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은 한국 역도의 메카였다

연재를 시작하면서
평택이 ‘한국 역도의 메카’라는 사실을 아는 시민이 몇이나 될까?
오는 4월 22일부터 아시아 45개국이 모여 치르게 될 2012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의 평택 유치는 단지 소수 사람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평택은 과거 기라성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거 배출해 낸 역도 명문 도시였으며 이런 뿌리들로 인해 지금도 많은 대회에서 금메달이 쏟아지고 있는 우리나라 역도의 메카다.
이번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는 이런 뿌리에 근거해 유치되었다. 평택은 지금도 역도인들 사이에서 평택은 자신들이 모델로 삼았던 선수들을 배출해낸 동경과 추억의 지역으로 불린다. 또한 지금도 그 맥을 이어 우수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운동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회의 평택 유치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모든 뿌리는 열매의 근간이다. 뿌리 없는 열매는 금방 시들게 마련이다. 평택시사신문은 잊혀져가는 평택 역도의 뿌리를 발굴해 지역 스포츠의 정체성을 찾고 이 순간에도 땀 흘리며 평택 역도의 맥을 잇고 있는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평택역도의 영광을 되살려 주길 바라는 의미에서 ‘세계를 들어 올린 평택역도’를 7회에 걸쳐 연재한다. 본지가 마련한 ‘평택 역도 뿌리 찾기’가 평택역도의 발전에 미미하지만 단단한 초석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편집자 註

 

 
황우원·최종근 등 스타 선수 대거 배출

평택은 과거 역도의 메카로 이름을 날리던 지역이었다. 장미란 선수에 버금가는 선수도 많이 있었다. 86, 90 아시안게임 금메달 2관왕을 차지했던 황우원 선수가 바로 평택출신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선수를 지도한 최종근 국가대표 코치도 평택출신 선수였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은 그리 많지 않다. 평택 역도의 뿌리가 그토록 깊다면, 그리고 지역에서 배출해낸 훌륭한 선수들이 현재도 우리나라 역도 발전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면 이제는 큰 대회를 앞두고 평택 시민이 먼저 나서서 관심을 표명하고 이들의 선전을 응원해야 할 때다.

아시아역도대회, 왜 ‘평택’인가?

 
평택시는 지난해 아시아 각국의 치열한 경쟁을 물리치고 2012년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는 3월 22일부터 30일까지 평택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아시아 45개국이 모여 벌이는 역도 축제 한마당으로 진행된다. 500여명의 각국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총 15개 체급(남자 8, 여자 7)에서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아시아 역사들에게 꿈과 희망인 이번 대회의 평택 유치는 단지 몇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역도인들 사이에서도 이미 평택은 역도에 관한 한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낸 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 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역도의 역사가 비슷한 평택시와 수원시는 대회가 열릴 때마다 항상 대립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역도 인구가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 전국적으로 평택과 수원이 주축이 되어 역도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대회가 열리면 항상 수원과 평택이 경쟁하듯 금메달과 한국 신기록, 대회신기록을 수립하곤 했다. 그런 중에서도 역도 선수들을 키우기 위해 애썼던 평택역도 지도자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도 새싹들을 돕던 후원자들로 인해 평택역도는 나날이 기세를 뻗치며 크게 발전했다.
평택역도는 1955년 평택고등학교에 역도부가 창단된 것을 시작으로 60여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당시 유도인 출신의 최병익 평택교육장의 주도로 학교 체육부를 만들기 시작해 1970년대엔 효명고등학교, 1980년대엔 태광고등학교에서도 팀을 창단해 많은 선수를 배출해냈다. 그 중 효명고등학교는 50년대에 이미 역도부가 결성된 후 침체기를 겪다 70년대에 새롭게 창단되었던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평택고등학교와 효명고등학교, 태광고등학교 역도부는 출전한 대회마다 메달을 휩쓸어 역도인들 사이에서는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평택 역사들을 뛰어넘어야만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전국에서 활약하는 평택 역도인들
역도는 고대올림픽 시작 당시부터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어온 유서 깊은 스포츠로 우리나라 역도는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김성집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국제대회 입상의 시작이다. 이 올림픽을 후원하기 위해 한국 최초의 복권이 발행되기도 했는데 이 복권의 발행자는 다름 아닌 당시 민정장관을 지낸 평택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 선생이어서 평택과 역도 사이의 또 다른 인연을 보여주기도 한다.
평택 역도인들의 활약은 가히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다. 1975년 한일친선역도대회 금메달리스트 이명구(평택고), 1970년 제6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대주(평택고), 1975년 한일친선역도대회에서 대회신기록를 세운 금메달리스트 박명구(평택고), 1970년 한국신기록보유자 최인재(평택고)와 그의 동생이자 1970년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세운 최문재(평택고), 1964년 전국역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장철재(평택고), 1980년 낫세르배 국제역도대회 금메달리스트 이광현(평택고), 1973년 전국역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박승규(평택고), 1985년 아시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3관왕 박태민(효명중·고), 1995년 아시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최종근(태광중·고), 1992년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3관왕 전상석(효명중·고) 선수 등은 그 활약상만으로도 평택 역도사에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한다. 특히, 1986년과 1990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2관왕을 차지하고 1990년까지 한국 신기록을 30여회 갱신한 황우원(효명중·고) 선수는 역도인들 사이에서 신기록 제조기로, 또 역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현재 전국에서 선수들을 키우며 지도자로 맹활약하는 코치나 감독 중에도 평택출신이 많다. 효명고등학교 출신 박태민 선수는 국군체육부대 역도부 감독을 역임하고 있으며 역시 효명고등학교 출신의 전상석 선수는 경기체육고등학교의 역도코치를 맡고 있다. 효명고등학교 출신 권처문 선수는 현재 경기도장애인역도연맹 전무이사로 장애인역도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 태광 중·고등학교 출신 최종근 선수는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선수가 소속된 고양시청 역도팀과 국가대표 여자팀 코치를 겸임하며 맹활약 중이다. 평택시청 실업팀을 맡아 평택 역도인들을 육성하고 있는 강병조 감독 역시 태광고등학교에서 활약하던 선수출신이다.

평택역도 영광 재현, 기대감 커져
평택 역도 관계자들은 지난 2011년 4월 17일, 평택시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마침내 중국 안후이성 퉁링에서 아시아연맹(AWF) 대표단과 협약식을 갖고 2012년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의 평택유치를 확정지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선기 시장, 송종수 시의회 의장, 양대영 생활체육회장, 최호 평택시역도연맹회장 등 우리 측 10여명과 슐탄(아랍에미리트) 회장과 모라디(이란) 사무총장 등 AWF 측 인사들이 참석해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아시아역도연맹(AWF)이 주최하고 평택시와 대한역도연맹이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2012 런던올림픽 마지막 출전권이 주어지는 아시아대륙 예선전을 겸하고 있어 장미란, 사재혁 선수 등 국내 간판급 스타선수들은 물론이고 아시아 정상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외 역도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평택 역도의 영광을 기억하는 이들의 관심은 크다. 평택시청 실업팀을 비롯해 고등학교 역도팀에서 땀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선수들 중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과거의 영광을 역도의 메카 평택에서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오는 4월 22일, 아시아 역사들의 축제가 평택에서 열린다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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