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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권의 책 - 총, 균, 쇠
김미희 사서  |  ptsi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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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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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김진준 옮김/문학사상사
오랜만에 세계지도를 짚어가며 읽었다. 폴리네시아가 어디쯤인지, 오스트로네시아 어족의 이동경로는 구체적으로 어디를 말하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던 탓이다. 75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로 선뜻 읽기에 만만치 않은 이 책은 그만큼의 방대한 지식을 담고 있다.
왜 세계는 유럽이 먼저 지배했을까? 왜 흑인이 아니었고, 왜 중세까지 선진국이었던 중국이 먼저 지배하지 못한 것인가? 즉, 오늘날 세계에 존재하는 문명의 불평등 원인은 무엇인가?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저자는 생태지리학·생태학·유전학·병리학·문화인류학·언어학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 인류역사와 문명에 대한 통찰력 있는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구식 사고체계에 의한 교육을 받아오면서 우리들은 은밀하게 무의식적으로 백인들처럼 유럽 백인이 인종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있지는 않은가? 인종차별적 생물학적인 이러한 관점이 불평등에 대한 주류의 설명이었다면 이 책은 우연한 지리적·생태환경이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역사적 과학이라는 렌즈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총기·병원균·쇠’라는 요소로 상징되는 정복자들의 힘은 야생 동물의 가축화와 야생 먹거리의 작물화를 통한 식량생산 규모의 차이로 잉여식량 생산이 가능한 데서 시작됐다고 본다. 인구밀도 높은 정주사회인지 여부와 ‘사회의 경쟁 및 확산’도 원인으로 지목한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식량 생산을 시작했던 곳 중 하나인 중국이 지배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너무 일찍 오랫동안 통일국가가 되어 도시국가간 치열한 경쟁과 확산을 통해 발전한 유럽에 못 미쳤다는 점이다. 또한 백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생각처럼 유럽인이냐 아프리카인이냐는 차이가 아니라 지리적·생물학적인 우연이 이들의 현재 모습을 가름하는 중요한 잣대라는 의미 있는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 일본인의 기원이 고대 한반도에서 대량 이주한 한국인이라는 저자의 이론도 흥미롭다. 유전자를 분석해 보면 한국인과 야요이인의 비율이 조몬인보다 우세한 점과 일본어가 고대 고구려 언어와 유사하다는 점을 증거로 든다. 때문에 현대 한·일간의 평화관계를 위해서는 먼저 고대에 쌓았던 이러한 유대관계에서 시작되기를 권하고 있다.
고대 문명의 발생과 확산의 요인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은 현대 세계에도 적용한다. 국가나 조직·기업의 혁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통합이나 지나친 개별화 대신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면서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현대 세계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가난한 나라를 도우려면 가난한 나라의 긴 역사적 연결고리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나라의 실정에 맞게 체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인데 그건 우리가 문물을 받아들일 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인류문명에 대한 관심과 의문을 증폭시킨다. 위대한 잉카문명이 스페인의 총·균·쇠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졌는데 현대 세계의‘총·균·쇠’는 무엇일까? 뒤처지지 않고 발전하려면 앞선 문명의 도전에 대해 어떻게 응전해야 하나? 동서축으로 진행되는 문명 발전의 흐름으로 볼 때 유럽에서 미국을 거쳐 동북아시아로 이동한다면 우리 민족의 역할은? 문명의 확산은 폭력적인 과정을 밟아 희생시키면서 확산되어야만 하는가, 대안은 없는가…

   
 

 

 

김미희 사서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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