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봄나물로 만드는 사찰음식 강의 열려

 
3월은 겨우내 지친 몸을 깨워야 하는 계절, 움츠러든 세포들을 깨우고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봄나물만한 것이 없다.
평택 수도사에는 남들보다 먼저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찾아든다. 바로 수도사에서 진행하는 ‘봄철 사찰음식 만들기’ 강의를 들으러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다.

음식은 생명이다
3개월 과정으로 열리는 ‘사찰음식 만들기’의 이번 기수는 78기다. 오전 9시라는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음식 만들 준비로 북적대고 있다. 오늘의 메뉴는 두부 만들기와 봄나물 음식. 수도사 주지인 적문 스님은 벌써 20년째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찰음식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이나 입소문을 타고 수강생도 꾸준하다. 오늘 모인 사람들은 대략 10여명 안팎. 휴일이라 오지 못한 사람들까지 한다면 한 기수에 보통 20~30여명이 된다.
이들은 맷돌을 이용해 불린 콩을 갈고, 그 콩을 장작불을 땐 가마솥에 넣어 끓여 두부를 만든다. 직접 만든 두부는 사먹는 것에 익숙해진 일반인들이 쉽게 맛보지 못하는 별미다. 회원들은 번갈아 맷돌을 돌리고 가마솥에 넣은 콩물을 커다란 나무주걱으로 저어 두부를 만드는데 열심이다.
두부 만들기가 끝나고 이번에는 봄나물을 이용해 전을 만들고 나물을 만드는 과정이 시작된다. 사찰음식의 특징은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는다는데 있다. 마늘, 파, 부추, 달래, 무릇 등 대부분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은 재료와 고기, 젓갈, 인공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사찰음식은 두부와 버섯이 주 재료로 들어가지요. 자연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명의 음식이라고 불립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더 많이 연구가 되고 큰 호응을 보이고 있지요. 사찰음식은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어 스트레스와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건강에도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적문스님은 사찰음식을 생명의 음식이라고 말한다. 슬로푸드의 대표적인 음식인 만큼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자칫 어려운 음식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가정에서도 응용하면 가족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천안, 분당, 안산, 서울 등에서 모인 78기 기수들은 대부분 건강에 관심이 많다. 음식의 유래는 물론이고 그 음식들이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효과 등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돼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해 이 강좌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한 부부는 “갈수록 인공조미료에 입맛이 길들여지는 건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천연조미료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조금 익숙해지면 무엇보다 재료 고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포승읍 원정리 수도사에서 진행하는 사찰음식 만들기는 요즘 79기를 모집하고 있다. 우리 가까운 곳에서 좋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만큼 한번쯤 시간을 내어 배워두면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682-3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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