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더 가까운 문화원을 만들겠습니다”

새로움 속 경쟁력은 법고창신에서 비롯돼
시민이 자유롭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야

 
문화원은 그 지역의 정신적 뿌리를 지켜나간다는 점에서 어떤 기관보다도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평택 고유의 전통과 맥을 이어갈 평택문화원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정된 김은호 문화원장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012년 평택문화원 제1차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되어 지난 6일 취임한 김은호 문화원장은 앞으로 4년이라는 임기 동안 평택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보존·계승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법고창신(法古創新)하는 평택문화원

“그동안 문화원을 이끌어 오신 분들의 업적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문화원을 만들겠습니다. 향토사료관을 활성화시키고 지역의 문화를 찾아내 박물관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도 문화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해 왔던 건 활성화시키고 소홀했던 건 쓸어안으며 임기 동안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김은호(63) 원장의 리더십은 옛 전통을 본받아 현대의 문화를 재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에서 비롯된다. 문화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으로 김은호 원장은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전통문화를 발굴·보존하는 일, 둘째는 외국인들에게 평택의 문화를 알리는 일, 셋째는 젊은이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역동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지난해 시행한 향토사료전시회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나갈 생각입니다. 사료를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그 부분도 차차 보완해나가야겠지요. 지역사를 연구하고 책으로 발간해 보급하는 일이나 평택시티투어, 한미어린이 섬머스쿨, 웃다리문화촌 등의 일도 계속해서 잘 이어나갈 겁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평택의 문화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문화를 느끼고 알 수 있도록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김은호 원장은 대한민국을 알리는 문화의 첨병이 평택이었으면 좋겠다며 조용히 미소 짓는다.
문화는 곧 그 지역의 브랜드다. 현대사회가 아무리 급변하고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한다 해도 결국 진정한 경쟁력은 법고창신의 지혜에서 나올 수 있다.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바르게 제 색깔을 찾아내는 것은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그 지역의 이미지를 격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문화원은 객관적이고 진실한 곳이어야
“한광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양공대에 진학했습니다.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 때문에 그럴 수 없었지요. 외지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평택에 사는 어머님이 칠순이 되셨을 때 어머니를 가까이에서 모셔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평택에 내려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막상 평택에 와보니 어떤 문화적인 감성도 느끼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다른 건 몰라도 내 고향의 문화·예술 쪽에는 꼭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문화원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제가 학창시절에는 합창부도 했었고 대학 때도 YMCA나 여러 단체에서 봉사도 많이 했었거든요”
김은호 원장은 학창시절부터 문화예술적인 감성이 많았다고 한다. 그의 그런 생각들은 문화원 이사와 부원장으로 재직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화원의 사업에 힘을 보탰던 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활동에 집중
부딪혀 소리 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김은호 원장은 조용한 가운데 대화로 소통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을 좋아한다. 그의 지나온 시간들도 대부분 그런 시간의 연속이었다고.
“문화원은 다른 기관·단체에 비해 조금은 딱딱한 곳일 수 있습니다. 역사와 관계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객관적이고 진실한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평택문화원은 그런 객관성과 진실성을 바탕으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성을 키울 수 있는 사업에 무게를 둘 생각입니다. 우리 문화원이 지역·세대·계층 간 차이를 두지 않고 시민 모두가 언제든지 문화를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문화예술교육과 학교문화예술교육 등 수요자 중심의 사업모델 개발에도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기획하고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평택을 문화예술의 도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활력 있는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 인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문화원을 책임질 수장으로서의 진지함이 묻어난다.
지역의 문화는 그 지역민들의 삶의 자취이자 정신의 뿌리다. 문화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곳이 문화원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향후 급변하게 될 평택에서 김은호 원장에게 맡겨진 임무는 실로 막중하다. 새로운 각오로 문화원 업무를 시작하는 김은호 원장, 그로 인해 변화·발전하게 될 평택문화원의 모습이 자못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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