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을 위한
진정한 복지는
마을공동체에 있다

 

▲ 김연진 통장
평택시 용이동 14통 신흥마을

필자는 약 4년여 전 신축아파트에 입주해 통장으로써 마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던 중 평택시와 평택YMCA의 이웃분쟁 갈등교육을 마을 주민들과 함께 듣고 공부해가며 우리 아파트에 어떻게 접목시켜 보다 행복한 보금자리로 만들 것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파트에는 입주자대표회의라는 주민대표 의결기관이 있어 먼저 그분들이 소통함과 소통방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공감을 얻어내야 했다. 다행히도 우리 동 대표들이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보다 행복한 마을을 만들자는데 뜻을 모아 주었다. 입주자대표회의, 통장, 관리사무소가 협력체계를 구축해 단지 안에 소통함과 소통방을 설치하고 소통함을 통해 입주민들의 고충사항을 받기 시작했다.

경찰까지 출동했던 충간소음 갈등 건을 시작으로, 경로당 어르신들의 갈등, 커뮤니티시설 스크린 골프연습장 소음 건, 아랫집의 층간소음 보복까지 발생했던 오래된 분쟁 등 최근까지도 꾸준히 이웃분쟁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교육에서 배운 대로 양쪽 집을 각각 따로 상담해 보면, 코로나19로 원치 않는 ‘집콕’ 생활이 이어지며 층간소음 불편은 더욱 커져만 갔고, 양쪽 나름의 이유로 억울하고 힘들어 감정싸움이 격앙돼 있었다.

시간이 지나 어려운 갈등을 어떻게 해결했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가끔 계시지만, 사실 필자의 역할은 거창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일이 아니다. 이웃분쟁 당사자의 불편과 어려움을 잘 듣고  함께 울어주며 진심을 다해 위로하는 역할이다. 외롭고 단절된 아파트 생활에서 누군가가 나의 어려움을 듣고 아무 조건 없이 돕기 위해 긴 시간을 내서 함께 아파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풀리는 듯했다.

물론, 층간소음이란 것이 생활습관과 밀접한 영향이 있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고쳐지기 쉽지 않고, 아랫집에서도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라서 조그만 소리에 반응하기도 한다. 서로 조금씩 이해와 배려할 수 있도록 일회성 상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중간자 역할이 필요하다. 아래, 윗집 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것이 싫고 두려워 힘들어도 계단으로 다녔다는 분도, 윗집에서 내 고통을 함께 느껴봐야 안다며 천장을 두드리셨던 분도, 경찰을 부르셨던 분도,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며 울먹이던 모습에서 웃음을 되찾아 가는 과정까지 당사자들이 직접 해답을 찾아가도록 다리만 놓는 것이 필자의 역할이다.

서로가 이웃을 알아가며 교류하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갈등과 분쟁이 해결되고, 예방된 것이리라. 며칠 전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통장님. 문 앞에 저의 감사의 표현으로 작게나마 놓고 왔어요. 저희 것 사면서 하나 더 샀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현관문을 열어보니 작은 메모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딸기가 놓여있었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진심은 우리를 사랑과 신뢰로 연결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필자는 행복한 삶을 위한 진정한 복지는 마을공동체에 있음을 마을과 이웃을 통해 배웠다. 이러한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내가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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