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안 로버트슨 지음/이경식 옮김
인간의 뇌는 우주의 탄생에 비견할 만한 미지의 분야이자 가장 복잡한 실체이다. 사람들은 오랜 연구를 통해 뇌의 구조와 기능 등은 알게 되었지만 계속해서 새로이 만들어지는 의문들은 생명의 끝점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난제를 인간에게 안긴다.
‘승자의 뇌’ 는 요약하면 ‘뇌’와 ‘호르몬’의 이야기다. 승리의 경험은 테스토스테론과 도파민을 분비 시키는데 이 호르몬은 마약을 복용했을 때 느끼는 환각·쾌락증세와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더 나은 승리, 보다 높은 수준의 권력을 추구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특히 권력욕이 강한 사람의 경우엔 권력의 영향을 받는 뇌의 자기중심적인 확신을 한층 강화하여 독단적 행동을 어렵지 않게 감행하게 한다. 이 호르몬을 연료로 삼은 ‘성공’은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거나 도덕적 지침을 훼손하게 할 수도 있다. 권력을 가짐으로써 감정이 고조되어 있는 상태, 즉 테스토스테론이 과잉분비 되는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의 관점에 무심해지고 이기적이 되며 타인을 보는 시각도 자기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존재인가로 주변을 바라보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이런 호르몬 작용은 보통의 시민들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거대 재벌이나 최고위 권력자들이 더 많은 돈과 더 높은 권력을 취하기 위해 벌이는 각가지 이해할 수 없는 행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인간의 뇌와 호르몬이라는 화학물질이 우리 몸을 지배하는 방식을 보면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경험적 요인에 의해 인간의 삶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승자는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데 이 통제감은 스트레스를 막아주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적절한 권력욕, 승리의 경험은 보다 나은 삶을 사는 원동력이 되지만 제어되지 않는 권력욕은 자신은 물론 타인을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 세계사에서 전쟁을 일으켰거나 승인했던 지도자들은 모두 권력욕이 과도하여 판단력이 흐려졌거나 도덕적 지침이 훼손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민주주의와 다양성이 보장되는 사회에서는 과도한 권력욕을 제도와 힘의 분산을 통해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지만 권력을 독점하는 구조일수록 리더의 테스토스테론, 도파민 중독을 제어하기 어렵다. 인체의 모든 기관은 서로 치밀한 신경망과 혈관 등의 조직을 통해 어떤 기관이던 독단의 행동을 할 수 없도록 서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여러 기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들은 한 인간을 지배하는 강력한 화학물질로 뇌와 상호작용을 하며 신체를 사실상 통제한다. 따라서 인간의 삶에서 특정의 호르몬이 과도하게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모든 사람의 뇌에는 인생항로를 조종하는 현명하고 냉철한 ‘자아(아마도 전두엽의 어떠한 역할)’가 있다고 추정한다. 그리고 이 자아는 절제·성숙·존중·달관·관용·포용·공감 등으로 표현되는 사회 심리적 관계로 그 성장 정도를 유추해볼 수 있다.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은 자아가 정신적·신체적 균형점을 갖고 통제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승자의 뇌는 중독성 있는 쾌감을 느끼게 하지만 지속적인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들은 특정한 호르몬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힘, ‘자아의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자아의 성장’에 최선의 방법은 언제나 ‘독서’이다.

 

 

 

 

 

송은희 사서
평택시립 지산초록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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