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도 찾을 수 있는 작품 필요”

“첫 공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치러”
“문화, 자생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한국연극협회 평택지부는 창립 초연 작품으로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를 올려 2회 공연에 1000명의 관객이 찾아 나름 인상적인 데뷔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도내 인구 30만 명 이상 도시 중 학생 연극반이 없는 유일한 도시일 정도로 약한 기반을 가지고 있는 평택에 연극지부를 설립해 신선한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정운봉 지부장을 만나 그가 추구하는 문화와 연극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첫 공연을 마친 소감은?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이제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이 든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연이었기에 성공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게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역시 관객동원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어려움이 많았는데 평택시 관계자 등 많은 분들이 도와줘서 큰 실수 없이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공연을 치루고 난 이후 느낀 점은?
젊은 층이 연극에 관심을 갖게 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악극이라는 특성상 이번 공연에서 대부분의 관객들이 중장년 이상 노년층이었다. 세대를 넘나들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며 다음번 무대에 올릴 작품도 이 같은 방향에 초점을 맞춰 기획하고 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예산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 이번 공연은 무대장치와 배우출연료 등을 포함해 3900만 원이라는 적은 예산으로 치러냈다. 기존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서울에서 같은 수준의 공연을 하려면 최소 1억 원 정도는 소요된다. 적은 금액으로 하려다보니 최상의 퀼리티를 갖추지 못한 점이 아쉽다.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다음 무대에 올릴 작품은?
평택 문화의 자랑거리인 평택농악 ‘무동이’와 관계된 연극을 준비 중이다. 현재 자료를 수립하고 있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다. 연극이란 일종의 몰입이 중요한데 배우들이 그 역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한동안 배역과 같은 삶을 사는 것이 필요하다. 부족한 것이 많지만 지역에서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얻고 시나리오를 써 갈 방침이다. ‘무동이’에 앞서 오는 6월 29일 소리터 야외극장에서 ‘뺑파전’을 공연할 예정이다.

경기도청소년연극제 예선대회를 치렀는데
이번 청소년 연극제는 경기도대회에 나갈 팀을 뽑는 경기남부권역 예선대회였다. 평택에는 고등학교 연극반이 없어 작년 지부 설립 후 최초로 한 사업이 각 학교에 연극반을 만드는 것이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지부 회원들이 열심히 지도한 결과 이번에 평택에서 경기물류고등학교와 현화고등학교가 대회에 출연해 ‘우리들만의 하모니’라는 작품을 올린 현화고등학교가 대상을 받아 경기도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지역의 문화 인재 육성은 평택시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대학 연극영화과를 지망하는 많은 학생들이 연극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점도 평택 연극의 저변 확대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부장으로서 할 말이 있다면
연극인 개인으로서의 생각과 지부장으로서의 역할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예술적인 측면이 중요하겠지만 운영에 관한 문제도 외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예산문제에 있어 더욱 그렇다. 1000만 원을 들이면 그 수준에 맞는 작품이 나오고 1억 원을 투자하면 그에 어울리는 작품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지원을 바라기보다는 점차 자체 사업을 통해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겠지만 일정 괘도에 오르기까지는 외부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화라는 것은 투자 효과가 즉시즉시 나타나지 않는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화에 대한 평택시의 관념이 어느 정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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