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들이
시민의 손과 발이 되어
최선을 다해 주기를
부탁한다

 

▲ 정국진 전 연구원
평택대학교 국제물류해양연구소

투표가 종료되고 개표가 시작된 시점으로부터 딱 반나절이 지나서야 우리는 경기도지사 선거의 결과를 알 수 있었다. 한 평론가가 “과학이자 예술”이라며 찬탄해 마지않았던 출구조사를 뒤집는 결과였다. 그러니 출구조사를 비롯해 수많은 여론조사가 엿보려고 하는 민심 그 자체야말로, 가장 높은 수준의 과학이자 예술이 아닐까 싶다.

다만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의 결과는 누군가와는 일치하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반대되는 결과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내 주변은 전부 다 다른 사람 찍었는데”라는 말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 말은 결코 틀리다 할 수 없다.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를 거둔 후보들은 낙선자라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숫자의 민심을 얻기 때문이다. 몇 천이든 몇 만이든, 그 숫자는 크고 작은 운동장을 가득 채울 수 있다. 무대 위의 한 사람을 바라보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콘서트 장면을 연상한다면, 당선자든 낙선자든 또 지지한 유권자든 그 표 더미의 무게를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다.

이런 이유에서 민심은 낙선자들에게는 위로와 격려이자 동시에, 당선자들에게는 앞으로 4년간 짊어질 책임의 무게다. 모두의 이목이 쏠린 운동장은 응원과 찬사로 채워지기도 하지만, 실망하고선 야유하거나 때로는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퇴장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 비유가 과한 것이냐면 그렇지 않다. 도리어 ‘군주민수君舟民水’라면서, 배를 띄우는 물이 되어 때에 따라서는 뒤엎어버릴 수 있는 것이 민심이라고 할 정도다.

선거 결과를 보고선 특별히 평택 민심의 절묘한 균형 감각이 놀라웠다. 실질적인 선택지가 양대 정당으로 압축된 가운데, 시민들은 어느 한 쪽에도 전폭적인 지지를 주지 않고 양쪽 모두에게 경고를 날리면서도 동시에 기회를 주었다.

더불어민주당 시장을 선택한 민심은 도지사로는 국민의힘에 더 큰 힘을 실어주었고, 시의회에서는 10대 8로 민주당을 더 뽑아주면서도 도의회에는 4대 2로 국힘 도의원을 더 보내주었다. 특정 정당에 맹목적인 ‘줄투표’보다도 지역사회의 발전과 대한민국 공동체의 가치수준 향상을 위한 ‘교차투표’를 함으로써, 평택시민이 높은 정치의식을 보여줬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대선에 이어 지선까지 경기도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을 우리 시민의 탓으로 돌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특히, 최근에 새롭게 평택시민이 된 분들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우리와 비슷하게 새로운 인구 유입이 많은 경기도 내 다른 지역들과의 투표율 차이를 생각하면 이는 핑계가 될 수 없다.

그보다는 평택 정치권 모두의 노력을 촉구하고 싶다. 지방선거 투표의지는 지역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평택 정치권이 시민에게 ‘더 사랑스러운 평택’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반성이 앞섰으면 한다. 전국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인구 증가 지역이기에, 시민 개개인이 ‘나의 평택’에 대한 애착을 갖기 위해 향후 4년간 당선인들이 해야 할 일들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시민의 손과 발이 되어 최선을 다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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