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만드는 힘은
그 땅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 나온다
그런 이유로 평화를 역행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중단되어야 한다

 

   
▲ 임윤경 대표
평택평화센터

지금 평택은 한미연합군사연습인 ‘UFS, 을지 자유의 방패’로 전투기 소음이 한창이다. 정부는 2018년 이후 축소되어온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훈련은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에서 군사력 밀집도가 가장 높은 한반도,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사소한 충돌도 큰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 훈련은 더욱 위험하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최종 목적은 ‘훈련’ 아니라 ‘평화’라고 한다. 실제로 미국은 스스로 세계의 경찰이라 자칭하고 있다. 대외적 군사 개입을 ‘police action 경찰 활동’이라고 하며 ‘국내 치안’으로 생각한다. 한국전쟁 참전도 공식적으로 경찰 활동이었다. 전 세계가 미국 땅이라는 발상이다. 실제로 미국은 9.11테러 이전까지 자국 방위를 위한 국방부가 없었다. ‘Department of Defence, 미 국방성’은 우리나라처럼 자국 방위를 위한 부처가 아니다. 전 지구를 대상으로 치안 업무를 보는 곳이다. 9.11테러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자국 본토를 공격당한 사건이었다. 이후 미국은 다른 나라의 국방부 역할을 수행하는 국토안보부를 신설했다. 전 세계에 주둔한 미군기지 또한 9.11테러 이후 철저한 자국 방위를 우선하고 있다.

사실 미군기지 주변 주민들은 이런 세계정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미연합군사연습 중에 발생하는 군소음과 군용차량인 험비가 평택 도로에 출몰하고 무기를 실은 군용트럭이 지나갈 때, 무장한 미군이 트럭 뒷좌석에서 묘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응시할 때 왠지 모를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낀다. 더욱이 훈련을 위해 들어온 미군들이 긴 훈련을 마치고 지역사회에서 유흥을 즐길 때 어김없이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하지만 미군기지 주변 지역 주민들의 문제는 정부에게도, 미군에게도 언제나 그렇듯 배제됐다.

9.11테러 이전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은 안정적인 주둔을 위해 그리고 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미군기지 주변 지역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했으며, 위협요인을 관리했던 정책 대상이었다. 미군의 정책에서 기지 주변 지역은 ‘community, 커뮤니티’ 즉, 지역사회로 ‘기지 주변에서 정치적·경제적 영향을 받은 공간’, ‘부정적인 인식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곳’이었다. 미군이 비판이나 공격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주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주민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이나 피해에 대한 대책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러한 미군의 정책적 인식을 지방자치단체들이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 미군과의 협력을 담당할 채널은 넘쳐나지만, 미군기지로 인해 피해 받은 주민을 보호할 어떤 기관도, 채널도, 정책도,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진정한 안보는 사람을 위한 안보라고 믿는다. 진짜 평화를 만드는 힘은 그 땅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런 이유로 평화를 역행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중단되어야 한다.

점점 달궈지고 있는 지구 그리고 한반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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