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봉하 관장 돌의자로 추모 ‘눈길’

 
“천진하게 웃고 / 많은 이를 사랑하고 / 옳다고 생각하면 어떤 어려움도 겁내지 않았던 / 빛나는 열정을 가지셨던 분이 / 다시 돌아가 큰 나무그늘 드리우는 / 돌 의자가 되었도다”

‘2009년 가을에 그리움을 돌에 쪼아 새기다’라고 쓰인 이 돌 의자는 평택시립도서관 마당 한 켠에 오늘도 묵묵히 버티고 앉아 이따금 사람들을 그리움에 젖게 만든다.
지난 2007년에 작고한 이봉하 관장은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지던 당시 이미 도서관을 떠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직원들과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온통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그분의 인간적인 면을 존경했어요. 너무나 열정적으로 뛰어다니시고 동료와 후배들을 당신 몸보다 더 살뜰히 살펴주시던 분이기에 도무지 그분의 부재가 실감나지 않았죠. 그래서 직원들과 독서모임을 하시는 분들, 도서관 이용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저 돌 의자를 만든 거예요. 다들 그렇게라도 그분을 기억하고 싶었거든요”
이봉하 관장을 기억해내는 직원들의 눈시울은 뜨겁다. 그분과 함께 일하던 열정을 잊지 못하는 평택시립도서관 유현미 계장은 지금도 그분을 생각하며 말을 잇지 못한다.
“늘 먼저 청소를 하셨고 먼저 인사를 하셨어요. 시에 큰 행사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가지고 나타나 행사장을 누비셨고 지리산이나 오서산 정상에서도 그분 손에는 어김없이 평택을 알리는 현수막이 휘날리곤 했지요. 도서관 10주년이 되던 때 그분과 함께 행사를 진행했었는데 도서관의 역사를 연극으로 만들어 보자시며 직접 연극배우로 참가하기도 하셨지요. 직원들은 우리가 배우도 아닌데 도저히 안 된다고 했었지만 결국 그분의 열정에  따랐고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어요. 그분은 늘 안 되는걸 되게 만드는 분이셨죠”
오는 10월,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는 평택시립도서관은 이번 기념행사에서 그분을 떠올리며 당시 했던 행사들을 재현해 볼 생각이다. 도서관 식구들은 이봉하 관장에 대해 하나같이 말한다. 당신이 있어 행복했다고,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사람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했던 故이봉하 관장, 안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해보는 거지유 뭐, 안되면 말고!”라고 유쾌하게 웃어 보이던 이봉하 관장은 지금도 도서관 한켠에 돌 의자로 남아 도서관 식구들과 함께 오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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