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를
사랑하며 살아가자

 

 

   
▲ 정재우 대표
가족행복학교

우리가 살아있는 모든 날은 기적이다. 우린 기적의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어디 기적 아닌 환경이 있던가? 기적 아닌 현재가 있었던가? 이렇게 말짱히 호흡하는 것도, 두 눈 뜨고 사물을 바라보는 것도, 가까운 곳과 아득한 먼 곳에서 세미하게 흐르는 소리조차 들을 수 있다면 어찌 기적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 기적이 무너진 곳을 우리는 일상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일상이 기적이었으니 당연한 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너진 일상은 잠시 기적의 일상이 멈춘 것이다. 그러나 온 세계가 멈추어선 일상의 기적을 회복하기 위해 연합하고 연대하면서 노력하지 않는가? 결국 기적의 나날로 돌아갈 것이다. 

가끔 우리는 뜻하지 않은 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아, 잃어버린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이었는가. 그저 내 발로 일어서고 걸을 수 있는 게 기적이다. 내 손으로 숟가락을 들고 밥 먹을 수 있음이 기적이다. 스스로 화장실 가는 일도 당연히 기적이다. 더하여 내가 일하는 일터가 있고 직장이 있다면 축복된 기적이다. 누군가를 위해 일할 수 있다면 최상의 기적이 아닌가.

이 시대 우리가 사랑한 최고의 지성인 이어령 교수는 최근 그의 마지막 인터뷰를 기록한 김지수 작가가 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이렇게 말한다. 죽음을 통해 탄생의 신비를 알게 되었다면서 우리의 인생은 선물이었다고 고백했다. 우리의 삶 혹은 나의 일생은 선물이었다. 어느 것 하나 내 것이 아니었다. 모든 걸 선물로 받았다. 이제 모든 걸 되돌려주고 갈 시간이라고 담담히 죽음과 마주하는 걸 보여준다. 그는 지금 말기 암과 싸우며 죽음과 맞서 밤마다 깊은 어둠 속에서 힘겹게 팔씨름하며 깨달은 바를 전해준다. 삶이 선물이며 기적이라고.

나의 일상을 기적이라고 인식한다면 우리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매사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하늘과 산과 강들과 바다, 밤하늘의 별들과 산허리를 감싸는 구름과 바람, 숲과 나무와 풀 한 포기조차 선물인 것을 안다면. 그리고 그 공간을 살아가는 하늘의 새들과 지상의 육축과 곤충에 이르기까지 선물이 아닌 게 무엇일까? 그 중에도 사람들은 더욱 소중한 선물이다. 나를 중심으로 한 모든 이웃이 선물이다. 조금은 가깝고 조금은 멀리 떨어져 있을 뿐이지만 사람만큼 귀한 선물이 무엇이겠는가?

그들로 가득 찬 세상이 선물이다. 작은 마을과 도시와 나라가 선물이다. 때론 테러와 전쟁과 염병이 세상을 공격해도 여전히 선물이 아닌가? 그들은 그 사실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그들도 기적 안에 살고 있음을.

하여 기적으로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자. 그리고 사랑하자. 귀하게 여기자.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해 위로하고 격려하자. 그래서 배려하자. 때로는 섬기고 희생하는 삶도 아름답지 않은가?

삶을 기적이라고 여길 때 세상은 아름다워질 것이다. 아니 이미 아름다운 세상을 누리며 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누리지 못하고 어설프게 살진 말자. 세상이 선물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자. 모든 존재하는 것들을 사랑하자.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를 사랑하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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