리기 위해 지방재정투자심사는 1차에 통과해야만 하는 부담도 있다. 한 단계 한 단계를 세심하게 꼭 통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공유재산심의회,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2022년은 이런 여러 가지 행정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시기가 된다.

이렇듯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과정 중에 꼭 잊지 않고 준비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착실한 박물관 건립 과정 추진과 건립 이후 건실한 운영을 위해 필요한 조직과 인력확보의 문제다. 문체부 사전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박물관 조직과 인력 구성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으나, 이 계획의 실행력 확보를 위해 평택시 차원의 실질적인 검토와 실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부분에서 현실적인 대안은 평택박물관 바로 옆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어린이창의체험관’과의 유기적 운영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국 대부분의 박물관은 어린이박물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운영에 있어 어린이가 즐겁게 체험하며 배우는 공간은 중요하다. 현재 평택박물관의 규모로 볼 때, 어린이창의체험관을 한 조직에서 함께 운영한다면 상호간 유기적인 협조와 그 시너지 효과는 클 것으로 생각된다. 행정 내부와 시민사회가 논의가 필요한 시기다.

 

■ 에필로그 : 꿈을 꾸다

평택에 새로 조성되고 있는 고덕국제신도시 한가운데 건립될 평택박물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평택박물관은 공연시설인 예술의 전당, 중앙도서관, 어린이창의체험관과 함께 위치하게 된다. 평택이라는 땅에서 까마득한 옛날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기억하고 현재를 통해 미래를 바라보는 문화공간으로서의 박물관을 그려본다. 온가족이 손을 잡고 와 지금의 평택이 형성되기까지의 과정과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희로애락의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곳. 그를 통해 평택의 미래를 함께 생각하고 나누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의 박물관. 고리타분하고 박제된 공간이 아닌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한 전시 공간과 함께 세대 구분 없이 어린이부터 모든 세대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아이들과 함께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품격 높은 공연을 즐기고, 도서관을 옆에 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 전시뿐만이 아닌 연구와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는 환한 미소가 있는 공간, 그런 박물관을 그려본다.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 건립을 위해 모두가 또 힘을 모아야 한다.

 

 

▲ 글·정용훈 박물관팀장
평택시 국제문화국
문화예술과
편집·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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