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시의회 주관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토론회

평택시의회 주관 토론회, 금융사 요구로 비공개 개최
참석대상 선정에만 2시간 격론, 치열한 논쟁 이어져
주민·시행사·평택시 입장차 여전, 道는 참여도 안 해

▲ 이희태 평택시의회 의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는 토론자들. 좌측 상단부 금융사 관계자들의 자리가 텅 비어 있다
경기도의 청문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사업 중단 위기를 맞은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평택시의회가 주최한 토론회가 9월 24일 오후 2시 송탄출장소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토론회 참석자 문제로 회의 시작 2시간이 넘도록 갑론을박을 벌이다 당초 예정과는 달리 비공개를 합의하는 우여곡절 끝에 오후 4시가 넘어 정상 진행이 이뤄졌다.
회의 시작에 앞서 평택시의회는 모두발언을 통해 “간담회의 대표성과 실효성 확보를 위해 관련 6개 기관·단체에 공문을 보내 참석을 요청했으나 경기도는 다시 공문을 통해 불참 의사를 밝혀왔다”며 공문내용을 공개했다.
경기도는 공문을 통해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은 7월 2일 청문을 완료해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으나 주민 숙원사업인 점을 감안해 행정처분 전까지 보상이 가능한 금액이 확보될 경우 사업촉진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
이희태 평택시의회 의장의 사회로 진행을 시작한 토론회는 시작하자마자 임승근 부의장의 이의제기로 곧바로 중단됐다.
임승근 부의장은 금융권 참석자들의 빈자리를 지적하며 “오늘 회의는 자금조달과 관련해 금융권의 입장을 듣는 것이 중요한데 송탄출장소까지 오고도 회의 장소에는 나오지 않은 것은 어떤 이유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브레인시티개발 윤용호 대표이사는 “당초 간략한 토론회 정도 규모를 예상했던 금융권 관계자들이 회의 성격이 공청회 수준으로 바뀐 것을 알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발언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며 “언론 노출과 같은 사항은 민감한 부분이 있어 본사와의 상의가 필요하다며 참석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불참으로 회의 내용이 형식적일 것을 우려한 통합지주협의회 김준수 회장은 “주민 모두발언 까지만 공개하고 나머지 과정은 비공개로 하자”며 “참석한 방청객과 언론인 등 토론회 참석 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사람들은 퇴실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기성 의원은 “비공개로 하면 다시금 진실공방이 재현될 것이고 회의 내용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어차피 나중에 가서는 공개될 것을 굳이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고 누가 남고 누가 나가야 하는지 기준도 없어 공개 토론을 해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또한 회의 불참을 통보해 온 경기도에 대해서도 “시행사의 새로운 제안이 있고 책임이 적지 않음에도 이 일과 무관한 것처럼 공문만 보내고 참석을 안 한 경기도는 추후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양경석 의원도 “금융사는 사업에 투자할 의지가 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핑계를 대고 회의 자리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로 회의를 비공개로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길어지자 이희태 의장은 토론회 진행을 일시 중단하고 관계자들과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 과정에서 참석자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토론회가 이대로 파행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일기도 했다.
결국 30여 분간의 진통 끝에 시행사·평택시·주민대표의 프레젠테이션과 입장표명 까지만 공개하고 본격적인 토론은 최초 참석 대상자들과 속기사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기로 합의됐다.
시행사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5개 금융주관사 자문계약 ▲4개 건설사의 공동주택용지 매입의향서 ▲사업비 조달구도 ▲채무보증행위에 대한 법적 해석 등 주요 사항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고 평택시가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유기옥 평택시 기업경제과장은 ▲시행사가 80% 자금을 먼저 가져올 것 ▲평택시 보증 20%에 대한 담보 선 제공 ▲행정처분은 경기도 고유 권한 ▲평택시도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추진의지가 있다는 발언으로 시행사의 설명에 반론을 제기했다.
또한 손종천 산업환경국장은 “평택시의 20% 참여는 행정지원에 국한된 것이며 공동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평택시의 할 일은 다한 것이다”라며 “평택시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현재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행사가 신뢰할 수 있는 자금조달계획을 가져오는 것 뿐”이라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주민 대표로 입장 표명에 나선 김준수 회장은 “오늘 간담회는 평택이 문화·경제도시로 나가느냐 기지촌으로 전락하느냐 결정하는 자리인데 김선기 시장은 취임 3년 6개월 동안 성균관대 유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시장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는 김선기 시장은 어느 시, 누구를 위한 시장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사전 배포된 유인물을 낭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발언에서 김준수 회장은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공청회 개최를 평택시의회에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며 말을 맺었다.
이날 토론회는 시의회 차원에서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의욕에 앞서 참석자 간의 사전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등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겨 향후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평택시의회는 비공개 토론을 마친 후 논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이날 저녁 추가 회의를 갖고 불참한 명은희 의원을 제외한 모든 의원들이 별다른 이견 없이 동의한 가운데 25일 경기도에 ‘브레인시티개발사업 해제 보류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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