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고개 3집
<십자가에 못 박힌 한반도>에
문학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

 

▲ 손창완 시인
박석수기념사업회 사무국장

평택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주둔하는 한미동맹의 핵심도시로 발돋움했다. 1950년부터 현재까지 우리사회에 깊숙이 파고든 미국이다. 경기북부와는 달리 평택, 송탄의 기지촌 문제는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으로 쟁점화 되기까지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송탄 기지촌 문제를 깊이 있게 끝까지 천착한 작가가 박석수 문인이다

박석수 문인은 1949년 9월 16일 평택군 송탄읍 지산리에서 태어났다. 시집 <쑥고개>로 송탄 기지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박석수가 보여준 문제의식은 오늘날 우리가 어떤 시각에서 미군기지 이전의 문제를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장해주는 선제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러한 이면에 위치한 쑥고개라고 하는 공간은 박석수문학의 젖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쑥고개’는 필자가 어린 시절부터 항상 듣던 단어이자 송탄을 아우르는 지명이기도 하다. 듣기만 해도 친숙한 단어이다. 학창 시절로 기억한다. 시민단체 등에서 쑥고개라는 지명을 송탄으로 변경하자고 피켓을 들고 거리 캠페인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쑥고개라는 지명이 송탄으로 바뀌면서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듯했다. 그리고 우리는 박석수 시인을 통해 쑥고개라는 지명을 새롭게 맞이하게 되었다.

<십자가에 못 박힌 한반도>는 이승하·우대식 시인이 편집한 박석수 시인의 쑥고개 3집 작품이다, 쑥고개가 가진 지리적, 지역의 문학적 콘텐츠를 문화로 승화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했다. 그래서 2017년 박석수기념사업회 창립과 함께 박석수문학예술제 ‘쑥고개는 살아있다’를 시작해 2018년에는 이외수 작가 초청 강연회 ‘박석수를 말한다’, 2019년 지역문학인과 만남 ‘박석수를 부른다’로 계속해서 이어왔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12월 3일 평택시립 지산초록도서관에서 2022 박석수문학예술제 ‘십자가에 못 박힌 한반도’를 개최한다. 평택이 낳은 문인 박석수 작가의 작품을 ‘시민들과 함께 詩가 노래를 만나다’를 주제로 기념하고 풍부한 감수성을 키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 박석수 문학전집 3권 <차표한장>의 출간기념회를 함께 진행한다. 지역 저명인사들과 국내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시객들이 시 낭송으로 시민들에게 문학의 울림을 선사한다. 그리고 박석수 문인의 작품 시를 노래로 작곡해 발표한다. 아울러 <십자가에 못 박힌 한반도> 작품을 주제로 시극을 펼친다. 다양한 문학 콘텐츠를 갖고 박석수의 시를 새롭게 만나도록 준비했다.

박석수 문인은 평택의 정신문화로 의미가 크다. 그는 1960~70년대에 기지촌이 발달했던 지역의 특수성을, 작품을 통해 안타까워하며 민족의식과 향토 애향심을 드러냈다. 우리는 지금 미군 문화에 동화될 것이 아니라 박석수 문인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향토문화를 보존해 미군에게 전파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박석수기념사업회는 박석수의 작품을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뜻깊은 시간과 지역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십자가에 못 박힌 한반도>에도 문학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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