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순례자로서 
거듭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 김현서 학생
평택고등학교 3학년

책 읽는 평택의 2022년 ‘올해의 책’ 청소년 부문 책으로 <순례주택>이 선정됐다. 인생의 고단함에 대한 위로와 자신의 힘으로 성장하려는 이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선정 도서에 담겨 있다. 읽어 보길 권한다. 삶이라는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을 당신에게 이 책은 북극성이 되어 줄 것이다. 행복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유은실의 <순례주택>은 청소년 소설이다. 빌라촌과 아파트 주민을 구분하는 ‘어른스럽지 않은 어른’들의 이분법에 대한 중3 오수림의 유쾌한 반란이기도 하다. 자신의 가족인 동시에 미성숙한 그들에게 어른스러움을 맛보게 하는 반란. 어른스러움, 단어 자체로 가슴속에 책임감을 아로새기는 그 말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주변에 있는 좋은 어른들은 자기 힘으로 살려고 애쓴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라는 문장에서 나타나듯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정표를 제공해 준다.

유은실의 <순례주택>에서 ‘순례’라는 단어는 당신의 마음에 잠든 감사함을 일깨워 준다. “순례 씨가 좋아하는 유명한 말 ‘관광객은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한다’가 떠올랐다. 나도 순례자가 되고 싶다. 순례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내 인생에 관광객은 되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 있어도”라는 문장에서도 나타나듯 우리가 삶에 남긴 발자취는 감사를 통해 숭고한 여정으로 승화되며, 이를 통해 성장이라는 과실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순례巡禮라는 이름이 가진 자유가 좋다. 삶에서 닥치는 어려움을 ‘실패’보다는 ‘경험’으로 여길 수 있는, 부와 명예를 위해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괴롬과 죄가 있는 곳’에서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름, 순례”라고 작품 속 인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이 순례인 이유를 밝혔다. 삶의 순례자로서 감사를 바탕으로 어려움을 경험으로 바라보고, 고단한 인생길 위에서도 늘 미래를 노래한다면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싶다.

어른이 된다는 것, 그것은 머리를 짓누르는 쇠항아리만큼의 고뇌와 책임을 감당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로를 순례길이라 부르며 창공을 깃대 삼고 그 위에 감사에 젖은 마음을 매달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바라본다면, 행복에 겨운 성장을 이뤄낼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의 청소년 책은 어른스러운 청소년, 어른스럽지 않은 어른, 어른스러운 어른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성장하거나 삶에 감사해하며 행복에 가까워지는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인생을 순례하며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성장 스토리와 ‘괴롬과 죄가 있는 곳’에서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바라봄을 격려하는 인생찬가가 그 속에 담겨 있다. 어린 순례자들에게 이 책이 삶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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