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대립하는 양쪽에
다리를 놓아주고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 소태영 사무총장
평택YMCA

올해로 지방자치 30년을 맞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지방선거는 주민복지와 건강을 책임지면서 어떻게 지속가능한 지역을 만들어 가느냐가 최대 현안이 될 것이다. 지역에 대한 고민과 소신행정이 최고의 덕목이 되어야 한다.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지역의 주요 장소에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패턴은 변함없이 과거와 유사하다. 그렇다고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지방자치의 소신과 지방경영에 대한 철학과 고민은 읽히지 않는다. 무조건 진격이다. 지역 정치 지형에 있어 특정 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선거 공학에서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리당원 확보라는 믿는 구석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리더를 좋아한다. 굳이 뽐내지 않아도 우러러보고, 일부러 자랑하지 않아도 널리 알려진다. 우리가 말하기는 쉽지만, 그런 사람이 어디 있을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듣는 훈련부터 쌓아야 한다. 단체장이 되기 위해서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야 하는데, 그 첫째 조건이 잘 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생각을 경청하되 중심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내 말만 하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요즘 같은 시대에서 리더로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이 들은 얘기를 잘 해석해 내고, 다시 잘 전달하는 능력도 동일하게 중요하다. 모두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며 살지만 그것을 가릴 줄 아는 사람, 그가 바로 훌륭한 리더가 아닐까?

그동안 단체장의 비전과 행보는 콘텐츠를 말했으나, 실행에 있어서는 치적 중심의 하드웨어에 집착했다. 개인의 입신양명이나 정치적 행보에 의해 예견된 결과였다.

건강한 시민사회를 육성하고 지역사회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헌신하며, 청렴한 공직활동으로 시민의 모범이 되고 지역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화해와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자치단체장을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흔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말하는데, 이는 오산이다. 지방자치 리더는 우물 안 개구리 격, 골목대장 노릇이 아니고 중앙정부에 끊임없이 정책 아젠다를 제공하고, 세계 속에서 내 지역을 상품으로 내놓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다. 경력 관리가 아닌 실력과 통찰력 있는 지도자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코로나19로 위기의 전환기 시대를 준비하는 정치 지도자는 유동적이고 변화가 많은 상황일수록 다른 사람의 말을 더욱더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대표하는 집단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의견 대립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대립하는 양쪽에 다리를 놓아주고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책무이며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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