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계획 변경됐으면 원형 그대로 놔두는 게 나아”
평택시, “주차장 주 목적 아냐, 공사 후 주민 반응 좋아”

▲ 총 사업비 5억 원이 들어간 '부락산근린공원 광장 조성사업'의 전(좌)과 사업 후(우) 전경
평택시가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주차장이 없어 불편하다는 민원이 계속된다는 이유로 이충분수공원 옆에 50~100면 규모의 주차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시작한 부락산근린공원 광장조성공사가 ‘공원조성계획변경용역’을 거치며 당초 목적한 ‘주차장’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공사로 변질된 것으로 나타나 불필요한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본지 제25호, 2012년 6월 13일자)
평택시는 분수공원 우측 이충동 산 10-14번지 일원 5000㎡(1512평)에 주차장을 조성하고 부근 경관정리를 위해 시비 5억 원을 들여 2012년 3월부터 ‘공원조성계획변경용역’을 실시해 2012년 6월 말경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러한 계획이 알려지자 인근 건영아파트 주민들은 주차장 조성은 불가하다며 500여 세대의 반대 서명을 받는 등 강하게 반발해 평택시의 주차장 건립은 계획 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당시 건영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주변 차도에 화물차나 대형버스가 무단주차하면서 소음과 매연으로 주민피해가 많았다. 주변 가로수도 훼손되는 등 문제가 많아 수차례 평택시와 경찰에 건의했으나 아직까지 시정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는커녕 엎친데 겹친 격으로 주차장을 만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걸어서 3분 거리에 차량 430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이충레포츠공원 주차장과 각종 행사시 1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이면도로 주차장이 있어 충분히 주차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의견과 녹지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곳에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새롭게 주차장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반대여론이 높았다.
당시 평택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이충레포츠공원과 분수공원에서 행사가 동시에 열리면 주차 수요가 넘치게 된다. 이런 경우를 예상해서 주차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아직 주차장 건립이 100% 확정된 것은 아니며 주민 반대 의견도 있는 만큼 용역 결과가 나오는 데로 이를 감안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2012년 7월 5일 개최된 ‘제151회 평택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산업건설위원회 회의’에서 양경석 의원이 관련 사항을 질문하자 이명근 도시주택국장은 “평소에는 소규모 광장으로 해서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고 인근 주차공간이 꽉 찼을 때는 임시로 광장을 개방해 주차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답해 주차장 전용이 아닌 복합 용도 사용이라는 안이 새롭게 대두됐다.
그러나 2012년 12월 공사를 시작해 2013년 8월 완공을 한 부락산근린공원에는 ▲분수공원 확장 ▲잔디스탠드 설치 ▲보강토 옹벽 설치 ▲산책로 조성 ▲소나무 식재 등이 이뤄졌을 뿐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광장은 전혀 조성되어 있지 않아 당초 목적과는 전혀 다른 사업이 되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양경석 시의원은 “주차장을 조성할 목적으로 공원계획 변경을 추진한 것이므로 만들려면 주차장을 확실히 만들고 아니라면 계획 자체를 철회해 손을 대지 말았어야 한다”며 “산지가 훼손된 부분은 부분 보수를 통해 보완하면 될 일이며 인공적인 부분을 가미하기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놔두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택시 공원녹지가 관계자는 “공원 조성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 중 주차장이 일부 포함된 것이지 주차장 건설이 주된 목적은 아니었다”며 “주변 아파트 주민들도 환경이 좋아져 아파트 시세가 오르고 있다고 말하는 등 조성된 공원을 사용하는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차수요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도로와 인도 사이에 여유 공간을 둬 최초 계획에 포함됐던 주차 공간 확보라는 측면도 어느 정도 수용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자연의 보존과 환경 개선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초 조성 이유로 내세웠던 근거가 희미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인공적인 시설물을 설치하고 사람의 손길을 거쳐 공원을 조성했어야만 했는지, 그것도 4억 원에 가까운 시민의 혈세를 투입하면서까지 그다지 활용가치가 높아 보이지 않는 공원을 추가로 조성했어야만 했는지는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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