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나라의 농업부문에 미치는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동시 다발적으로 FTA를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한미FTA로 인해 향후 15년 내에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관세가 철폐된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이 넓지 않아 토지용역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농업의 국제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낮기 때문에 농업자원이 풍부해 높은 경쟁력을 갖춘 미국, 중국 등과의 FTA체결은 우리나라 농업부문 전반에 걸쳐 큰 피해가 예상된다.
한미FTA 발효 첫해에 5~40%의 관세를 부과해오던 관세가 약 38%의 품목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5년 이내에 60%의 품목이 무관세로 자유화된다. 10년 이내에는 90%, 최종 15년 내에 쌀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관세 없이 수입할 수 있게 된다. 15년 후 40%의 관세가 철폐되면 100g당 2000원도 되지 않는 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시장을 침투해 한우와 육우, 양돈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지역 평택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분야별로 보면 연간 축산 피해액이 131억 원(경기도 피해순위 5위), 과수가 24억 원(경기도 피해순위 배 2위, 사과 3위), 채소가 3억 원, 곡류 3억원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에따라 정부나 평택시에서는 지난해 12월 여·야 ·정 합의에 따른 추가 대책을 수립해 성난 농민들을 달래고 있지만 우리 평택시의 환경 변화를 보면 고덕국제신도시, 소사벌택지지구, 삼성과 LG산단, 포승국가산업단지, 브레인시티, 진위 마산산단 등 굵직굵직한 개발계획이 발표되는 등 위정자들이 말하는 평택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발표되면서 개발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평택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농민의 아픔이 있음을 고민해 보았는지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이주 걱정을 하는 이들, 터전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아픔을 알기는 하는가? 천직이라 알고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순수한 농민의 아픔을 헤아리고는 있는가?
‘슈퍼오닝’이 평택시 농특산물 통합브랜드로 전 국민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평택=슈퍼오닝’이라는 가치를 창출시키는데 힘써온 평택 농민들이 바로 FTA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다.
때문에 한미 FTA를 평택농업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고 이로 인한 피해대책 마련과 지원방법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3월이면 한미FTA가 발효 되고, 더군다나 올 1월 한중FTA 개시 선언을 하면서 직, 간접적인 피해가 예측되는데도 우리 평택은 지역개발이 주는 미래의 청사진에만 관심을 두고 있지, 이제껏 묵묵히 평택농업을 이끌어온 농민들에 대한 고민과 미래 자원인 농경지의 보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한미FTA가 가져올 피해와 또 다른 한중FTA로 인한 농업의 존립도 걱정되지만 평택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평택에서 소비하는 ‘평생평소(平生平消)’ 소비자운동, 지역의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입안과 기존의 한정된 수요 시장을 차별화, 비용 절감 등 경쟁을 통해 이길 수 있는 전략 마련과 새로운 농민운동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평택농업이 안고 있는 현재의 틀이 바뀌지 않는다면 한미FTA, 한중FTA에 따른 피해를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평택시의 농업정책 또한 지금껏 해왔던 지원이 아니라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작목 개발과 홍보마케팅 전략 수립 등 지역의 변화에 맞춰 신 시장에 대비한 정책을 입안하고 이에 따른 장기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만 한·미한중FTA를 극복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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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무 회장
한국농업경영인 평택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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