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더퀘스트

 

 

▲ 박주하 사서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처음 직장에 들어온 게 엊그제 같은데 돌아보면 어느덧 6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40대가 되면서 크게 두 가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후회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이고, 다른 하나는 직장인으로서 내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인지 실제로 40~50대를 겨냥한 도서들은 시중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평소에 심리학이나 자기계발서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종류의 도서들은 틈틈이 읽었고, 두 가지 고민 중 하나는 그런대로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직장인으로서의 나의 고민에 대한 답은 내가 좋아하는 부류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았다. 

그래서 ‘기획’ ‘업무능력 향상’ ‘일머리’ 등의 키워드로 검색을 하던 중에 이 책,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를 만나게 되었다. 먼저 책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다. 직장에 들어오고 2~3년까지는 업무를 익히는 것만도 벅차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고, 성장이나 발전에 대한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그 시기를 지나 연차가 쌓이고 후배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문득 선배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고 무겁게 느껴졌다. 나는 과연 내 분야에서 정말 ‘선배’라고 불릴 자격이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경제단체에 입사하여 후진타오 주석, 조지 부시 대통령 등이 참석한 국제행사와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총괄 등을 맡으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저자의 이러한 경험들이 이 책에 잘 녹아있어서 실제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접목해보면 유용할 것 같다. 

저자는 직장인의 성장에 필요한 필수 역량으로 ‘아이디어’ ‘실행’ ‘협업’ ‘커리어’ 4가지를 꼽았고, 각각의 챕터로 나누어 설명 하고 있어서 가독성이 좋다. 특히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내는 ‘실행’ 파트 중 워터폴 방식을 적용한 체계적 접근에서 ‘만약 서점의 책을 새로운 기준으로 재배열해본다면?’에 관한 사례를 들고 있는데, 사서인 내게 굉장히 인상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 

중간 규모의 독립서점이 수익이 줄어 해결방안을 모색하던 중에 잘 나가는 독립서점의 새로운 진열 방식을 벤치마킹하여 적용한다는 내용으로 기존의 분류 방식만 고집하지 않고 테마와 키워드로 진열하여 베스트셀러 외에 다양한 책을 소개하여 전체적인 판매량을 늘리고자 시도한다. 예전에 ‘유 퀴즈 온 더 블록’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내용과 부합하기도 해서 흥미 있게 읽었고, 큐레이션이 중요한 요즘 트렌드와 잘 맞는 내용인 것 같아 좋았다. 

일과 성장, 어렵지만 해내야만 하는 직장인의 숙명인 것 같다. 나처럼 초보도 아니지만 실력자도 아닌 대다수의 애매한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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