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잔데…, 내 몸 속에도 혹이 있을까?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자궁경부암 검사만으로는 기껏해야 자궁의 경부에서 일어나는 세포의 병변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있는지를 알려면 초음파 검사라는 걸 해 보아야 합니다. 물론 혹들이 아주 커지면 아랫배가 나오고 만져지는 경우까지 있지만 건강검진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선 제일 흔하게 들어보는 혹이 바로 자궁근종입니다. 예전에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들은 우리 어머니들에게 자궁에 물혹이 있다고 말했었지만, 사실 자궁근종이 아닙니다. 자궁의 평활근을 이루는 세포 중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생기는 것으로 자궁근종은 물과 상관없는 혹이지요. 그런데 이런 자궁근종이 35세 넘은 여성의 둘 중 한 사람에게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참으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자궁근종이란 자궁혹을 가지고 있답니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자궁근종은 자궁 내에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장막하(소위 말해 자궁 밖으로 툭 튀어나온 근종), 점막하(자궁안 쪽으로 튀어나온 근종), 근층내(즉 자궁 중간에 박혀있는 근종)으로 나눠집니다.
그럼 자궁근종이 생겼다고 해서 누구나 증상이란 게 생길까요?
다행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반 정도나 되니까요. 하지만 자궁근종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생리 양이 많아지는 월경과다, 골반통증, 생리통, 혹은 성교할 때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골반 압박감이나 빈뇨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자궁근종의 진단은 과거에 여성의 질 안으로 손가락을 넣어 내진을 하는 방법이 이용되었으나 요즘에는 대개 초음파 검사로 간단하게 진단됩니다.

임신 전 자궁근종  치료 신중히
아무리 흔하다고 해도 혹은 혹이니까 그렇다면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궁근종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다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없는 근종은 그 크기가 커지거나 모양이 달라지거나 개수가 많아지는지 수개월에 한 번씩 경과를 관찰하기만 하면 됩니다. 자궁근종은 양성질환이므로 크기가 서서히 증가하지만, 드문 경우에서 악성변화가 일어나면 갑자기 커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근종이 커지거나 증상이 발생하게 되면 치료를 시작하는데, 보통 치료에는 약물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습니다. 증상 유무, 환자의 연령, 폐경 여부, 환자의 선호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향후 임신을 해야 하는 젊은 여성에게서는 호르몬 주사를 사용해 볼 수도 있으나, 그 작용이 일시적이어서 치료 후에 근종의 크기가 다시 커질 수 있고, 여성 호르몬 감소에 따른 부작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보편적으로는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되는데, 방법으로는 자궁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자궁절제술과 자궁을 보존하기 위해 혹만 떼어내는 근종적출술이 있습니다.
젊은 여성이 근종적출술을 할 경우 자궁 근육층이나 내막의 침범 유무와 정도에 따라 향후 임신하게 될 때 반드시 제왕절개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자궁근종을 그대로 놓아두고 임신하는 경우에는 임신 중기에 통증을 일으키는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임신 전에 자궁근종에 대한 치료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또한 자궁근종은 재발할 수 있는 질환으로 근종적출술을 시행한 경우에도 거의 반수에서 재발할 수 있으며,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행히 자궁근종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폐경이 되고 나면 근종의 크기가 줄어들거나 더 이상 커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궁근종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특별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가까운 산부인과 병원을 방문해서 확인해볼 것을 권유합니다.

 

 

 

 


고윤희
박애병원 산부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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