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133m 토루·외황 확인, 발굴 사례 매우 희소 ‘가치 커’
학계 전문가, 평점 84.89점 나와 현 위치 원형보존 방향에 무게
10월 14일 문화재청과 경기도시공사에 따르면 고덕면 여염리·방축리 일원 ‘고덕 국제화지구 내 3구역’ 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 너비 2.8~8.2m, 외면 높이 0.8~1.8m, 길이 133m의 토루와 청동기시대 주거지 11기 등 모두 410여기의 주거지가 확인됐다.
기호문화재연구원에서 2011년 11월 17일부터 발굴조사를 시작한 이 제3구역에서는 133m의 토루가 발견됨에 따라 올 8월 8일 토루에 대한 전문가 검토회의를 개최했으며,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8조 규정에 의해 올 8월 8일과 8월 14일 두 차례 ‘매장문화재 평가회의’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8일 ‘전문가 검토회의’에서는 “시굴조사 결과 확인된 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유구에 대해 발굴조사를 실시하도록 하며, 토성 유적은 보존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후 6일 만인 8월 14일 열린 ‘매장문화재 평가회의’에서는 “성토하여 구축한 토성유구는 추후 조사지역 외에서도 조사를 해 규모 및 성격을 밝히는 것이 좋겠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이 자리에서 학계의 한 전문가는 “이번 발굴 결과는 조선시대 대규모 토루로 조사 사례가 매우 희소할 뿐만 아니라, 토루 내의 단위 생활면이 명확하게 구획되어 있으며 그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해 토루의 역사성과 성격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사료돼 보존조치 돼야 마땅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밖에도 “현장 보존의 어려움도 있어 공사 후 원지형과 토루의 원형을 살려 현 위치에 복원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학계 전문가들이 이번 발굴에 대해 평가한 결과 평점이 84.89점 나와 기준 평점인 ▲현지보존 74.31점 ▲이전복원 63.92점 보다 매우 높은 평가가 나와 현 위치에 원형보존 하는 방향으로 더 무게가 실렸다.
학계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는 9월 17일 ▲3차원 DB 구축 및 이전 전시를 통한 교육자료 활용 ▲사업 변경을 통한 구간 원형보존 및 기록보존 병행을 문화재청에 제시했다.
문화재청은 9월 27일 국립고궁박물관 회의실에서 개최한 2013년 문화재위원회 ‘제9차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의’에서 사업시행자의 보존 방안을 심의한 결과, 참석 위원 9명 만장일치로 ‘보존 방안 재작성 후 재심의’ 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의결 결과에 대해 “사업시행사가 제출한 보존방안의 보완이 필요해 이같이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발굴된 토루는 평택~삼척고속도로까지 이어졌으나 고속도로 건설 당시 일부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진행되는 유적 발굴조사는 ‘중앙문화재연구원’과 ‘경기문화재연구원’, ‘기호문화재연구원’ 등에서 사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제2구역에서는 ▲백제 저장수혈 6기 ▲통일신라시대 주거지 1기·수혈 4기·밭 경작유구 1개소 ▲조선시대 주거지 7기·수혈 50기·토광묘 및 회곽묘 43기·구상유구 6기 등 여러 시기에 걸친 다양한 성격의 유구 139기가 조사됐다.
또 제3구역 시굴조사 결과 ▲청동기시대 주거지 7기 ▲통일신라시대 및 조선시대 주거지 340여기 ▲길이 133m의 조선시대 ‘토루’와 성 밖에 둘러 판 물 없는 못인‘ 외황(外隍)’이 확인됐다.
박성복 기자
sbbark@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