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교육 후 현장 활동까지 ‘한곳에서 OK!’

중도입국청소년 위한 ‘레인보우 스쿨’도 개강

 
평택대학교 정문 옆 제2피어선빌딩 1층에 자리한 평택대다문화가족센터의 한 강의실. 늦은 오후의 나른함을 제치고 대부분 사오십 대로 보이는 20여명의 학생들이 교육에 열중하고 있다. 평택대학교 다문화가족센터(소장 신은주·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개설한 ‘다문화교육강사 양성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마라톤 수업에 지친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기지개를 켜고 커피로 졸음을 달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문화교육 강사 양성과정 인기
이번 학기 ‘다문화교육강사 양성과정’ 수강생은 여성이 대부분이고 남성은 서너 명 정도다. 개중 금빛 머리칼이 빛나는 한 여성이 유독 눈에 띤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전형적인 서구 여성이다. 인터뷰를 청했지만 남편의 동의가 있어야 된다며 사양했다. 결국 어렵사리 인터뷰 요청에 응해준 이는 포천이주다문화센터 나명흠 사무국장이다.
“평택대학교는 다문화 교육 시스템이 잘돼 있어요. 우선 강사진이 좋고 짜임새 있게 잘 해 많이 알려져 있더군요”
나명흠 국장이 경기도 포천에서 평택까지 먼 거리를 마다않고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이틀씩 열리는 교육과정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만족감 때문이다.
교육은 이달 7일부터 시작해 23일까지 50시간동안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나 국장은 “포천에는 몽골 출신 다문화가족이 많은 편이지만 제대로 교육을 받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다문화 강사는 부족하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원활하게 봉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택대다문화가족센터에서 인턴으로 상담을 하는 김성희 씨는 이곳의 장점으로 수강을 마친 교육생들을 바로 현장에 투입해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센터에서 중국어 통역과 상담을 하며 강사로 활동 중인 이연화 씨도 “이 곳에서 수강을 한 교육생들을 유치원, 초·중학교에 다문화교육 강사로 파견하기도 하지만 각 학교에서 학생들을 센터로 보내 교육을 받기도 합니다”라며 센터 소개에 여념이 없다.
평택대 다문화가족센터에는 다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문화교육관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적응 쉽게 하는 4개월 과정 무료로
평택대는 2006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다문화가족 복지전문인력 양성사업기관’으로 선정돼 국내에서는 대학 내에 최초로 다문화가족센터를 설치한 다문화 부문에서는 선두주자로 꼽힌다.
김현희 책임연구원은 “우리 센터는 평택을 비롯해 경기 남부지역의 내국인들에게 다문화 가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있다”며 센터의 설립취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평택대 다문화가족센터는 최근 여성가족부 무지개청소년센터로부터 중도입국청소년 초기적응지원사업 ‘레인보우 스쿨(Rainbow School)’로 선정돼 지난 19일 개강해 운영하고 있다.
레인보우 스쿨은 해외에서 태어나 청소년이 되어 국내에 들어온 다문화 가족 자녀들을 초·중학교에 편·입학시키기 전 4개월 과정으로 교육시켜 학교 적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이다.
2010년 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귀화를 신청한 청소년은 약 5700명으로 귀화신청을 하지 않은 청소년까지 포함하면 약 1만 명으로 추산되었는데, 그 중 90% 이상이 중국 국적이었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서울·경기도가 68.8%로 나타나 평택을 비롯한 경기 남부에도 중도입국 청소년이 상당수가 있음을 말해준다. 그 중 17세 이상 청소년이 65.5%를 차지하며 과반수 이상이 학교에 다니지 않거나 다니더라도 학교 적응을 잘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한국어에 대한 기초공부와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 한국문화체험 부족 등이다.
조미솔 연구원은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영어, 수학은 잘 하는데 한국어가 부족해 애를 먹습니다. 평균 5개월 정도는 한국어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래도 자신의 나이보다 한 학년 낮게 편입해야 하니 자아정체성에 혼란을 느끼죠”라고 말했다.
레인보우 스쿨은 4개월 과정 400시간 중 한국어 교육 260시간, 학과지도 80시간, 기관특성화 프로그램 60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원이 15명이지만 첫 학기는 아직 홍보가 부족해 5명의 지원자 시작했다. 향후 홍보를 통해 점차 인지도 확대해 나설 계획이어서 인원문제는 빠른 시일내에 해결될 전망이다, 수업료는 물론 교재와 중식도 무료로 재공디어 수강생의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조미솔 연구원은“아직은 미약하지만 앞으로 경기 남부지역의 중도입국 청소년들에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족이란?
우리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결혼이민자, 북한이탈주민(새터민), 외국인거주자 및 그들의 자녀들을 비차별적으로 부르는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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