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속의 오래된 가옥이나 시설 등은 시간의 흐름으로 인하여 시대에 뒤쳐진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손에 의해 없어지기도 하고 방치되기도 한다.
시간이 만들어주는 보물을 발굴하고 보존하며 얻는 가치는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크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한 것들은 대부분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요소, 즉 발전되지 않은 것들의 대표적 상징물 등으로 치부하고 도시의 천덕꾸러기라 생각하기 일쑤이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전국에서 유행처럼 행하여지고 있는 ‘도시재생 프로젝트’ 등으로 도시가 변화하고 있다. 투자대비 문화적 성공률이 높은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대전 대흥동에는 구도심의 상권과 예술가들이 함께 공존하며 어울림으로 만들어내는 활력소가 있다. 보존의 가치를 높이 살리고 있는 군산과 부산의 감천마을·서울의 가회동 한옥마을과 보안여관 등만 보더라도 그 자체를 보존하거나 예술가들의 손에 의하여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예들이 있다.
이렇듯 슬럼화 되고 있던 도심이 보존의 가치와 함께 예술가들에 의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현장을 다녀왔다. 지난해 12월말 평택시 문예관광과 공무원과 팽성읍 각 단체장 그리고 경기문화재단 평택사업추진단이 다녀온 곳은 군산과 대전이다. 그동안 군산과 대전하면 떠올리던 생각에 덧붙여 소개하는 부분을 조금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군산에 있는 50년 된 낡은 삼봉여인숙은 예술가에 의해 갤러리로 변신하고 여인숙 2층은 예술가가 상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글 이름은 여인숙(旅人宿)으로 같지만 뜻은 여러 이웃이 모여 뜻을 이룬다는 여인숙(與隣熟)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뿐인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를 오르는 길 또한 예술가들에 의하여 변해있었다.
1945년에 개업한 우리나라 최초 제과점 ‘이성당’, 일본식 ‘히로쓰가옥’, ‘나가사끼18은행’ 등 일본인들의 흔적들이 오래되고 낡은 것으로 치부되지 않고 관광자산으로 재탄생되었으며 여인숙은 예술인들의 거점이 되어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또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산발적으로 있는 볼거리를 한데 묶는 관광벨트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시간 정도 소요되는 3km거리를 동네 골목골목 가이드와 함께 누비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은 유명 관광지에서나 봄직한 진풍경이다. 조용한 골목길을 관광객들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대전 대흥동 역시 낡고 오래된 산호여인숙이 예술가들로 인해 변모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흥동 구도심에는 소강상태인 상권과 어울려 공존하는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갤러리 등이 즐비하다. 예술가들이 먼저인가 상권이 먼저인가는 중요하지 않은 듯 보인다. 예술가들이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과 상권의 영업을 위한 움직임이 어울릴 듯 안 어울릴 듯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예술 활동을 위한 홍보 역시도 대흥동으로 사람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으리라 느껴진다. 이처럼 군산과 대전 대흥동은 예술관객과 일반관광객 증대로 인해 상권의 활력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분명히 이어지고 있다.
인사동 골동품 매장은 재고가 없다. 오늘 안 팔리면 내일은 더욱더 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은 골동품의 가치를 커지게 만들고 가격 또한 올려놓는다. 이처럼 시간이 만들어준 지역의 보물을 팽성읍 안정리에서도 찾고 싶다.
50년 된 목욕탕과 고풍스런 가구골목과 70~80년대를 연상케 하는 골목 등은 진정한 안정리의 소중한 보물일 것이다. 여기에 옛 보건지소가 문화적 커뮤니티의 거점이 되고 예술가들의 레지던스제를 통한 주민들과의 공동체를 일궈내는 작품 활동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가 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까지도 기대하게한다. 하드웨어적 지역발전과 함께 문화적 보존과 발전이 함께 진행된다면 훨씬 큰 상승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생각한다.
50년 역사를 가진 목욕탕을 가지려면 50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이를 보존한다면 100년의 문화유산이 된다. 지역의 천덕꾸러기를 찾아내어 효도하는 천덕꾸러기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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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현 단장
경기문화재단평택사업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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