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탐사평택의 쟁점
기획특집 - 평택의 쟁점 26 - 슈퍼甲 공기업의 횡포 평택 시민들은 분노한다공기업, 말만 공익성·자사 이익 우선 ‘이중 잣대’
강성용 기자  |  seakang45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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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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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자사 사정만 내세워 각종 개발 계획 일방적 축소·철회
한전, ‘전력난’만 전가의 보도로 휘둘러, 약속 이행은 뒷전
자체규정 들어 지자체 조례는 뒷전, 특단의 대책 강구해야

   
▲ 공익을 앞세운 공기업들이 평택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겠다는 생각은 소원한 상태다
   
▲ 지명이 소사벌이 아닌데도 아파트 이름에 버젓이 들어간 소사벌 명칭
평택지역이 개발 열기에 휩싸이면서 대규모 사업시행자로 나선 공기업들이 평택시민들의 고통과 욕구를 외면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으로 비춰져 지위가 높은 자와 낮은 자를 지칭하는 갑을(甲乙) 관계가 공기업과 자치단체·평택시민 사이에서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공기업은 민간기업의 접근이 어려운 각종 개발 사업이나 사회 인프라 조성 사업 등 공공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을 최대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철저하게 이해득실을 따지곤 한다. 이처럼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며 지역주민의 피해에 무감각한 실상을 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LH, 청북택지지구 4년 끌다 대폭 축소
주민 해제요구에 마이동풍·마이웨이
인프라 구축 실패, 투자가치 상실 불러

개발사업과 가장 관련이 깊은 공기업은 단연 LH 한국토지주택공사를 꼽을 수 있다. LH가 평택지역 대규모 개발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97년 7월 청북면 옥길리와 안중면 덕우리 일대 4960만㎡(150만 평)가 ‘청북택지지구’로 지정되면서 부터다.
당시 건설교통부를 대신해 사실상 개발계획 입안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LH는 경기개발공사와 함께 7201억 원을 투자해 2006년 까지 인구 10만 명수준의 신도시를 만들 계획임을 밝혔다. 주민들은 사업 시행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산권 행사의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아오면서도 개발에 대한 희망을 갖고 기다려 왔으나 결국 4년이 지난 2001년 7월 주민들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지구지정 변경고시를 통해 150만 평에서 60만 평으로 개발지역을 대폭 축소하기에 이르렀다.
최초 입안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으며 사업 계획 확정 이후 통보 형식의 ‘사업설명회’만 형식적으로 개최했을 뿐이다. 또한 사업 착수가 늦어지자 주민들의 지구지정 해제 요구가 빗발쳤으나 이는 수용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사업규모를 축소했다.
결국 10만 명을 계획한 신도시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데 실패하고 인프라 구축도 어려워 투자지역으로 매력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투자가치 상실은 외부 인구 유입 보다는 지역내 이동에 의지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 수요를 아직도 채우지 못해 교육·문화·환경적 측면에서 갖가지 민원이 제기되는 단초가 됐다.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 일방 철회
후속대책 없이 재무구조 악화만 강조
평택·경기도시공사 리스크 대신 떠안아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는 LH가 사업성 부족을 빌미로 후속대책 하나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포기해 평택항 개발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평택항 육성책의 일환으로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그 중  포승지구 사업자로 선정된 LH는 모두 208만㎡(63만평)의 부지에 자동차 부품단지와 3만 4000여 가구를 수용하는 주거·관광·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청북택지지구와 마찬가지로 각종 경제적인 요인을 이유로 착수는커녕 보상에 대한 절차조차 수립하지 못한 채 3년여의 시간을 끌어오며 주민들의 피해를 키워오다 2011년 4월 사업을 포기를 선언하는 무책임함을 또다시 보여줬다.
당시 정장선 국회의원은 “사업 포기에 따른 해당지역 주민들의 불편과 불이익에 대해 LH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지만 LH는 ‘재무구조 악화’만을 계속 내세우며 지금까지도 별다른 후속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결국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는 평택항 배후단지 개발을 이어가고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경기도시공사와 평택도시공사가 공동 사업시행자로 나서 보상계획이 공고되는 등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LH가 부담해야 할 리스크를 지자체가 떠안은 셈이다.

