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판매 어려운 유통 구조 문제, 대형유통업체 무관심도 한몫

 
로컬푸드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평택에서 생산하는 농·특산물 통합브랜드 슈퍼오닝(Super O’ning)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슈퍼오닝(Super O’ning) 쌀의 경우 철저한 계약재배와 검수를 통한 품질보증이 이뤄지고 있고 최상급 브랜드 쌀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면서도 맛은 뒤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전동에 사는 주부 정모 씨는 “일반 쌀보다 다소 높은 가격이라서 구입을 망설였는데 한번 밥을 해 먹어보니 품질대비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변에서도 맛좋은 쌀이라는 입소문을 듣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자들의 평가와는 달리 대형할인점이나 기업형 슈퍼마켓에서는 슈퍼오닝 쌀을 구입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어 유통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지역에 입점한 4개의 대형 할인마트의 경우 L사와, E사는 쌀 코너에 슈퍼오닝 제품을 구비하고 있지만 H사의 경우 2개 지점 모두 취급하지 않는 것. 또한 조사에 따르면 안중농협 등에서는 4kg 제품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기존 취급점도 10kg, 20kg 등 대용량으로 포장되어 있을 뿐 급속히 늘어나는 1인가족이나 도시형생활주택 입주자들이 많이 찾는 소량 포장은 취급하지 않고 있어 선택권이 제한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중에 내려온지 3년이 된 임모 씨는 “인근 농협 공판장이나 축협 등지에서는 슈퍼오닝 쌀을 취급하는 것으로 아는데 쌀을 구입하려고 일부러 그곳에 가는 것이 쉽지 않다”며 “마트에 생필품을 구입하러 가면서 쌀을 같이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는 슈퍼오닝 제품을 구비해놓지 않아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용이동에서 나홀로 살며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다는 최모 씨도 “마트에 가면 혼자 관리하고 다루기 편한 소포장된 제품을 주로 구입한다”며 “슈퍼오닝 쌀도 포장이 작은 제품이 마트에 출시된다면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쌀의 경우는 조금의 수고를 거치면 관내 구입이 충분히 가능한 편이지만 다른 슈퍼오닝 브랜드 제품인 과일이나 채소는 대부분 구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할인마트 4곳에서 슈퍼오닝 오이나 슈퍼오닝 배를 취급하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으며 이는 최근 늘어난 아파트 단지를 상권으로 하고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평택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이나 배 같은 경우 시의 홍보도 더 강화해야겠지만 근본적으로 농산물 유통 단계가 가지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며 “현재 판로에는 문제가 없어 생산자들이 소량판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타지역 판매만으로도 충분히 물량을 소화할 수 있어 홍보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문제 해결을 위해 로컬푸드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하지만 예산이나 시스템상으로 볼 때 단기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신들의 이익만 중요시하는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 더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전통시장과의 갈등을 겪으면서까지 입점했으면서도 막상 개점 이후에는 지역사회에 무엇인가 이바지하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이 생색내기용 행사만 가끔 한 번씩 하고 말 뿐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무관심한 것이 문제”라며 “대형업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만큼 평택지역 제품을 누구나 다양하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지역특산물 코너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용이동에서 농산물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는 “인근에 최근 입주한 아파트 주민이 주 고객인데 외지인들이 많아서인지 특성상 슈퍼오닝 브랜드를 찾는 사람이 딱히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제품을 진열해 놓고 홍보를 하면 판매를 늘릴 수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야채나 과일의 경우 명절을 전후로 반짝 출하를 하고 그 이후엔 소량 출하를 하지 않아 판매할 방법도 없다”며 “시 차원에서 중간도매 역할을 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갖춰준다면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평택이 자랑스럽게 내놓은 슈퍼오닝 브랜드는 그 품질이 점차 알려지고 입소문을 듣고 구입하려는 타지인들이 증가하면서 점차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당장의 경제적 효과에 앞서 평택이 가지는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 고장에서 나는 먹거리를 지역민들이 자유롭게 구입하기 어려운 점은 유통상의 구조적 문제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향후 시급히 해결할 과제며, 일부 대형업체들의 무관심과 자기편의주의적 판매방법 또한 획기적인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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