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만큼 충실한 박물관이 되리라
의심하지 않는다

 

 
▲ 성주현 소장
평택박물관연구소

최근 들어 문화, 예술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지역에서는 여러 분야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되고, 개관을 준비하는 등 문화시설의 확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의 사회가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문화 산업화 시대를 여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또한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오늘날 문화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 그 평범한 일상 속의 우리는 관심 있는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자신의 문화적 또는 지적 갈등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이에 박물관이나 미술관들도 기존의 자신을 위한 기획에서 탈피해 관람객과 지역주민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외부 지향적이고 수요자 중심의 경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현대의 문화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박물관은 지역사회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래서 박물관과 지역사회는 ‘명창과 고수’ 또는 ‘선박과 나침판’ 등의 관계에 비유한다.

박물관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기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물관의 공공성이 중요시된다. 박물관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및 지식의 전달 기능을 갖게 된 것은 박물관의 공공성이 발현된 결과이다. 여기에 또 하나 추가할 수 있는 것이 지역자치단체와 지역주민 간의 소통, 박물관과 지역주민과의 소통, 박물관과 지역사회단체와의 소통, 지역주민과 지역주민 간의 소통 등이다. 서양의 박물관은 교육과 지역주민을 위한 서비스가 박물관이 생존, 발전하기 위한 핵심적인 과제라 여기고 오랫동안 해결책을 모색해왔다. 그 결과 박물관이 단순히 문화재를 모으고 보관하는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공공문화생활에서 다양한 문화가 모이는 곳, 지역주민들이 여가를 즐기는 공공장소, 학교와 같은 중요한 교육의 현장과 학술센터로 발전했다.

박물관은 지역사회와 동화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지식과 자료 제공의 역할,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 개방과 봉사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리고 지역사회도 박물관을 지역문화의 구심체이자 탁월한 문화, 관광 자원임을 인식해 든든한 후원자와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에서 박물관이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박물관, 그것이 박물관이 가지는 공공성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21세기 박물관은 창의적 공교육기관, 체험 중심의 교육기관, 건전한 즐거움과 복리증진을 위한 사회적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기능을 담당할 때 박물관은 지역사회 공공성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것이다.

평택에 박물관이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쉬워, 뜻있는 분들이 모여 평택박물관연구소를 설립하고 활동한 지도 벌써 8년이 됐다. 첫 번째 연구성과로 <평택박물관 설립 연구>에 이어 이번에 <박물관을 가다>라는 두 번째 연구 성과를 발간했다.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평택시에서도 박물관 설립에 많은 노력을 해 오고 있으며, 조만간 건축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만큼 충실한 박물관이 되리라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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