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고덕국제학교 설립,
평택지역 학생에 도움 돼야”

 

12개 학교 응모, 우선협상대상 외국학교법인 세 곳 선정
2026년 개교 예정, 국내 교육수준 본국과 같은 게 핵심
학교건물 임대 외에 설립준비비나 초기운영비 지원 없어
평택지역 학생 장학금 지급 우선협상 조건, 상생 필요해

 

▲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

평택시와 평택지역신문협의회가 주최·주관하고 평택시의회가 후원한 ‘제22회 평택로컬포럼’이 ‘평택시 대표축제 추진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10월 20일 평택시남부문화예술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평택지역신문협의회는 평택시사신문, 평택시민신문, 평택자치신문 등 3개 신문사가 함께 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2026년 개교 예정인 평택고덕학교의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지역사회가 대비해야할 과제를 공론화해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가 좌장을 맡았으며, 황선식 평택시 미래전략관이 ‘평택시의 고덕국제학교 설립 추진 현황’, 최영수 평택고덕국제학교설립자문위원회 위원이 ‘고덕국제학교 추진에 따른 과제’를 중심으로 기조발제를 했다.
좌장을 맡은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는 “2026년 고덕국제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국제학교가 평택시와 평택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짚어보고 공론화하는 자리는 평택로컬포럼이 처음”이라며, “국제학교 추진현황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이후 평택에 미칠 긍정적 변화를 가늠하며, 지금 이 시점에서 지역사회가 무엇을 준비해야할지를 심도 있게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편집자 주 -

 

 


 

▲ 황선식 전략관
평택시 미래전략관

■ 기조발제
황선식 전략관/평택시 미래전략관

평택도시공사, 학교 건물 기부채납
12개 학교 중 3개 학교 우선협상

고덕국제학교는 평택시가 100만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평택에는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장교,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외국인 전문 인력, 외국계 기업 임원 등 국제학교를 바라는 수요가 충분하다. 평택시가 추진하는 ‘국제학교’는 인가받은 외국 교육기관이다. 외국학교법인이 경제자유구역이나 평택시처럼 특별법을 제정한 지역에 설립하며 내국인 입학 비율은 30~50%다. 

고덕국제학교는 고덕국제신도시 에듀타운 구역 5만~6만 6000㎡ 부지에 건축 전체면적 5만㎡ 규모로 설립되며, 학생 정원은 1500~2000명 내외가 될 전망이다. 올해 말 최종 학교 선정과 학교용지 공급가격 협상을 마무리하면 2023년 경기도교육청에 국제학교 설립인가를 신청하고 건축 설계와 착공이 진행된다. 2024~2025년 신입생을 선발하고 개교는 2026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고덕국제학교는 2005년부터 검토됐으나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어오다 2018년부터 본격 추진됐다. 현실적으로 2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토지비와 건축비를 제공하지 않으면 외국 명문학교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았다. 건축비, 토지비 문제를 풀기 위해 평택시는 지난해 6월 LH 한국토지주택공사, 평택도시공사와 협약을 맺었다. 평택도시공사가 LH로부터 공동주택부지를 공급받아 아파트를 건립해 얻은 수익금 1000억 원으로 국제학교 건물을 지어 평택시에 기부채납하면 평택시는 학교 건물을 국제학교 측에 임대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평택지원특별법’ 개정으로 국제학교 부지를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국제학교 공모에는 4개국 12개 학교가 응모했다. 1순위인 레장아메리칸스쿨 외에 12학년제를 운영하지 않는 학교들이 있었지만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자격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에 평가위원회는 12학년제를 다 운영하느냐 하나만 보지 않고 지역학생 우선선발, 장학금, 수업료, 교사 인건비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우선순위를 정했다. 

고덕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로는 지난 6월 스위스 레장아메리칸스쿨, 미국 폴리테크닉 스쿨, 미국 리버데일 컨트리스쿨이 선정됐다. 3개 학교 모두 명성이 높은 곳인데 본교와 같은 수준의 교육이 이뤄지게 하는 것이 국제학교 유치의 핵심이라고 판단한다. 

평택시는 지역과 상생 발전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건물 임대 외에 설립 준비비, 초기 운영비는 지원하지 않는다. 이사회에 평택시가 추천하는 이사가 참여하게 해서 인원 등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고 지역학생 우선비율, 지역학생 장학금, 지역상생 프로그램도 반영하겠다. 

