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가카새키’라는 저속한 표현으로 현직 대통령을 희롱하거나 ‘뼛속까지 친미’라는 저급한 말로 대통령을 폄하해도 별 탈이 없는 좋은 나라다. 특히 제1야당을 자처하는 야당대표는 정권만 쟁취하면 대통령과 측근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대통령을 협박하며 으름장을 놓아도 좋은 세상이다. 정말이지 자유민주국가임을 실감나게 하는 나라인건 분명한 것 같다. 교사들의 수난도 대통령 못지 않은 것 같다.
여교사가 학생들 보는 앞에서 머리채를 잡혀 끌려 다니면서 욕설을 들어도 조용하다. 수업도중 게임을 한다는 이유로 꾸짖음을 당한 고교생이 어머니뻘 되는 여교사의 가슴을 향해 날카로운 흉기를 겨누어도, 또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고령의 남교사를 화장실로 끌고 가 넥타이를 맨 목을 조르며 낄낄거리는 학생들을 보아도 모두가 외면하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학교는 교육(敎育)을 받는 신성한 교사(校舍)다. 그런 교사에서 십 수 년 교육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서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교육’이란 한자는 <맹자>의 “得天下英才而敎育之”(천하의 영재를 모아 교육하다)란 글에서 전래된 것이라고 한다.
교(敎)는 매를 가지고 아이들을 길들인다는 뜻이고 육(育)은 갓 태어난 아이를 살찌게 한다는 뜻으로 기른다는 의미가 함축되어있다. 영어로는 ‘education’ 라틴어의 ‘educatio’에서 유래된 것으로 빼낸다는 의미와 끌어올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내부적 능력을 개발시키고 미숙한 상태를 성숙한 상태로 만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잘못된 교육 정책이 학교를 망하게 하고 학생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진보성향의 김상곤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제정 이후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어려워지면서 학급담임기피현상이 심화되고 기간교사들이 담임을 떠 맡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번 조례가 학생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교사들의 손발을 모두 꽁꽁 묶어 놓는 식이 되다보니 교사들이 학생의 인성(人性)을 지도하고 학교 규율을 바로 세울 권한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런 방심으로 인해 교사가 애정 어린 손길로 지도하면 잘 될 아이도 결국 소중한 기회를 잃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평생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 약한 학생이 어려움에 처해도 교사는 더 이상 보호해 줄 생각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교사가 학생에게 존경 받을 기회도, 자격도 모두 잃게 된다.
가뜩이나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수모를 당하면서 교권강화가 화두가 되는 시기에 진보성향의 경기도 교육감과 서울시교육감이 한 목소리로 무모하게 추진한 학생인권조례가 공표되면서 더욱 더 학생들의 지도가 어렵게 되었다. 대다수 교사는 일상화 되어버린 왕따와 학교폭력마저도 외면하며 방치하고 있다. 이는 교권추락에 이어 학생인권조례가 공표되면서 학생들을 가르칠 의욕과 애정이 식어졌기 때문이다.
가족을 위해 땀을 흘리며 오직 앞만 보고 달리는 아버지 역시 그렇다. 늘 피곤에 지쳐 가족들과 대화를 나눌 시간도, 함께 할 시간도 없다. 그렇게 살다 퇴직이라도 하면 가정에서 홀대를 받으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다. 대통령과 교사와 아버지는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주춧돌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까지 했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군왕의 말은 아버지의 말과 같고 또 스승의 그림자는 밟아선 안 될 존경의 대상이며 아버지는 그 집안의 최종결재자이자 권위의 상징이었다. ‘군사부일체’는 의미 그대로 임금,아버지, 스승은 한 몸으로 존경을 받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렸다. 요즘 세태는 군사부일체가 무색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5년 단임제 이후 여당으로부터 탈당 압력을 받는 대통령도 그렇고, 교권이 추락한 교사도 그렇고, 아버지의 처지도 그렇고 이들의 처한 심경을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신군사부일체’시대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가 홀대를 받고 권위를 상실한 마당에 대통령과 교사가 존경을 받을 수 있겠는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100년을 바로보고 세워야 한다는 옛 성인들의 말이다. 우리 사회가 단지 오늘 먹을 것을 위해 일희일비하며 한국사회에 교육의 기초를 다지지 못한다면 또 다시 우리는 백년을 교육의 폐해로 인해 고통 받게 되고 그 피해는 모두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에게 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은 말은 하지만 행동으로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국민모두를 혼란에 빠트린 경기도, 서울시 교육감의 정책이 올바른지 묻고 싶다. 학부모는 물론 국민 모두가 답을 기다리고 있다.



 
深頌 안호원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YTN-저널 편집위원/의학전문 대기자 역임
사회학박사(H.D), 교수, 목사
평택종합고등학교 14회 졸업
영등포구예술인총연합회 부이사장
한국 심성 교육개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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