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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고 - 청북소각장 논란과 빛바랜 환경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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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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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기 좋은 도시가
한낱 구호이고
허울이어서는 안 될 것

 

   
▲ 김 훈 공동대표
평택환경행동

청북소각장은 뿌리 깊은 관치행정의 전형이고, 잘못된 유착행정의 상징이다. 청북어연한산산업단지 폐기물처리시설 부지는 1995년 환경영향평가 당시 매립장으로 계획되어 있었으나 이후 경기도와 한강유역환경청의 은밀한 내부협의를 거쳐 매립장과 소각시설로 변경됐다. 소각시설로 계획했을 경우의 주민 반발과 저항을 회피한 것이다.

20여 년을 방치하다 드디어 A 사가 해당 부지를 2015년 말 매입해 소각장을 추진하면서 분쟁이 표면화됐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본격화됐고, 경기도시공사가 주민들의 반대로 재매입하려 했지만, 소송에서 지면서 A 사의 매입이 확정됐다. 이후 A 사는 지정·의료폐기물소각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추진했고 반려됐음에도 작년 초 건축허가를 신청해 평택시의 허가를 득하고,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에 대한 적합 통보 없이 불법 폐기물소각장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평택시가 사전 불법 시설한 폐기물처리소각시설에 적합 통보를 내는 것은 특혜이고 불법이다.

첫째로, 1995년 환경영향평가는 매립장으로 계획됐던 폐기물처리시설이 포함된 산단에 대해 실시됐다. A 사는 26년 전 실시된 환경영향평가를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고 긴 세월이 지나 당연히 받아야 할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고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평택시는 개발행위허가 때 혐오기피시설 적용특례와 도시계획심의 그리고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의 적합 통보와 환경영향평가를 건너뛰고 A 사에 건축허가를 내주었다.

둘째로, 2016년 초 체결된 산단입주계약서 또한 큰 문제다. 청북어연한산산단 폐기물처리시설은 일반산업폐기물을 취급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평택시는 근거 없이 지정폐기물처리가 가능한 산단입주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엄청난 특혜이고 직권남용이다. 업체는 이를 근거로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여러 차례 환경청에 제출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업체의 의료폐기물 소각 추진과 건축허가 신청 때 서류에 의료폐기물 설비 등이 포함됐다고 알려지면서 평택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계속됐다. 급기야 평택시는 지난해 12월 말 평택시장과 환경국장, 자원순환과장이 여러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의료폐기물소각은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셋째로, 폐기물소각장이 의무시설이라는 주장도 계속된 논란거리였다. 평택시장은 해당 소각시설은 의무시설이라고 했다. 20년이 넘도록 건축되지 않았지만, 누구도 처벌받은 사실이 없었고 아무 문제가 없었으며, 시민단체의 의무시설이 아니라는 반박 논리 앞에 평택시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넷째로, A 사는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 전 사전 불법공사를 통해 소각장을 완료함으로써 불가역적인 상황을 조성했다. 전국에서 사례가 없는 사전 불법건축이 평택시에서 이뤄졌고, 환경부도 적합 통보 전 사전공사는 안 된다고 우리 측에 답변을 주었지만, 평택시는 여전히 환경부에 질의했고 여러 차례 답변을 요구했다며 적합통보를 내주었다.

다섯째로, 환경 우선 시민 중심의 평택시정 목표는 청북소각장에 이르러 그 빛이 바랬다. 지난 11월 말에 개최된 평택시민원조정위원회조차 적합 1명, 부적합 2명, 조건부적합 3명으로 적합 통보에 대해 의견을 달리했다. 평택시장은 시민건강을 고려해 재량으로 부적합통보 할 수 있었음에도 적합 통보해 말뿐인 클린도시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필요한 시설을 지을 수 있지만, 법을 준수해 진행해야 한다. 하물며 사기업의 이익을 위한 폐기물소각장이 부당하게 추진되는 것은 실로 경악스러운 일이며, 시정의 중심이고 목표인 시민들의 건강과 환경을 희생하는 일이다. 평택시장과 공무원들도 평택시민이다. 시민의 건강과 환경이 최우선시 되는 행정과 사람이 살고 싶고 살기 좋은 도시가 한낱 구호이고 허울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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