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오닝농업대학, 좋은 강사 섭외 1년동안 진행하는 특별 과정
한국적인 기후 적응해 색이 변하는 애플망고, 식물의 위대함 느껴
‘평택꽃나들이’처럼 제주 서귀포에서는 ‘제주농업생태원’ 운영
재배를 넘어 가공·직접배송·건의사항 청취하는 농업방향 배워야

▲ 제주 특산물(아스파라거스, 적색 망고, 여주와 오크라, 용과-시계방향)
처음 재배해 본 마늘이 풍년을 맞았다. 무농약으로 재배한 것이라서 그동안 잡초제거에도 힘들었다. 마늘을 캐내는 호미질이 바쁘기만 하다. 지난 늦가을 투명한 비닐에서 싹이 난 마늘을 비닐 밖으로 꺼낼 때 까지만 해도 이토록 큰 마늘은 기대하지 못했다. 그런데 마늘을 보는 사람마다 ‘이렇게 좋은 마늘은 보기 드물다’고 칭찬일색이다.
마늘 주변으로 딱딱해진 흙을 깨는 호미질이 더욱 바빠지는 이유가 또 한 가지가 더 있다. 예년보다 한 달이나 빨리 찾아온 장맛비 소식과 더불어 올 봄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슈퍼오닝농업대학’의 제주도 연수일이 바로 내일이기 때문이다.
이 나이에 대학이라니…, 생각해보면 우스운 일이지만 평택시에서는 벌써 여섯 번째로 진행하는 일이다보니 이젠 꽤 체계가 있고 시간 시간마다 좋은 강사들을 섭외해 1년간이지만 특별한 대학과정을 잘 진행해 가고 있어 자못 자부심을 가질만한 과정이다. 또한 실제로 농사를 짓고 있는 프로 농사꾼들에게 하는 교육이다 보니 진행 팀에서도 가볍게 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모든 시간이 평가가 가능하도록 고민한 흔적도 곳곳에 보이고, 뒤에서 늘 함께하는 정현우 지도사의 다정한 잔소리와 언제나 듣기 좋은 ‘솔~’ 음으로 우리들에게 엄마처럼 챙기는 김인숙 계장의 목소리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게다가 김희수 총학생회장과 임원들의 구수하고 넉넉함이 어우러져서 슈퍼오닝 6기 농업대학의 과정진행은 어느 때보다도 잘 돌아가고 있다.

▲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센터의 순무 실증시험재배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센터 방문
제주도 연수는 2박 3일간 진행이 계획되어 있다. 시간설정이 얼마나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는지 출발시간은 새벽 4시, 마지막 끝나는 시간도 밤 12시에 돌아와서 마치게 되는 빡빡한 일정이다.
3일간 비워지는 이유로 전날의 작업에 손길이 바쁜데다 출발 당일 새벽 4시까지 농업기술센터에 도착해야하는 출발시간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전날까지 바삐 일하느라 허벅지에 땀이 차서 땀띠가 생겼고, 장마가 시작되기 전이라 습도는 왜 이렇게 높은지 땀이 비 오듯 했다. 일손 공백에 대비해 이런 저런 준비들을 마치고보니 새벽 1시 30분, 늦어도 3시에는 일어나서 준비해서 출발해야 4시전에 도착이니 마음은 바쁘고 몸은 노곤하고 힘들었다.
잠시 눈을 붙이고 3시 40분 농업기술센터에 도착했다. 동기생 어르신들은 얼마나 부지런하신지 절반은 벌써 도착해 계신다. 식량과·가공과·채소과에서 모인 60명의 학생들과 여행사 사장님, 두 명의 공무원이 함께 해 모두 63명의 인원이 차량 두 대에 나눠 타고 새벽공기를 가르며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60명의 우리 일행은 저마다 힘겹게 전날을 무리해서 마무리하고 동참한 눈치다. 어떤 이는 남편 생일인데 새벽에 미역국을 끓여놓고 드시라하고 나왔단다. 나이 들어 공부하는 슈퍼오닝농업대학 학생들의 삶은 바쁘고 힘들지만 그래도 소망과 여유가 있고, 열린 마음이 있어서 좋다.
우리가 방문한 한국농촌진흥청 제주도 현장에서는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온난화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며 여러 가지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라산 200m에서 700m 고지에서 자랄 수 있는 여러 가지 식물들을 재배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열대과수들이 상륙 재배된 후 이미 상품으로 수익을 올리는 작물들도 많이 있다.
애플망고는 같은 망고라 해도 한국적인 기후에 적응해 사과같이 빨간 망고가 열리고, 하우스재배를 통해 10kg에 5~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태국이나 필리핀의 망고색깔은 노란색인데 비해 한국에서 재배하면 애플망고가 된다는 것이다. 기후에 따라 변하는 식물의 위대함(?)은 농사를 배우면 배울수록 더 많이 느끼게 되는 점이다.

