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의연한 운동권 정당의
폐쇄적인 모습은 완전히 떨쳐내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

 

▲ 송치용 위원장
정의당 평택갑지역위원장

정의당은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 과정부터 결과에 이르기까지 실패했습니다. 득표수는 제19대 대선의 3분의 1에 그쳤고 지난 총선 득표율의 4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억울하지만, 국정농단 세력의 집권을 막는데 도움이 안 됐다는 원망도 받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분열과 실패를 딛고 창당한 후 10년 가까이 꾸준히 성장해오던 정의당은 지난 총선 이후부터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을 가지 못하고 내리막길만 걸어왔습니다. 정의당이 수권정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치를 위해서는 국회에서 교섭단체가 되는 것이 중요했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에 몰입했었습니다. 그러나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출현으로 이런 노력들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총선 이후에는 국회의원 구성에서 여성과 청년이 과대 대표되면서 진보정당이 전통적으로 지켜오던 노동자와 서민의 편이라는 이미지는 약해졌고 페미니즘 정당 이미지로 비춰지면서 전통적 지지층뿐만 아니라 새로 들어온 당원들의 이탈이 지속되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정의당의 대선은 시작되었지만, 정의당이 왜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져만 가는지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해야 다시 지지를 받은 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3~4%의 지지율로 떨어진 정의당에서 가장 노련하고 대중성 있는 6~7%의 지지율이 나오던 심상정 후보를 내세워 정의당의 회생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대선 과정은 정의당의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져만 갔습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 후보의 칩거까지 있었지만, 근본적인 성찰과 방향 전환을 하지 못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고집스럽게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며 거대 양당 비판에 몰두하면서 정의당의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정의당은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실패했지만, 한국 정치에서 정의당의 제3당으로서의 역할과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면을 찾는다면 이번 대선 과정에서 극단적 대결로 귀결되는 양당 중심 한국정치의 폐해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했습니다. 다당제 연합정치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을 했고 한국정치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통합하는 길이라는 사실에 합의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합리적인 진보정당 제3당의 출현에 대한 기대는 줄지 않고 필요성은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정의당이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과제입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거대 양당을 비판만 하는 남 탓하는 정당으로 비치지 말고 노동자, 서민의 희망을 만들고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다시 서야 합니다. 구태의연한 운동권 정당의 폐쇄적인 모습은 완전히 떨쳐내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활기찬 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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