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 농가 경영난 심각, 사료 값 감당 힘겨운 농가 속출
수입육 단속·소비 촉진 운동 지원 無, 정책적 배려 미흡

 
국내 사육 돼지 수가 사상 최초로 1000만 마리를 넘는 등 과잉공급으로 인한 출하가 폭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평택시 돼지 사육두수도 2012년 말 기준 12만 407마리로 전년 대비 1만 1066마리 10.12% 증가해 생산농가들이 가격 폭락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월 1일 기준 국내 사육 돼지 수는 1010만 7000마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5만 6000마리 14.2% 급증했으며 이에 따라 2년 전 구제역 파동 당시 마리당 80만 원을 웃돌던 돼지 출하 가격도 절반 이하로 떨어져 37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평택에서 가축병원을 경영하고 있는 송 모(50) 씨는 “예방접종 비용도 부담스러워하는 곳이 많다”며 “생산단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일부 농가에서는 사료 값을 감당 못해 돼지를 굶기고 있는 곳도 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 했다.
정부는 이러한 가격회복을 꾀하기 위해 생산농가들에게 자율적으로 사육두수를 줄일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한우의 경우 전분기보다 9만 3000마리 3.0% 줄어드는 등 정부 정책이 일부에서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으나 돼지의 경우 오히려 사육두수가 늘어나 향후 한동안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돼지 사육농가들은 현재의 가격 폭락은 공급문제만이 아닌 정책적인 배려 소홀가 더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한돈협회 평택시지부 이희득 지부장은 “현재 수입되는 물량이 국내 생산량보다 많은 상황에서 국내 농가의 모돈 감축만이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생산을 줄여도 대기업들은 수입량을 줄이지 않아 결국은 국내 축산농가의 설자리만 좁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득 지부장은 계속해서 “많은 소비자들이 소고기는 신경을 쓰고 있지만 돼지고기는 원산지 표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 허위 판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행정기관의 단속도 전혀 안 이뤄져 소비자와 생산농가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평택시 축수산과 관계자는 “거래내역서 확인을 위주로 점검을 하고 있으며 육안으로 식별해 수입산과 국내산을 구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한우 위주로 단속을 하고 있어 올 들어 한돈(韓豚)에 대한 단속과 실적은 없는 형편”이라고 답했다.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돕는 판매촉진 운동도 돼지고기의 경우 거의 이뤄지지 않아 돼지사육농가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예산 집행도 주먹구구식인 것으로 조사됐다.
평택시의 2012년 관련 예산은 1000만 원. 그러나 이마저도 설맞이 직거래장터·봄꽃나들이·경기도체육대회·G 페스티벌 등 4건의 행사에 한우 위주로 600만 원만 집행됐고 나머지 400만 원은 사용하지도 못했다. 또한 2013년 예산 역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4월 26일 개막한 봄꽃나들이 행사에서 미한우 시식회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한돈협회 평택시지부 이희득 지부장은 “행정 책임자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무원들에게 수입돼지고기 보다는 한돈(韓豚)을 먹어달라고 한마디만 해도 형편이 달라질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평택시 축수산과 관계자는 “2012년의 경우 선거로 인해 예산을 미처 집행 못한 것에 원인”이라며 “미리 계획을 정하기보다는 때에 따라 시의 적절하게 예산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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