▲ 부모와 함께하는 감귤따기 체험
▲ 감귤 재배현황을 듣고 있는 방문자들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농업생태원
최남단농장 농장주는 지금부터 20여 년 전 물려받은 땅에서 귤 농사를 시작했지만 1톤 트럭 가득 귤을 실고 가도 3~4만원밖에 받을 수 없는 상황을 만나게 되면서 큰 좌절을 경험하게 됐다고 말한다. 부모님은 항상 자신들처럼 농사짓지 말고 공부해서 사무행정직이나 사업을 하는 성공적인 삶을 살라고 늘 말씀하셨지만 물려받는 땅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천직이고 가장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시설들은 곤충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장해 나비와 하늘소·풍뎅이 등등 모든 곤충들을 길러 판매하고 있으며 오리·사슴·토종닭·노루 등 동물 먹이주기, 그리고 1kg의 귤을 딸 수 있는 감귤 따기 체험이 있다. 현재는 자체 농장에서 생산되는 양으로는 주문을 다 감당할 수 없어서 60%는 주변의 다른 감귤농장에서 납품받아 주문을 처리할 정도라고 한다.
농업을 6차 산업이라고 설명하는 가족들의 기쁨과 수고와 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1차·2차·3차를 다 합쳐서 체험한 후 돌아갈 때는 가지고 돌아가며 주문도 가능한 모든 서비스의 통합이다. 단지 재배를 넘어 아름답게 가공하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배송해주며 건의사항을 직접 처리해 더욱 품질을 높여가는 방향이야말로 우리 ‘슈퍼오닝농업대학’ 학생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가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평택시농업기술센터가 해마다 4월말부터 5월말까지 진행하는 꽃박람회가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방문하는 특별한 행사가 된 것처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는 ‘제주농업생태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점을 잘 살려서 공원과 농원, 체험과 좋은 품질의 감귤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 기능은 물론 미로공원과 녹차밭 등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전시관과 하우스에서 비교실험중이며 개발 중인 여러 감귤의 종류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예전부터 지어왔던 농사방식과 농기구들이 전시돼 방문한 학생들을 공감하게 했다.

▲ 슈퍼오닝대학 제주도 연수생
 
제주 올레길과 한라수목원
올레길은 제주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체험현장이다. 신선한 공기와 완만한 길에 대한 소문을 익히 들었지만 참여한 학생들은 ‘이런 길이면 평생 걸어도 걸을 수 있다’며 2시간 정도 걷고 돌아와서도 못내 아쉽다는 반응이다. 제주도 전체가 특별한 땅이란 사실을 발로 밟으며 더욱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돌 위에 놓인 땅, 흙을 밟으며 세상을 밟고 인생을 당당하게 걸어가는 올레길이다.
세계유네스코에 오른 동굴들의 시작지점이 ‘거문오름’이다. ‘거문오름’은 용암동굴에 마치 기둥처럼 위에서 아래까지 연결된 모습도 특이하고, 동굴 안에 호수가 있는 특별한 모습들이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으로 인정되어 유네스코에 등재된 곳이다.
곶자왈은 제주지역 해발 200~600m에 이르는 거의 모든 곳이 숲과 돌과 자갈로 형성된 곳이며 특히 용암이 가장 마지막까지 흘러와 굳기 직전 부분들이다. 그래서 비가와도 물이 금방 스며들어 아래로 내려가고 비가 오지 않으면 바위틈에서부터 찬 공기와 습기가 올라오기 때문에 해가 쨍쨍 뜨는 날씨에는 바위틈에서 올라오는 물안개가 장관을 이룬다.
특히 일흔이 넘은 숲 해설가 선생님의 모습은 더욱 감동을 준다. 4·3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홀로 살지만 제주시에서 특별히 숲 해설가로 교육하고 봉사자로 건강하게 남아 분화구와 능선까지의 모든 안내를 빠른 걸음과 정확한 해설로 안내해 젊은이들을 오히려 부끄럽게 만든다.
에코랜드는 용인 한국민속촌이 운영하는 곳으로 대한민국의 특별한 전통문화와 지역적 특성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곶자왈’ 지역을 기차를 타고 돌아보면서 그동안 배운 지식들로 나무이름과 습지식물들을 찾아보는 일은 참 흥미롭다.
제주시 동문의 재래시장은 평택의 5일장과 특별히 다르지 않지만 파는 물건들이 주로 감귤과 관련된 것들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말린 생선류와 자반생선·활어시장도 관심 있게 볼만하다. 재래시장은 집집마다 가격이 달라서 길 밖에 나와 있는 가게들은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고 안쪽에는 1만 원 정도까지 차이가 나는 것도 있었다.
이번 슈퍼오닝농업대학 6기 재학생들은 이전 기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농사와 밭일에 손과 발과 몸이 단련된 농사꾼들이라 그런지 힘든 연수일정을 건강하게 잘 소화해 냈다. 3일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분들을 보았고, 그분들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엿보기도 했다. 가공과를 주름잡는 여성분들의 파워(?)도 보았고, 분화구에서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흰머리 동급생 어르신도 특별했다. 일과 후 온몸에 땀이 나도록 신나게 춤을 추며 함께 하신 유모 어머님도 예쁘고, 식량과 강 대표님과 1조 분들과 더욱 깊은 우정과 사랑을 나눈 것 같다. 농사의 달인들인데 초보 농사꾼이 이분들과 함께 연을 맺고 동급생이 된 것이 가장 뿌듯하고 감사하다. 이제 절반이 지나가고 있고 남은 기간 농사에도 성공하고 관계속의 풍성함도 모두에게 아름다운 향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모든 일정이 가능케 기획하고 준비해주시고 승인해주신 김선기 학장님과 김영소 부학장님, 그리고 담당 지도사 모두에게 감사와 박수를 보낸다.
정리│임 봄 기자

 ‘슈퍼오닝농업대학’은?
평택시의 대표 농특산물 브랜드인 ‘슈퍼오닝’의 이름으로 대학명칭을 정한 것으로 이 과정을 통해 고품질 우수농산물 생산을 위한 기술교육은 물론 농업과 농촌을 이끌고 갈 전문 인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36주간 평택시농업기술센터 교육장 또는 국내 현장견학을 통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평택을 대표하는 농산물 학과 등이 마련돼 있다. 지원 자격은 평택시에 주민등록을 가진 농업인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남기홍
슈퍼오닝대학 제6기 식량과/고덕면 당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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