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이성적 분별력을 갖고
이슈나 정책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 박준서 연구위원
평택문화원 향토사연구소

어느 한 해 한 해가 중요하지 않겠냐만, 올해는 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어 특히나 중요하다. 우리는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참정권을 갖고 있지만, 잘못된 선택의 책임으로부터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대한민국의 성장이냐 퇴보냐, 무엇보다 유권자의 안목이 중요한 시점이다.

서로 차이가 큰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는데, 어느 후보가 국민들이 바라는 지도자로 적합한지 따져보는 보도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이번 대선만큼 최악의 후보가 나온 적이 없다고 한다. 본선보다 더 치열한 예선에서 치고받는 난타전 속에 까발려진 그들의 인성과 덕성, 능력, 준비성, 말의 품격 등은 어느 하나 제대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없는 듯했다. 정당을 대표하는 후보 경선에서 다시는 안 볼 듯이 덤벼들어 온갖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보면 후보를 뽑아야 하는 이유 보다 뽑지 않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아 그나마 누가 덜 나쁜지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아니 정치가 세상을 바꾸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세상은 위정자나 목민관 한두 명이 바뀐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민주화 시대 이후 현 정부를 포함해서 지난 정부를 통해 정치가 세상을 얼마나 심각하게 망칠 수 있는지를 지켜보지 않았나. 사람들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치에 참여하는 게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정치에 참여하지 않고도 자신이 하는 일,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세상은 그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변할 때 바뀌고, 그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변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 구성원의 가치관, 역사관, 세계관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그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서는 아무리 정권이 바뀌어도 그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 변화가 사회적으로 일어나면 자연스레 정치가 바뀌는 것이고, 그렇게 정치가 바뀌면 그 사회의 법 제도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서 사회가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 

지도자는 제너럴리스트고, 참모는 스페셜리스트다. 리더의 덕목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라를 이끌어갈 비전과 목표를 설정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에 있다.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말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대본이건 본인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이건 그 말을 통해서 나온 메시지는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소신과 진심이 담긴 체화된 말이 설득력 있다. 토론에서 이기려고 할 것이 아니라 공감을 얻어야 한다. 또한 후보와 함께 그 정책을 입안한 전문가가 나와 치열하게 토론해 국민에게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유권자들은 그것을 보면서 어느 후보가 내 식탁을 풍성하게 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설 연휴에 각지에 흩어졌던 가족, 친지들이 모이고 친구들을 만나면 누가 유능한지, 어느 후보가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적임자인지 많은 얘기가 나올 것이다. 우리 모두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감성에 휩쓸리지 않으며, 현재의 국가 상황에 대한 이성적 분별력을 갖고 이슈나 정책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것이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매우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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