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쁘게 살며 좋은 미래 기대할 수 있나?

미래란 특별이 다른 것이거나
너무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내일의 연속일 뿐이다.
그리고 좋은 내일은
오늘을 좋게 살아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일 뿐이니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결과로
좋은 행동을 하면서…

“현재에 나쁘게 행동함으로써 어떻게 좋은 미래를 만들기를 바랄 수 있는지 우리는 말하지 않는다”     -웬델베리-
3월 11일이면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난지 3년이 된다. 나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사고를 통해 무엇을 깨달았는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웬델베리가 했다는 위 말이 자꾸 떠오른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왜 저 말에서 깊은 지혜가 느껴지는 것인지…회사의 돈을 횡령하고 진실을 알리려는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회계장부를 조작하여 국가의 주요산업인 자동차 회사를 해외에 팔아먹고도 그 회사가 잘되기를 바란다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을 비호하여 경찰력을 지원하는 나라에서 국가경제의 밝은 미래를 꿈꾸기도 하였다. 농지에 썩은 모래를 퍼붓고, 콘크리트를 부어 아파트를 지으며, 자동차들이 내달리는 도로를 넘치게 닦으면서 미래세대가 건강한 먹거리를 부족하지 않게 누릴 것이라는 비전을 내세우는 국토교통부가 있고, 공장식 축산을 과학이라 주장하며 면역력 떨어진 가축들이 걸리는 질병은 철새들의 잘못이라 우기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있기도 하다.
강에다가 나쁜 공사를 하면서 강물이 맑아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의 거짓말을 뒷받침하는 많은 학자들과 정치인들이 있었다. 사기 전과 14범인 사람이 우리의 살림을 나아지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국민들은 개국 이래 최대의 국가부채를 떠 앉게 되었다. 관권선거 부정선거를 저지른 사람, 온갖 공약을 내놓았다가 모두 파기하는 사람이 좋은 대통령이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있다. 그의 참모는 당선자는 아무 것도 모르고 참모들이 써준 것을 읽기만 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처리할 수 없는 방사능 물질을 쌓아두면서 깨끗하고 환경적인 미래가 온다고 말하는 핵산업이 있고 조용히 땅을 지키며 사는 마을에 송전탑을 강제로 지으면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 할매 할배들이 고통을 감수하라고 말하는 전력 산업이 있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현재를 나쁘게 행동하면 나쁜 결과가 따라온다는 ‘인과응보’라는 말은 너무 당연한 말임에도 그 말이 이렇게 새롭고 지혜로운 말로 다가오다니. 오늘 하루 내 삶의 결과가 더러운 찌꺼기로 남지 않기를…후쿠시마 3주기를 맞아 이제는 좀 솔직하고 상식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핵물리학을 몰라도 의학적인 지식을 몰라도 역사를 되살펴보면 알 수 있는 것이고, 소설을 읽으면서 알 수 있는 것이고, 시와 노래를 들으며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깊은 사색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어려운 내용을 알지 못해도 우리시대에 처리하지 못해 10만년을 저장해야 하는 독물질이라면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와 같은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이 가능한 것이라면 다루지 않아야 한다는 것만 깨달으면 충분하다.
오늘을 나쁘게 살면서 어떻게 내일이 좋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가? 이렇게 단순한 말 속에 지혜가 들어있다. 아이들에게 흔히 하는 말이기도 하지 않는가? 지금 시험공부를 하지 않는데 좋은 성적이 나오기를 바라니? 라고. 미래란 특별히 다른 것이거나 너무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내일의 연속일 뿐이다. 그리고 좋은 내일은 오늘을 좋게 살아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일 뿐이니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결과로 좋은 행동을 하면서… 거기에 웃으며 행복해 하는 것 또한 좋은 내일을 구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소박한 생각을 한다.


 
노완호 의사
평택지역녹색평론독자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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