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청소년들을
다음 세대 주인공으로 만들
좋은 청소년 정책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 윤상용 대표
푸른시대교육연구소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9~24세 사이 청소년 인구는 830만 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6%로 나타났다. 2020년 854만 2000명보다 24만여 명 감소한 수치다. 전체 인구 중 청소년 인구 비율은 지난 1980년엔 36.8%를 나타낸 뒤 1990년까지만 해도 31.6%로 30%대를 유지했지만 2000년 24.5%, 2020년 16.5%로 감소하고 있다. 오는 2060년엔 10.4%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학령인구의 경우 10%도 안 되는 9.8%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온다.

이렇게 청소년 숫자가 지속해서 줄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5.2%가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생 가운데 평소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사람의 비율인 스트레스 인지율은 34.2%로 집계됐다. 10대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은 자살이 2011년부터 9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들은 비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2학년들은 입학과 더불어 코로나19 상황을 맞이해서 지난 2년간 소풍, 수학여행, 체육대회, 현장학습, 축제 등을 경험하지 못한 최초의 세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학급에서의 또래 간 우정을 비롯한 정상적인 학교 교육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이 세대가 향후 우리나라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학자들의 깊은 연구와 고민이 시작됐다고 한다.

인터넷과 휴대폰의 발달로 날로 심각해지는 사이버 폭력, 세계 꼴찌의 청소년 행복지수, 학교를 뛰쳐나온 30만 명의 청소년, 이것이 2021년 대한민국 청소년과 교육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부모들은 여전히 공부를 위해서라면, 일류 대학에 가는 길이라면 어떤 희생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며 학생들을 무한 경쟁의 궤도로 떠밀고 있다.

청소년들은 가치관의 혼란 속에 빠져있다. 물질 제일주의의 환상이 보편적인 세상의 가치관이 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건강한 가치관을 몰아내 버렸다. 고등학생들은 설문조사를 할 때마다 행복의 조건으로 ‘물질적 행복’을 가장 최우선에 둔 지 오래고, 지난 11월 22일 공개된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Pew)리서치센터가 전 세계 17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삶에서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문조사 한 결과, 한국만 유일하게 ‘material well-being, 물질적 행복’을 1위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은 여전히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청소년 정책은 교육부를 중심으로 하는 학교 청소년 정책과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하는 일반 청소년 정책으로 양분돼 있는데, 이렇게 양분된 청소년 정책은 언제나 현장 혼란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청소년 정책을 실질적으로 총괄해야 하는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관련 예산 확보나 정책 우선권에서 청소년을 실질적으로 배려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청소년 전문가들과 청소년들에게서 제기된 지 매우 오래되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내년 3월에 있을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청소년을 많이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미래에 통 큰 투자를 할 대통령이 당선되었으면 좋겠다. 청소년계에서도 다양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854만 명의 청소년과 10만 명의 청소년지도자가 한마음으로 진행하는 ‘20대 대통령에게 바란다. 볼륨업! 챌린지’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많은 청소년과 청소년지도자의 목소리를 대통령 후보에게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도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평택시장과 지방의원들이 당선되기를 바란다. 부디 이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와 세계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의 주인공으로 인정받게 할 청소년 정책이 만들어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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