올해 말로 예정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늦춰지더라도, 심지어 재공모를 하게 된다 해도 이 조건들을 관철하겠다는 것이 평택시의 의지다. 정말 지역을 위한 인재를 길러내고, 정말 세계적인 인재를 키워내는 국제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최영수 위원
평택고덕국제학교설립자문위원회

■ 기조발제
최영수 위원/평택고덕국제학교설립자문위원회

지역 학생 장학금, 우선협상 조건
학교법인 선정 때 철저한 검증 필요

고덕국제학교 설립은 이곳에 자녀를 보내려는 평택시민뿐 아니라 평택시가 명품 교육도시로 발전하길 바라는 시민의 기대와 열망이 담겨 있다. 국제학교 설립에 앞서 교육서비스 주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고덕국제학교는 외국인 고급인력이 자녀를 보내고 싶은 좋은 교육환경을 갖춘 엘리트 스쿨이다. 연 수천만 원에 이르는 학비만 봐도 모두가 다닐 수 있는 곳이라 하긴 어렵다. 경제적으로 학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해도 학습능력이 뛰어난 평택의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려면 지역인재 장학금 문제를 잘 풀어야 한다. 해외 명문 사학 대부분은 20% 내외의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찾아 평택국제학교에 반영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가능한 반영할 필요가 있다. 평택시가 지역학생 장학금을 우선협상 조건으로 내건 만큼 최종협약서에 반영되어 잘 실천될 것으로 본다.

지역 학교와의 협력은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과제다. 고덕국제학교는 길 건너에 초·중·고교가 위치한다. 너무 다른 시설과 환경을 가진 학교가 마주 보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지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고덕국제학교 교육과정이 유럽식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가 될지 미국식인 AP(Advanced Placement)가 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어떤 교육과정을 선택하더라도 전인적이고 자기주도적 삶을 살도록 하는 교육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국제학교만의 장점이 있으리라 본다. 이 장점들을 우리 공교육이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평택지역 학교는 더욱 빨리 받아들여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고덕국제학교를 운영할 학교법인을 선정할 때 교육보다 이익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는 곳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한 후 상호 공평한 협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 제1기 국제학교는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설립에만 급급해 과도한 비용 지원, 불평등 계약 등을 야기했음을 다수 언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2기 국제학교인 고덕국제학교는 우리나라 교육과 평택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제1기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고 다른 지자체에 귀감이 되는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

 

▲ 김재균 위원장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 지정토론
김재균 위원장/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국제학교, 그들만의 리그는 안돼
평택지역 위한 학교로 함께 가야

국제학교 설립 이후에도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평택 교육과 연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고덕국제학교는 고덕국제신도시 2단계의 거의 중앙에 위치하게 된다. 지역사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시민, 더 많은 교육 관계자 등의 의견을 듣고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우리 지역을 위한 고덕국제학교로 가도록 평택시민이 함께 가야 한다. 계획대로 2026년 개교했을 때 평택시민의 자녀가 얼마나 입학할지, 국제학교와 일반학교가 어떻게 공생할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평택 땅을 저렴하게 내주고 시민이 낸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동반 상생할 길을 처음부터 탄탄히 닦아 평택시민이 그 혜택을 받도록 잘 조절해야 한다. 평택시는 양보할 때는 과감히 양보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강하게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 최준구 의원
평택시의회

■ 지정토론
최준구 의원/평택시의회

교육국제화특구로 교육수준 높여야
‘특별법’ 개정. 과실송금 문제 해결

국제학교는 삼성전자, 미군기지 등 외부의 정책적 요구로 필요성이 제기돼 내부와의 괴리감이 상당할 것이다. 학생들은 등교하면서부터 나랑 저 친구는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넘을 수 없는 어떤 상황을 경험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괴리감을 줄이려면 국제학교가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게 하고 이를 어떻게 제도화할지 고민해야 한다. 지역의 우수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문제다. 국제학교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등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학생들은 국내 대학에 진학할 수밖에 없다. 서울대 등에 진학하는 교육과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자칫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국제학교 설립을 평택교육의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 10년 전 추진됐다가 결실을 보지 못했던 교육국제화특구의 재추진과 평택지원특별법의 개정을 제안한다.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되면 평택 전역에서 국제교육이 이뤄져 교육환경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평택지원특별법 개정은 국제학교가 이익 잉여금을 본국에 배당·송금하는 ‘과실송금’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 우리나라 법은 교육기관의 과실송금을 금지하고 있다. 외국학교법인이 사업에 한눈 팔지 않고 교육에 집중하게 하려면 특별법 개정으로 과실송금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 양상진 장학사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

