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이 최종 목표”

 

평택농민회·평택농협 활동
2017년 대통령 표창 수상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해 이 사회가 농업의 소중한 가치를 존중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사회를 고민하다

이상규(50세) 신평동 25통 통장은 지난 50년간 고향 유천동을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지켜왔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까지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지만, 장학금을 받고 고등학교에 진학할 정도로 공부를 곧잘 했다.

“모범생이던 제게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논에 물꼬가 잘 트였는지 확인하러 가던 중 오토바이 사고가 났는데 몸을 다치면서 학교 시험을 못 보게 됐고, 더 이상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의욕을 상실했죠”

공부에 대한 의욕은 이전보다 덜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만난 담임 선생님은 이상규 통장의 인생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3학년 담임 선생님이 읽던 책을 빌려 읽으면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말>지라는 월간지가 기억에 남는데 당시 드러나지 않았던 여러 사회문제가 담겨 있었고 제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죠”

1991년 12월 대학교 1학년을 마무릴 지을 무렵에는 친구의 소개로 ‘평택송탄한사랑청년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지역사회에 청년회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평택송탄한사랑청년회가 창립을 준비하고 있었고 저도 준비위원회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아내를 만나 대학교 3학년 때 일찍이 결혼했죠. 청년회에서는 공정선거감시운동 등 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선배들이 모두 나가 뒤에는 제가 사무국장을 맡아 활동을 주도하기도 했죠”

농업에 투신하다

이상규 통장은 청년회 활동을 통해 평택농민회를 알게 됐고, 1997년 농사를 시작하면서 농민회 활동을 시작했다.

“평택 지역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희 아버지가 전업농이 아니셨고, 제게 농지가 없었기에 무모한 도전이었죠.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습니다”

그는 버려져 있던 논들을 임차해 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현재 아파트와 상가건물이 들어선 소사벌 상가단지 인근에는 당시 농사를 짓기 힘든 수렁논들이 방치돼 있었다.

“수렁논은 물을 채우지 않아도 발이 쑥쑥 빠져 기계로 작업하지 못하고 모두 손으로 농사를 지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2~3년간 소득이 거의 없다시피 했죠”

이상규 통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농민회 활동을 계속 이어갔다. 이는 모두 사람이 좋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끈끈한 정이 있었기에 농민회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1000명이 넘는 농민과 함께 서울에서 대규모 농민운동을 벌이기도 했죠”

평택농민회는 2004년 대추리투쟁 당시에도 앞장섰다. 당시 농민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던 이상규 통장도 인간 띠잇기, 트랙터 전국순회 등의 활동에 동참했다.

“다른 의도는 없었습니다. 농촌을 위한, 농민을 위한 투쟁이었죠. 대추리에는 굉장히 넓은 논이 펼쳐져 있었는데, 이는 우리에게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농민을 위한 농협을 위해

2015년까지 농민회 활동을 지속한 이상규 통장은 2016년부터 농협 활동을 시작했다.

“농협은 그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데, 농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협이 커진 만큼 조합원의 삶도 나아져야 한다’는 확실한 명제가 있었죠”

그는 2016년 평택농협 감사를 맡았다. 내부에서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었으나, 합리적이고 올곧은 모습을 보였기에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감독하고 감찰하는 것이 아닌 내부의 목소리를 듣고 공감하는 것이 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역할은 충실히 하되 직원과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었죠”

지난 2019년에는 조합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석패했다.

“선거에서는 졌지만,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농협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2015년 ‘평택시 자랑스러운 농어민대상’을 받은 뒤 2017년 ‘제24회 경기도농어민대상’과 ‘제22회 농업인의날 대통령 표창’을 동시에 받기도 한 이상규 통장은 혁신적인 농업 활동으로 그 공로를 인정받아왔다. 2015년부터는 신평동 25통(유천동 3통) 통장을 맡아 올해로 8년째 주민자치 실현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드문 모 심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경제적 가치로만 볼 것이 아니라 농업 그 자체의 소중한 가치를 이 사회가 존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상규 통장의 이러한 노력과 정신은 평택 농업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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