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으로 온기와 향기 전할 것”

 

2009년 ‘문예사조’로 등단
그림으로 올해 전국대회 입상

 

 

 

“작품에 향기와 온기를 담아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문학을 접하다
경상북도 상주에서 태어난 유영희(56세) 시인은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온 가족과 함께 평택에 정착했다.
“일찍이 결혼해 평택에 정착한 큰언니의 제안으로 가족 모두가 평택시 세교동에 자리 잡았습니다. 부모님은 통복시장에서 장사를 하셨죠”
어린 시절 그는 학교에 다니면서도 살림을 도맡아야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집안일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부모님의 일을 돕기도 했죠. 사실 학교생활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학교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몸이 쇠약했던 유영희 시인은 종종 학교 가기를 뒤로 하고 사색을 즐겼다.
“부모님께는 학교에 간다고 말씀드리고 논과 밭에 앉아 하염없이 사색에 빠지곤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굉장히 감성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는 학교 공부에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글쓰기와 책 읽기를 굉장히 좋아했고 종종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기도 했다.
“첫째 조카가 저보다도 세 살 위인데, 초등학교 5~6학년 시절 우연히 조카의 시화전 작품을 보고 매일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큰언니가 고전문학을 많이 읽었는데, 저는 뜻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 책을 빌려 읽곤 했죠”
유영희 시인은 당시 알베르 카뮈와 톨스토이의 책을 접했다. 이때 읽은 책들은 내면의 깊이를 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초등학교 때 접한 고전문학은 중학교에 가서 다시 읽고, 고등학교에 가서 또 읽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알게 됐고, 현재 작품 활동을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시인이 되다
유영희 작가는 결혼 후 큰아이를 낳고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30여 년 전 송탄문인협회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3개 시·군이 통합되면서 평택문인협회에서 활동을 지속해왔죠. 최근에는 민예총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인협회 활동을 통해 다양한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글쓰기에 소질을 보인 그는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 창작에 몰두했다.
“당시 평택시에서 운영하는 시민예술대학에 나가 시 창작 프로그램을 2년간 수강했습니다. 기반을 잡고 시작하는 것이 더 깊이 있는 작품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굉장한 열의를 가지고 배움에 몰두한 유영희 시인은 시를 배운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외풍 센 집’이라는 작품으로 동서문학상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전국대회에서 입상하고 나니 내게도 소질이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2009년에는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했죠. 이때부터 계속해서 시를 쓰고 있습니다”
그는 2015년 즈음 스승인 김경호 시인을 만나면서 정신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스승님께서는 ‘맑은 물에 붕어를 살리고 송사리를 살리는 일이 시인’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글에 혜안을 가지고 타고 나야지만 시를 쓸 수 있다고 말씀하셨죠. 이러한 스승님의 말씀이 작품 활동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러한 스승님의 조언 아래 지난 2017년에는 개인시집인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를 냈다.
“타인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는 시인이 돼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남에게 울림을 주는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품 활동은 제 마음속 오염된 것들을 닦아내는 과정이기도 하죠”

그림을 그리다
어린 시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여력이 되지 않아 배우지 못했던 유영희 시인은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함께 예술 활동을 이어온 친구인 이종준 서예가의 권유로 체인지아트 예술모임에 참여했습니다. 매년 전시회에 시화전을 냈는데, 박용운 회장님으로부터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아 시작하게 됐죠”
2018년 처음으로 그림을 전시한 유영희 시인은 올해 통일미술대축전에 출품해 우수작가상을 받기도 했다.
“체인지아트 회원 중 한 분의 도움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됐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아직 부족한 실력이지만, 더 많은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여는 것이 한 가지 소망이죠”
그는 죽을 때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사람들에게 온기와 향기를 전하는 것이 삶의 목표다. 이를 위해서 자신도 따뜻한 삶을 살아갈 계획이다.
“남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이다”라는 법정 스님의 말과 다산 정약용의 ‘용지허실 用之虛實’을 삶의 모토로 삼겠다는 유영희 시인의 말처럼, 그가 정신적인 풍요 속에 온기와 향기를 담아낸 작품을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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