■ 지정토론
양상진 장학사/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

국제학교 잉여금은 교육 향상에 쓰여야
국내 교사와 실질적 교류 활성화해야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학교법인들은 경제적 이익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여기서 첫 번째 질문이 생겨난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외국학교법인은 지자체에 지속적으로 과실송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중요하다. 국제학교의 이익 잉여금은 양질의 교사 초빙, 교육 프로그램 개발, 수업료 인하 등 교육 향상에 쓰게 해야 한다. 둘째 국제학교와 지역학교 간 인적 교류가 필요하다. 지역과 교육과정에 대한 상호 이해가 바탕이 될 때 상생 협력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학생들에게 잠재적으로 전이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학교 교육에 관심 있는 국내 교사들과 실질적인 교류를 활성화할 방안을 제시해줬으면 한다. 셋째 국제학교가 평택 학생들의 선택 가능한 영역에 머물 수 있느냐다. 우선협상대상 학교들은 자국에서도 학비가 비싼 명문학교에 속한다. 어려운 형편에도 자녀교육에 모든 것을 투자하는 우리나라 교육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세계로 뻗어 나가는 대한민국에서 사교육에 쏟아 붓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그럴듯한’ 국제학교가 설립될 필요가 있다. 우려되는 점은 국제학교 설립의 기대효과가 교육이 아닌 경제적인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 황우갑 회장
평택시민아카데미

■ 지정토론
황우갑 회장/평택시민아카데미

지역사회 품격 높일 기회
교육 양극화 등 고민 필요

미군기지 이전을 감내한 대가로 조성 중인 고덕국제신도시 국제학교는 평택의 가능성과 도시의 품격을 높일 기회라고 생각한다. 주변의 교육 분야 전문가들에게 확인해보니 국제학교는 ‘국제 영리학교’라며 고덕국제학교도 5년 있으면 초기 투자비용을 다 회수한다고 한다. 평택시도 도시 브랜드가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으니 무조건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 다만 지역 학생 입학비율, 이익의 지역사회 환원, 지역 교육 양극화 대책 등을 함께 공유하고 지혜를 모아나가면 좋겠다. 평택시가 제시한 평택시 추천 이사의 이사회 참여는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제학교는 자국 법인과 별도로 한국에 법인을 세워 운영하게 된다. 그런 조직 형태에서 평택시 추천 이사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게 하려면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 이상헌 회장
고덕동단체협의회

■ 지정토론
이상헌 회장/고덕동단체협의회

고덕국제신도시, 외국어교육특구 지정
설립추진위원회, 입주민 참여 있어야

고덕국제신도시 주민들이 국제학교를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기대하는지 10월 10~15일 구글독스를 활용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000명에 달하는 응답자 중 98.2%가 국제학교 설립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자녀를 보낼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78.7%로 집계됐다. 외국 학교법인을 선정할 때 우선해야 할 항목으로 공신력 높은 기관의 학력인증을 받은 학교 80.8%, 설립 학교 졸업생들의 진학 성과 49.3%, 실력 있는 원어민 교사진 48.2%, 외국학교 초·중·고교 졸업과 한국 학교 졸업자격 동시 부여 41.9%, 진료 개발을 위한 클럽 활동의 다양성 40.4%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으로는 글로벌 인재 양성이 72.8%, 설립 후 기대하는 혜택은 지역학생 우선선발이 75.6%였다. 고덕국제신도시 입주민들은 내국인 학생과 평택 학생을 법적 허용한도에서 최대로 선발, 평택시국제학교장학재단 설립, 고덕국제신도시를 외국어교육특구로 지정, 평택지역 일반학교에 해외학력 인증 프로그램 개설, 국제교류단지에 외국대학 국내캠퍼스 설립 등을 요구한다. 가칭 국제학교설립추진위원회에도 고덕국제신도시 입주민이 참여할 기회를 부여해 고덕국제학교가 민·관이 협력해 만든 곳이 되길 바란다.

 

 

정리/임 봄 기자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