명칭·약속·법규 무시, 돈 문제만 엄한 잣대
수의계약으로 특정업체에 경작권 몰아줘
개선에 무관심, 공기업 책무 등한시

고덕국제신도시 개발과 관련해서는 토지경작 문제로 이주민들과 폭행으로까지 비화된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여전히 ‘슈퍼甲’으로 평택시민을 을(乙)로 취급하는 모습이 비춰지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겪었던 고덕이주주택 최용철 대표는 “이주민들의 생계문제를 염려해 영농을 허용한다는 LH가 정작 당사자들과의 협의 없이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 업체에 싼 값에 영농권을 몰아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LH는 <평택시사신문>과 향토사학계의 지적에 따라 ‘LH 평택소사벌1단지’와 ‘LH 평택소사벌2단지’ 입구 조형물에 새겨진 ‘소사벌’이라는 명칭의 철거를 검토하겠다고 답했으나 입주가 끝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철거 계획조차 명시하고 있지 않는 등 진정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아파트 벽면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현수막을 거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다. 적발된 일반 민간아파트에서는 즉시 철거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LH는 “분양에 어려움이 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만을 내세우며 계속 불법 게시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자사 이익을 목적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으며 잘못된 점을 개선하는데도 인색한 것이어서 공익을 내세우는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배다리저수지 도서관 건립도 “개발이익이 나면 반영할 수 있다는 조건부 계약이었다”며 사실상 건립에 난색을 표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소사벌지구 이주자 택지에는 한쪽 면에만 인도를 개설해 집단 민원이 발생하고 있으나 “교통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른 것이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원론적인 대답만 답습하는 등 LH의 지역주민 무시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한전, 공익 내세워 막무가내 밀어붙이기
의원 질의에 “돈 많으면 지중화 해라”
철탑 농성 해고자에 비용 청구 ‘노동탄압’

한국전력은 전력난을 이유로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평택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부락산 정상에 송전탑을 건설하면서 진입로를 조성하기 위해 폭 6m·길이 500m 규모로 산림을 훼손해 물의를 일으키는가 하면 간담회에서 이를 지적한 시의원에게 “평택시가 돈이 많으면 자금을 대서 지중화하라”고 막말수준의 발언을 하는가 하면 “주민설명회는 의무사항 아니다”라고 사전 공청회조차 인정하지 않는 고자세로 일관했다.
이에 간담회 참석자들은 “공익사업임을 내세우며 밀어붙이기식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한전은 자신들의 입장만 관철하기 위해 44만 평택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마저 무시하고 나서 그 횡포가 도를 넘었다”고 입을 모아 한전의 행태를 성토하기도 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철탑에서 벌인 농성과 관련해서 한국전력 경기지역본부는 “무단점거로 인한 안전관리 상시 감시에 따른 관리비용이 발생했다”며 3491만 원의 비용을 청구해 노동운동을 탄압하기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브레인시티 예정지역을 가로지르는 송전탑 건설문제가 주민의 반대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한전은 “전력수급에 차질이 있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공사강행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개발계획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송전탑 건설은 자칫 예산낭비와 중복 투입으로 지방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거센 여론에 부딪히고 평택시장의 지상송전탑 건설 절대불가 방침에 따라 주춤한 상황이다.
그러나 밀양사태에서 나타났듯이 언제 공사를 밀어붙일지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주민들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내뱉고 보는 空約, 모럴해저드 심각
부지매입 단계부터 지역민과 불통
온수공급 배관 공사 시기도 못 잡아

국책사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또한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적절한 보상과 대책마련이 뒤따를 때 그 공감대가 형성되고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오성화력발전소는 “발전소 건설이 아닌 아파트 건설로 포장해 농지를 매입했다”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는 등 처음 토지 매입단계에서부터 말썽이 있었다.
공사과정에서 민원이 계속되자 “안화리에 온수공급시설을 설치하고 파손된 농로 전 구간을 새롭게 포장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완공 1년이 넘도록 온수공급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제시하고 있지 않았으며 농로도 일부 구간만 포장해주는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사벌 LH휴먼시아아파트도 임시로 3대의 공급시설을 가동해 온수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근본 해결책인 온수공급관 설치는 공사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입주민들은 타 지역에 비해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면서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은 평택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환경문제와 송전탑 건설로 인한 피해만 양산하는 발전소에 부지만 내어준 것으로 한전은 당장의 민원 해소를 위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한 셈이어서 시민들은 “사업 시행을 위해 주민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2012년 국감에서 “한전 임직원들은 2008년부터 5년간 556건의 비위사건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으나 그 건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견책감봉 등 경징계에 그치는 온정적 처분이 판을 치고 있다”고 한전 임직원들의 모럴해저드를 꼬집기도 했다.

공기업 자체 규정은 조례보다 상위
가난한 농민, 연료비에 돈 더 들어
시민에게 희생 강요, 혜택은 적어

이외에도 평택지역 개발에 긴밀한 관계를 가진 공기업은 한국농어촌공사와 한국가스공사를 꼽을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평택지역에서 지출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을 위한 수로정비공사에도 자사 시스템에 의한 배정으로 예산이 없다며 평택시에 손을 벌리고 있다. 공기업의 자체 규약이 지자체의 조례보다 상위에 있음을 알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평택지역에 전국 최대 규모의 공급기지가 위치해 있으면서도 막상 가스기지 주변지역 주민 대다수는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자가 가스 공급을 꺼려해 생활이 어려운 농민들이 오히려 값비싼 LPG나 석유를 사용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사업 전개 단계에서는 국가사업을 대행하는 공기업을 내세우며 지역민들에게 ‘대의를 위한 소의 희생’을 요구하다가도 이익을 논할 때는 경제성을 강조하는 공기업들의 甲 행세가 평택지역에서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를 제어할 지역사회 논의구조와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한전의 송전탑 건설 추진에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송탄동 주민들
   
▲ 아파트 벽면에 초대형 불법 현수막을 내걸고, 공원 이름도 제멋대로 붙인 LH공사
   
▲ 신설학교 통학 환경이 열악한데도 시급히 개선하지 않았던 LH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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